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 쏟아지는 전기차..하반기 경쟁 후끈
최근 무섭게 치솟았던 유가로 소비자들이 자동차 연료비 부담이 적은 전기차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달부터 유류세 인하 폭이 30%에서 37%로 확대되면서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이 L(리터)당 1800원대로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에 자동차업체들도 하반기 다양한 전기차 신차를 선보이면서 전기차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31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 가격은 리터당 1897.3원, 경유 가격은 1982.6원을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휘발유 가격은 3월 9일 이후 처음으로 1800원대에 진입했다. 유류세 추가 인하 시행 하루 전인 6월 30일 휘발유 가격은 2144.9원, 경유는 2167.7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각각 247.6원, 185.1원 하락했다.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 상승세가 다소 주춤해졌지만 여전히 높은 가격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
지난 6월 국내 휘발유 최고가를 기록했던 2148원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쏘나타 2.0 가솔린 차량으로 왕복 100km 거리를 출퇴근할 경우 한 달 유류비는 33만8268원이 든다. 하지만 급속 충전요금(1kWh 당 313.1원) 기준 전기차 아이오닉5 롱 레인지 2WD를 이용할 경우 한 달 연료비가 12만423원으로 21만7845원이 줄어든다. 저속 충전을 할 경우 요금은 더욱 저렴해진다.
당분간 국내 휘발유 가격이 고공행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소비자들은 자동차 연료비 부담이 낮은 전기차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토교통부가 집계하는 자동차 누적 등록 현황 통계를 보면 전기차의 경우 2020년 13만 4962대에서 지난해 23만 1443대로 1년 만에 10만 대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2분기는 29만 8663대로 1분기 25만 8253대보다 약 3만대 가까이 늘었다. 업계는 올해 약 12만대 이상 전기차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자동차 업체들도 하반기 신차 출시를 대거 예고하며 전기차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14일 ‘2022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전 세계 최초로 실물을 공개한 아이오닉6는 다음달 출시될 예정이다. 아이오닉5의 후속 모델이자 현대차의 첫 세단형 전기차인 아이오닉6는 깔끔하고 감각적인 곡선들로 완성된 유선형 실루엣을 통해 뛰어난 공기역학적 형상을 구현했다.
아이오닉6는 77.4㎾h 배터리가 장착된 롱레인지와 53.0㎾h 배터리가 탑재된 스탠다드 두 가지 모델로 나온다. 롱레인지 기준으로 1회 충전 주행거리는 524㎞를 기록했다.
기아는 올해 하반기 EV6 GT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EV6 GT는 최고 출력 584마력, 최대토크 740Nm(75.5kgf·m)로 정지 상태에서 시간당 100㎞ 가속까지 걸리는 시간(제로백)이 3.5초로 포르쉐 타이칸 4S(4초)보다 빠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중형 전기 세단 'EQE 350+'와 고성능 전기차 '메르세데스-AMG EQS 53'을 선보인다. EQE 350+는 최고출력 215㎾, 최대토크 530Nm다. 1회 주행거리 최대 660㎞(90㎾h 배터리 기준)에 달한다.
BMW는 고급세단 7시리즈를 기반으로 한 순수 전기차 i7를 출시한다. BMW의 5세대 이드라이브 시스템이 적용된 2개의 전기모터를 장착해 최고출력 544마력을 낸다. 101.7kWh 고전압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최대 625㎞다.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아우디 Q4 e-트론'은 아우디가 처음 선보이는 컴팩트 세그먼트의 순수 전기 SUV로 2021년 4월 월드 프리미어에서 공개됐다. 최대 520km의 긴 주행 거리로 높은 일상적 실용성이 특징이다.
수입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기차의 경우 보조금 지급 유무가 차량 가격에 크게 영향을 끼치는 만큼 이를 잘 알아보고 구매하는 것이 좋다"며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 만큼 대기 또한 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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