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프리드먼 "펠로시 대만행 무책임, 3차대전 일어날 수도"

김영주 2022. 8. 2.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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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순방에 나선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국회의사당에 도착하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오후 대만을 방문할 예정이다. AFP=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앞두고 미·중 간 갈등이 고조하는 가운데,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펠로시 의장의 방문이 "무모하고 위험하며 무책임한" 처사라고 했다.

지난 1일 NYT에 기고한 칼럼에서 프리드먼은 "그것은 순전히 상징적인" 방문이라며 "대만 입장에서 더 안전하거나 더 득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방문으로 "많은 나쁜 일이 있어 날 수 있다"며 "여기엔 미국이 핵을 보유한 러시아·중국과 동시에 갈등을 겪게 될 중국의 군사적 대응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또 미국이 대만을 놓고 중국과 갈등을 겪게 되면, 러시아와 '실존적 전쟁'에 직면한 유럽이 미국과 함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세계를 잘못 보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프리드먼은 국제관계에서 '상(Prize)'을 주시해야 할 때가 있는데, 지금은 러시아에 침공당한 우크라이나가 최대한 이를 역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그것이라고 했다. 특히 중국의 역할 측면에서 되도록 러시아 편을 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며, 지난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노력 등이 이를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지금까지 중국은 러시아의 동맹을 자처하면서도 아직 러시아가 꼭 필요로 하는 공격 드론 등 군사적 지원을 하지 않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세계 최대인 미국·유럽 시장을 잃지 않을까 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중요한 시기에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중국을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요컨대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지 않았고, 불안정한 요소들로 가득한 상황에서 미국이 두 초강대국과 대결하는 국면은 피해야 한다고 프리드먼은 지적했다.

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이 한 것처럼 "불장난을 하면 불이 탈 것"이라며 허세를 부리고, 펠로시 의장을 강력히 지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허나 그렇게 하면 "하루 정도 기분이 좋을 수 있지만, 3차 세계대전을 일으킬지도 모른다"고 프리드먼은 경고했다.

또 그는 대만 지도부가 펠로시 의장의 방문을 진심으로 원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대만은 펠로시 의장에게 '이 시간엔 오지 말라'고 요청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2016년 '대만 독립'을 내세워 집권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그간 중국에 구실을 주지 않으면서도 조심스럽게 독립을 수호하려는 노력을 수행해왔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타이밍 상으로도 좋지 않다. 시진핑 주석은 올가을로 예상되는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중국 지도자의 역할을 무기한 연장하기 직전에 있다. 이를 앞두고 강한 모습을 보여야 할 시진핑 주석에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또 '제로 코로나' 봉쇄 정책과 부동산 거품, 막대한 정부 부채 등 국내 문제에 봉착한 시진핑 주석은 부담스러운 여론을 외부로 돌릴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진핑 주석이 통치하는 중국에서 대만 문제가 군사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점은 우려할만한 일이며, 특히 중국이 원하는 일정에 따라 진행된다면 더 그렇다. 따라서 미국은 중국의 그런 노력을 저지하는 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프리드먼은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대만에 대해 할 일은 꾸준한 군사적 지원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군사 전문가들이 말하는 것처럼 미국의 역할은 중국이 손에 넣고 싶지 않을 정도로 대만을 '고슴도치'로 무장시키는 것이며, 동시에 중국이 섣불리 행동에 나서지 않도록 가능한 한 적게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균형 잡힌 접근 외의 방식은 엄청난 실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예측 불가능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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