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장동 수사팀 "원점부터 다시 본다"..李 배임 혐의 재검토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연루된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을 원점에서 재수사하고 있다. 이미 기소돼 재판에 넘겨진 사건 외에는 사실상 사건 전반을 처음부터 다시 뜯어본다는 취지다. 대장동 원주민들은 이 의원을 비롯해 성남도시개발공사, 화천대유 주요 관계자들이 성남시에 3000억원에 달하는 손해를 입히는 등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을 저지르고 도시개발법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이들을 검찰 고발한 상태다.
고발인→실무자→책임자…檢 “원점부터 되짚는 중”
2일 검찰 관계자는 “수사팀 재구성 이후 (대장동) 사업 초기부터 진행 상황 전반을 짚어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가 7월 말부터 현재까지 참고인 소환 조사한 주요 관계자들은 이 의원을 비롯해 대장동 사업 관계자 15명을 고발한 대장동 도시개발추진위원장부터 성남시 도시개발업무 담당 공무원들, 성남시 도시개발사업단장 등이다. 사업 초기에 관여했거나 피해를 본 당사자부터 실무 담당자, 책임자로 순차적으로 조사가 확대하는 모양새다.
이날은 이강길 전 씨세븐 대표도 참고인으로 소환 조사했다. 이 전 대표는 2009년 대장동 사업 초기 민영개발을 처음 추진했던 장본인이다. 대장동 특혜 의혹 사건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소위 대장동 4인방 중 두 사람인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가 당시 이 전 대표의 업체에서 각각 법률 및 회계 자문을 담당했었다.
대장동 원주민으로 또 다른 고발인인 우계이씨 판서공파 종친회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서울 중랑구에 있는 우계이씨 종친회 사무실에서 대장동 초기 사업 관련 녹음 파일들을 임의제출 받기도 했다.
민영→민관 전환, 배임·도시개발법 위반도 초점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검찰은 대장동 사업 관련 논란 중 기소돼 재판에 넘겨진 부분을 제외한 전체를 다시 뜯어본다는 계획이다. 2000년대 중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도의 공영개발→2010년 전후 민영개발 계획을 거쳐 최종적으로 2014년 민관 합동개발 방식으로 바뀐 경위부터 재조사 대상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2010년 성남시장 선거 당시 대장동 주민에게 민영개발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선 뒤엔 공영개발로 입장을 바꿨다가 다시 성남시 재정 악화 등을 이유로 민관 합동개발 방식으로 바꾸며 2015년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를 비롯한 민간업자들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대장동 원주민 33명이 특경법상 배임과 함께 고발한 도시개발법 위반 여부도 초점이다. 민관 합동 시행사인 성남의뜰이 택지 등을 공급하려면 도시개발법 제26조에 따라 적법한 공급 계획을 지정권자(성남시장)에게 제출,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런 과정 없이 피고발인들이 공모해 화천대유에 자체 아파트 분양사업을 할 수 있도록 택지 5개 필지(15만109㎡)가 공급됐다는 내용이다. 또 이처럼 도시개발법을 위반해 수의계약으로 화천대유에 총 6839억원(3.3㎡당 1503만원)에 택지를 싸게 매각하면서 이후 성남의뜰이 주택을 건축·분양해 얻었을 이익 3000억원을 얻지 못하게 돼 결과적으로 성남의뜰에 그만큼 손해가 갔다는 게 핵심이다.
원주민들이 고발한 인사는 이 의원을 비롯해 김필수 전 성남시 도시개발과장, 황호양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고재환 성남의뜰 대표이사,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이사 등 총 15명이다. 원주민들은 성남시가 100% 출자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성남의뜰 지분을 50%+1주를 보유하면서 강제수용권이라는 공권력이 생겼고, 이를 이용해 주민들이 원하는 ‘환지(토지를 바꾸거나 토지를 팔고 대토를 얻는 것)’ 방식이 아닌 헐값에 강제수용이 된 것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李 선거법 무죄” 권순일 ‘재판거래’ 의혹도 대상
이 외에도 한때 화천대유 ‘50억 클럽’ 멤버로 지목된 권순일 전 대법관의 이른바 ‘재판거래 의혹’도 새 수사팀의 초점 중 하나다. 권 전 대법관은 2020년 이 의원의 ‘친형 강제입원’ 관련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혐의에 대해 유죄로 판결한 2심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인물로 알려졌다. 이후 김만배씨가 재판 기간 권 전 대법관을 만났고, 이후 권 전 대법관이 화천대유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그러나 지난해 검찰이 대법원 재판연구관 보고서를 확인하기 위해 법원에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으나 모두 기각되기도 했다.
검찰은 앞서 김만배씨와 천화동인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 핵심 민간사업자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과 공모해 천화동인 1~7호에 최소 651억원 상당의 택지개발 배당이익과 액수불상의 시행이익을 몰아주고 그만큼 공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으로 지난해 11월 기소했다. 김만배씨는 대장동 개발과정에서 특혜를 받는 대가로 유 전 본부장에게 700억원의 뇌물을 약속하고 회삿돈 5억원을 빼돌려 뇌물을 건넨 혐의도 받았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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