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군용기 무력시위에 美 항모 출격.. 극한 치닫는 미·중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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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놓고 미·중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은 군용기와 군함을 실질적 경계선인 대만해협 중간선까지 보내 무력 시위를 벌였고 미국도 펠로시 의장의 안전을 위해 전투기 투입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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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변인은 "종이호랑이" 조롱
대만 기업 식품엔 수입금지 보복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놓고 미·중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말폭탄 수준의 언쟁에 이어 군사 충돌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중국은 군용기와 군함을 실질적 경계선인 대만해협 중간선까지 보내 무력 시위를 벌였고 미국도 펠로시 의장의 안전을 위해 전투기 투입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맞섰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행은 향후 미·중 관계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2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군용기 여러 대가 이날 오전 대만해협 중간선을 근접 비행했고 중국 군함도 중간선 가까이 머물렀다. 대만해협 인근에는 전날에도 젠(J)-16 전투기와 윈(Y)-8 전자전기 등 중국 군용기 여러 대가 떴다. 대만을 담당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SNS 계정에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췄다’는 글과 함께 작전 수행 영상을 올렸다. 중국은 대만 기업 100여곳이 만든 식품에 대해 수입 금지 조치를 내리는 경제적 보복 조치도 취했다.
미국도 무력 충돌에 대비했다. 미 해군은 대만과 가까운 필리핀해에 핵추진 항공모함을 비롯한 전함 4척을 전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항모 로널드 레이건호는 유도 미사일 순양함 USS 앤티텀, 유도 미사일 구축함 USS 히긴스와 함께 기동하고 있다. 강습상륙함 트리폴리함도 이 지역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인근 상공에는 미군의 P-8A 대잠초계기와 지상 감시정찰기인 E-8C 조인트 스타즈 등도 등장했다.
대만 국방부도 서남부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한 중국 전투기에 맞서 즉각 전투기를 출격시키고 방공 미사일 부대 시스템을 가동했다.
미·중은 격한 언쟁도 벌이고 있다. 특히 1997년 뉴트 깅그리치 전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했을 때 비판 성명만 냈던 중국은 이번엔 경고 메시지를 여러 차례 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평소 브리핑 때보다 급이 높은 화춘잉(차관보급) 대변인을 내세워 “미 행정부 3인자인 하원의장이 미 군용기를 타고 대만을 방문하는 것은 결코 비공식적 행위가 아니다”며 “중국은 결연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해 주권과 안보 이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 대변인은 트위터에 미국을 ‘종이호랑이’라고 조롱하는 글을 올렸다.
바이든 행정부는 처음엔 펠로시 의장의 대만행을 우려하면서 중국과의 정면 충돌을 피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중국의 협박에 굴복해선 안 된다는 비판 여론 등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일 브리핑에서 “하원의장은 대만을 방문할 권리가 있다”며 “우리는 무력 과시에 동참하지 않겠지만 동시에 두려워하지도 않을 것이며 하원의장이 안전한 방문을 할 수 있도록 확실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 의원의 대만 방문이 과거에도 있었던 만큼 중국이 이를 빌미로 긴장을 고조시켜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1995년 6월 리덩후이 당시 대만 총통이 미국을 방문하자 다음 달 대만 북부 공해상으로 중장거리 미사일 7발을 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에 있는 뤄부포호 핵실험장에서 핵실험 재개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중국은 96년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에 가입하면서 핵실험을 중단했다고 주장하지만 미국은 사실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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