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감염 아동, 절반만 적절한 치료받아..격분할 일"
전 세계에서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을 유발하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된 어린이들 가운데 약 절반만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현지시간) 유엔에이즈계획(UNAIDS)은 성명에서 전 세계 HIV 감염 아동 가운데 치료제인 항레트로바이러스 처방을 받는 등 병을 이겨내기 위한 수단을 활용하는 비율은 52%에 머무른다고 밝혔다.
이는 HIV에 감염된 성인 환자 76%가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받는 점과 비교하면 큰 격차라고 유엔에이즈계획은 지적했다.
어린이들은 HIV에 감염된 어머니가 아기를 임신·출산·모유 수유하는 과정에서 함께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임신한 청소년기 여성이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출산과 수유를 하다가 아기까지 감염되는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에이즈계획 위니 비아니마 사무국장은 “어린이와 성인의 치료 범위가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은 격분할 일”이라며 “우리는 분노를 행동으로 옮겨서 어린이 에이즈를 종식하는 세대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HIV에 걸린 어린이의 절반만 항레트로바이러스제를 투여받는다는 사실은 우리들의 집단적 양심의 오점”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유엔에이즈계획은 임신이나 모유 수유 중인 청소년기 여성 환자가 일반 성인 환자만큼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HIV에 노출돼 있는 유아와 어린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검사와 치료, 포괄적 관리가 이뤄지도록 각국은 사회 구조적 장벽을 없애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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