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5년' 기술인력 감축.. 생태계 회복에 4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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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발전소 설비 보수 작업을 하는 중소기업 A사는 탈원전 정책으로 연 매출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4~5년 동안 국내 원전 산업이 정지되다시피 한 만큼 해가 갈수록 피해가 축적됐다.
A사 관계자는 "중소기업이 원전 사업을 포기해버리면 대형 원전 건설사만으로 산업을 유지할 수 없다"며 "신한울 3, 4호기라도 빨리 착공해 조기 발주로 숨통을 틔워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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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조속한 일감 공급 시급"
원자력발전소 설비 보수 작업을 하는 중소기업 A사는 탈원전 정책으로 연 매출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4~5년 동안 국내 원전 산업이 정지되다시피 한 만큼 해가 갈수록 피해가 축적됐다. A사 관계자는 2일 “우리 회사뿐 아니라 다른 회사도 인원을 줄이고 사업 규모를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지만 사업체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힘든 상황”이라며 “그런 상황이 5년 동안 지속됐으니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도 안 된다”고 말했다.
원전 업계의 어려움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의 ‘원자력산업실태조사’ 자료를 보면 원자력 공급 산업체의 매출액은 2016년 5조5034억원에서 2020년 4조573억원으로 1조원 넘게 줄었다. 수출 계약금액은 2016년 1억2641만 달러에서 3372만 달러로 급감했다. 원자력 공급 산업체의 인력 역시 2016년 2만2355명에서 2020년 1만9019명으로 줄었다.
A사 관계자는 “발주가 없으면 먹고 살 수가 없다. 고정 지출 등 유지 비용을 감당하기 버거운 지경”이라며 “다른 산업으로 업종을 전환하는 경우도 많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수주가 안 되면 인력을 유지할 필요도 없다. 현장에서 일하는 인원만 갖고 기계를 돌릴 수 없고, 품질 관리나 기술 설계 인원이 있어야 하는데 이 인력을 감축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기술 부서 인력들이 퇴사하고 인력 규모가 줄어들면 기술도 퇴보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달 원자력 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탈원전 이전 대비 원전 경쟁력이 65% 수준으로 감소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조사에 응한 31개사 중 51.6%는 탈원전 이전보다 원전 산업 경쟁력이 30~40% 하락했다고 응답했고, 20~30% 하락했다는 대답도 22.6%였다.
기업들은 기존 원전 생태계 복구까지 약 3.9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는 전문 인력과 운영 자금 부족을 사업 재개의 어려운 점으로 꼽았다. 탈원전 정책으로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은 분야는 수익성 악화(54.8%), 전문성 약화(29.0%), 연구·개발(R&D) 중단 및 기술 수준 저하(9.7%), 밸류체인 경쟁력 악화(3.2%) 순이었다.
기업들은 가장 시급한 과제로 신한울 3, 4호기 조기 착공 등을 통한 조속한 일감 공급을 들었다. A사 관계자는 “중소기업이 원전 사업을 포기해버리면 대형 원전 건설사만으로 산업을 유지할 수 없다”며 “신한울 3, 4호기라도 빨리 착공해 조기 발주로 숨통을 틔워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부는 지난 6월 원전 산업 협력업체 지원 대책을 발표하고 연내 일감 긴급 발주를 약속했다. 우선 원전 예비품과 신한울 3, 4호기 건설 재개를 위한 설계 등에 925억원 규모의 일감을 공급하기로 했다. 2025년까지 1조원 이상의 일감을 공급하고, 원자력 R&D에는 3조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세종=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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