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더는 안돼" vs "위중증 늘어나는데"..자율방역,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정완 2022. 8. 3.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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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신규 확진 11만명 달할 듯
위중증 환자 추이 꾸준히 '더블링'
'재택치료 모니터링' 중단에..고위험군 '불안'
"권고 조치, 사실상 '알아서 조심하라'는 것"
자영업자 등 '영업제한 조치' 반대 목소리도
방역당국이 내걸고 있는 '자율 방역'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2일 오후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임시선별검사소의 모습. 사진=김정완 기자 kjw106@

[아시아경제 김정완 기자] 방역당국의 '자율 방역', '생활 방역'이 시험대에 올랐다. 최근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만명을 넘어서고 위중증 환자 수도 급증하면서 '권고' 수준의 지침이 불안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영업자 등 영업 제한으로 경제적 타격을 겪은 이들 사이에선 거리두기 무용론과 함께, 검사나 치료 집중의 방역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전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전국 17개 시·도의 코로나19 신규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10만6367명이다. 밤 12시까지가 집계 마감인 것을 감안하면 11만 명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지난 4월 이후 100일 넘게 없던 수치다.

다만 최근 들어 신규 확진자 증가 폭은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는데, 그럼에도 위중증 환자 수가 1주 단위로 '더블링' 추이를 보이고 있어 우려가 따른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일 0시 기준 위중증 환자 수는 287명으로, 지난달 25일(144명) 대비 일주일 사이 1.99배가 증가했다. 지난달 18일(81명)과 비교하면 2주 사이 3.54배 늘었다.

여름 휴가철 이후에는 위중증 환자 수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위중증 환자는 확진자 수 증감을 1~2주 간격을 두고 따라가는 추이를 보이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이동량이 증가하는 휴가철 영향이 8월 말게 나타날 것이라는 해석이다. 실제 지난해 8월에도 여름 휴가철 이후 국내 하루 확진자가 처음으로 2000명대를 넘어가고 위중증 환자 수도 함께 증가하는 등 영향을 받았다.

1일 위중증 환자 수는 전날보다 3명 늘어난 287명으로, 5월 18일(313명) 이후 75일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이날 서울 광진구 혜민병원에서 관계자가 환자를 옮기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상황이 이런 탓에 고령층 등 고위험군 환자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일 오후 서울 은평구 임시선별검사소 앞에서 만난 1인 가구 소모씨(70대)는 최근 시름이 깊어졌다. 그는 "감기몸살 같기도 한데 가만히 있다 덧나면 어쩌나 싶어 검사를 받으러 왔다"며 "걸리기 전이야 그렇다 쳐도 걸리면 병원 찾는 것부터 관리까지 알아서 해야 한다니 걱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나이 든 사람들한테 위험한 병인데 관리를 스스로 하라는게 말이 되나"라고 토로했다.

이 같은 우려는 고위험군을 상대로 실시됐던 '재택치료 모니터링'이 1일부로 중단한 탓에 나온다. 당초 소씨와 같은 고령층 1인 가구는 확진 시 집중관리군으로 분류돼 담당 의료진이 전화로 매일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상태가 안 좋을 때는 곧바로 입원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방역당국이 개편된 재택치료 체계를 적용하며 재택치료자를 대상으로 실시했던 '건강 모니터링'을 중단하면서 이제는 고령층 스스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다만 고위험군이 자신의 건강 상태를 적시에 판단하고, 진료 가능한 병원을 찾기 쉽지 않을 수 있어 의료체계에 사각지대가 생길 수도 있다.

지난달 27일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중앙재낸안전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규제적인 거리두기가 아닌 국민이 스스로 참여하는 거리두기가 이뤄질 때 일상을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겠다"면서 자율방역 수준의 방침 유지 의사를 재확인했다.

'권고' 수준에 그치는 방침에 우려를 표하는 의견이 나오는 한편, 검사와 치료 위주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김정완 기자 kjw106@

재확산세가 한층 가까워진 가운데 정부 방침이 '권고' 수준에 그치자, 이를 불안해하는 시민도 나온다. 20대 직장인 김모씨는 "확진자가 10만명이 넘게 나오는 상황에서 근무 방식 등 방역수칙도 권고에 그쳐 사실상 '알아서 조심하라'는 걸 느낀다"라며 "아프면 재택근무 하고 휴가 쓰라지만 회사에선 권고를 그다지 반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젠 한번 걸리고 말아야 되나 싶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런가 하면 지난 '사회적 거리두기'로 경제적 손실을 겪어온 이들 사이에서는 영업 제한 형태의 거리두기는 해법이 아니라며 검사나 치료 등을 위주로 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다시 거리두기 얘기가 나오고 있다. 절대 동참하지 않을 것', '이제 사회적 거리두기는 해결책이 아니라는 걸 느끼지 않았나' 등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서대문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씨(50대)는 "거리두기 풀리길 기다리면서 피해 본 기간 생각하면 악몽같다"며 "검사나 치료에 주력하고 제한하는 형태의 방역은 더이상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기간 동안 빚을 꽤 내서 부담이 크다”며 “또다시 거리두기가 시행되면 길거리로 나앉을 판"이라고 토로했다.

김정완 기자 kjw1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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