배달의 시대, 플라스틱 용기 이대로 괜찮나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2022. 8. 3.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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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검! 배달음식]③식품 용기편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유행으로 배달음식 소비가 급증하면서 덩달아 플라스틱 사용량도 크게 늘었다. 배달음식의 영양·위생만 따질 게 아니라, 이제 플라스틱 배달 용기 과사용으로 인한 환경 오염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1인당 10.8kg 플라스틱 용기 사용
지난 2월 발표된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배달앱의 주문 상위 배달음식 10종의 플라스틱 용기 사용량을 조사한 결과, 메뉴 당 평균 18.3개의 플라스틱 용기가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주일에 평균 2.8회 배달음식 주문 횟수를 반영하면 1인당 연간 10.8kg의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는 셈이다. 이 중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배달 용기는 전체 절반(45.5%)도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배달음식 시장이 급증했다.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것이 바로 플라스틱 사용량 증가다. 소비자도 배달음식이 담긴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용기 때문에 찝찝한 마음이 든다. 배달음식 쓰레기를 버릴 때 어떤 마음이 드는지 소비자들을 조사한 결과, 42%가 ‘마음이 불편하거나 걱정됨’ 34%가 ‘죄책감이 듦’이라고 답했다.(녹색연합)

경희대 식품영양학과 김준태 교수는 “플라스틱은 안 쓰는 게 가장 좋겠지만, 안 쓸 수는 없다”며 “다회용기 사용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플라스틱 저감화 정책 마련이 더딘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회용기 사용 대안될까
배달음식에서 플라스틱 일회용기 사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들이 소소하게나마 지속되고 있다. 먼저 다회용기 시범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배달앱에서 주문을 할 때 '다회용기'를 선택하면 다회용기에 음식을 포장·배달하고, 다회용기 전문업체가 수거·세척한 후 음식점이 재사용하는 시스템이다. 현재 서울시 강남구 등지의 음식점에서 시범사업에 참여 중이다. 이와 비슷하게 포장 주문 때 소비자가 자기 그릇을 직접 가져가 음식을 담아오면 포인트를 주는 '내 그릇 사용 캠페인'을 한국환경공단·서울시에서 진행한 바 있다.

다만 다회용기 사용은 세척이나 회수 때 비용이 발생하는데, 현재 이를 소비자가 부담하거나 지자체 예산으로 충당하고 있다. 내 그릇 사용하기 캠페인에서 제공하는 포인트도 마찬가지다. 이런 비용 부담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배달앱 회사에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경영이 강조되는 시점에서, 코로나 장기화로 배달앱이 활성화됐고 배달음식 소비 증가로 플라스틱 사용량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환경을 위한 비용 부담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저감 정책은 활발히 구현되고 있다. 유럽연합에서는 플라스틱 일회용기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지침’을 통해 유럽 내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10종(음식용기, 비닐봉투, 식기류 등)의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캐나다는 재활용이 어려운 배달음식 용기, 1회용 비닐봉지, 음료 스틱, 빨대 등을 사용 금지 품목으로 지정했다. 중국 상하이에서는 중국 최초로 테이크아웃 식기 상자 표준을 마련했다. 플라스틱 포장 용기를 라미네이트 종이그릇(비닐 필름을 종이에 씌운 용기)으로 대체했다. 일본은 용기 포장 생산·판매자에게 폐기물 감량과 자원 유효 활용을 의무화하는 법을 제정했다.

김준태 교수는 "코로나로 인해 사용이 증가한 플라스틱 일회용기는 세계적인 환경 문제로 떠올랐다"며 "해양에 버려진 플라스틱으로 생긴 섬의 크기가 한반도의 7배나 된다"고 말했다. 그는 "선진국에서는 플라스틱 일회용기 사용 금지 법안을 강력하게 마련하는데 비해 한국은 법안도 약하고 실현도 느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플라스틱 사용 최소화하는 습관 중요
정책도 중요하지만,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평소 소비자의 생활습관도 중요하다. 불필요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일회용기보다는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정부가 제안한 ‘친환경 5R’을 실천해보자.

첫째, Refuse (불필요한 물건 거절하기·일회용 수저, 빨대 등 안쓰면 받지 말아라)
둘째, Reduce (필요한 물건만 구입하기·장볼 때 필요한 물건만 구입하고 일회용품은 친환경 제품으로 대체하라)
셋째, Reuse (물건 재사용하기·사용한 용기는 씻어서, 고장난 물건은 고쳐서 재사용하라)
넷째, Recycling (올바르게 재활용하기·재활용품은 제대로 분류해서 버리고 업사이클링 제품을 사용하라)
다섯째, ROT (자연 분해되는 물건 사용하기·옥수수 껍질로 만든 비닐이나 천연펄프 100% 물티슈 등 자연에서 쉽게 분해되는 제품 사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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