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반 20개 동시에 눌러도 음 맞힌다..21살 피아노계 '우영우'

하수영 2022. 8. 2.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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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임종현씨. 나사렛대 제공=연합뉴스

“하나님이 주신 선물 같은 아이예요.”

나사렛대 음악학과 박지원 교수는 제자인 임종현(21) 씨를 이렇게 표현했다. 현재 이 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임씨는 면접고사 때 면접위원들의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질문에도 말이 없었다고 한다.

모든 면접위원이 우려했지만, 박 교수는 임씨의 피아노 실력만 보고 선발했다. 박 교수는 “20개의 건반을 동시에 누르는 청음 테스트에서 종현이는 모든 음을 정확하게 맞혔다”고 전했다.

알고 보니 임씨는 청소년 시절 이미 전국 유수 대회에서 상을 휩쓴 경력이 있었다. 충북예고 2학년 때인 2019년 제7회 대한민국 장애인예술경연대회에서 문화체육부 장관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전국 장애인 학생 음악콩쿠르 피아노 부문 대상, 한국 피아노 재능기부협회 장애인콩쿠르 피아노 부문 1등, 툴 음악 장애인 음악콩쿠르 피아노 부문 고등부 1위 등 각종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도 장애 학생음악 콩쿠르 피아노 부문 금상, 전국 장애청소년예술제 서양 독주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지난 2019년 제7회 대한민국 장애인예술경연대회에서 문화체육부 장관상을 받았을 당시 '라 캄파넬라'를 연주하는 모습. 사진 유튜브 '특별한 피아니스트 임종현' 캡처

임씨의 이런 재능은 어머니의 믿음과 지원 덕분에 가능했다. 일곱 살 때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판정받아 사회적 의사소통의 질적인 결함과 제한된 관심사, 반복적인 행동 등의 특징을 보인 임씨를 처음에는 태권도 학원에 보내려 했다.

하지만 임씨가 태권도 학원 옆 피아노학원에서 들려오는 건반 소리에 더 관심을 보이자 피아노를 배우게 했다. 임씨는 피아노 학원에서 자신의 절대음감과 천재적이고 뛰어난 청음 실력을 발견하게 됐고, 중학교 때 방과 후 선생님에게서 피아노 전공을 권유받았다.

이후 충북예고에 입학해 본격적으로 피아노를 배웠고, 밤낮으로 피아노에 정진해 현재의 성과를 이루게 된 것이다.

임씨는 대학에 입학해서도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 지난 학기 피아노 실기 부분에서 전체 1등을 차지한 것이다.

최근엔 SNS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연주 영상을 올리는 등 세상과의 소통을 시작했다.

임씨 어머니는 2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주인공 등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고 장애인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필요하다”며 “아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연주자의 길을 걸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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