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2년반 만에 누적 확진 2000만.."휴가철 이후 급증 우려"
켄타우로스 변이, 2명 추가 확진..인도 입국 해외유입 사례
2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1만 1789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수가 11만명대를 기록한 건 지난 4월 19일(11만 8504명) 이후 105일 만이다.
유행 상승세 둔화…감염재생산지수, 여전히 1 이상
이날 발생한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4만 4689명)보다 2.5배 늘어난 수치다. 일반적으로 확진자 수는 주말 진단 검사 수가 줄어들며 월요일에 감소했다가 화요일에 반등하는데, 이러한 양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화요일 기준으로 봤을 때, 신규 확진자는 1주 전인 지난 26일(9만 9252명)보다 1.13배, 2주 전인 지난 19일(7만 3550명)보다 1.52배 늘어났다. 누적 확진자 수는 1993만 2439명으로, 이날 중 2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뒤 2년반만에 전체 인구 5명 중 2명꼴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숨은 감염자를 고려하면 인구 절반 이상이 코로나19를 경험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행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지만, 증가폭은 최근 들어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달 초·중순까지는 신규 확진자 수가 1주일 사이에 2배가량 늘어나는 ‘더블링’ 현상이 이어졌지만, 이후 전주 대비 증가 비율이 조금씩 하락하며 1배에 근접하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7월 4주(7월 24~30일) 일평균 확진자 수는 7만 9490명이다. 7월 3주(7월 17~23일)에 발생한 6만 685명 대비 1.3배 늘어난 수준이다. 확진자 한 명이 감염시킬 수 있는 사람을 나타내는 감염재생산지수는 7월 4주 기준 1.29로, 전주(1.54)보다 낮아졌다.
이날 신규 확진자 중 해외유입 사례는 578명으로 코로나19 유행 이후 최다치를 기록했다. 위중증 환자는 282명, 사망자는 16명 발생했다.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2일 오전 브리핑에서 “감염재생산지수가 지난주보다 조금 하락했으나 여전히 1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상승세가 둔화하였을 뿐 여전히 신규 확진자 수가 증가일로에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BA.5 우세종 공식화…'켄타우로스' 변이, 2명 추가 확진
이번 유행을 이끄는 BA.5 변이는 7월 4주 기준 전체 감염(국내감염·해외유입)의 66.8% 검출됐다. 국내감염 BA.5 검출률은 60.9%로 전주(49.1%)보다 11.8%p 올랐다. 방역 당국은 국내감염 검출률이 50%를 넘을 때 해당 변이가 우세종이 됐다고 판단한다. 지난 5월 12일 처음 국내에서 검출된 BA.5 변이는 2달 반 만에 국내에서 우세종이 됐다. BA.5의 해외유입 검출률은 79.4%다.
BA.5 변이는 전파력이 빠르고, 면역 회피 특성이 강하다. 임숙영 단장은 “BA.5가 전파 속도가 빠르고 면역 회피 성향이 있지만, 중증도가 더 높은 것으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임상 증상도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이기 때문에 오미크론과 유사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A.5 변이가 우세종화되면서 BA.2는 검출률이 3.5%까지 떨어졌다. 다른 오미크론 세부계통 변이의 검출률은 'BA.2.3' 5.0%, 'BA.2.12.1' 2.8%, 'BA.4' 2.7%였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켄타우로스’로 불리는 BA.2.75 변이 확진자 2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누적 9명이 발생했다. 추가 확진자는 전남 거주 50대 A씨와 경북 거주 30대 B씨로, 모두 인도에서 입국한 해외유입 사례다. 3차 접종을 완료했고, 각각 입국 당일과 다음날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경증으로 재택치료를 마친 뒤 현재 격리가 해제됐다.
80대 이상 확진자 증가폭,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높아
유행 상승세는 둔화했지만, 60대 이상 고령층의 감염 위험은 더 커졌다. 일평균 확진자 발생률(10만명당)은 모든 연령대에서 증가했는데, 그중 80대 이상에서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방대본에 따르면, 80세 이상 일평균 확진자 발생률은 7월 4주 기준 93.4명인데, 전주(55.6명)의 1.7배 늘어난 수치로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크게 늘었다. 60대는 1.5배(71.4→107.4), 70대는 1.6배(65.0→104.2) 증가했다.
요양병원·요양원 등 감염취약시설에서의 집단감염 건수는 최근 7월부터 급격하게 늘어났다. 6월 5주(6월 26~7월 2일)만 해도 10건 수준이었던 집단감염이 7월 들어 15건(1주)→42건(2주)→51건(3주)→8건(4주)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질병청은 과거 집단 발생이 없었던 시설의 발생률이 높다는 동향 보고가 있다면서, 지자체별로 감염취약시설 전담대응팀 상황평가회의를 열어 대응·활동 현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첫 회의는 지난달 28일 열렸으며, 오는 25일까지 주 1회 평가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60대 이상 고령층이 80% 이상을 차지하는 위중증 환자 규모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7월 4주 신규 위중증 환자 수는 239명으로 전주(144명) 대비 66.0% 증가했다. 사망자는 172명으로 전주(127명) 대비 35.4% 증가했는데, 이 중 60대 이상은 91.9%다.
방역 당국은 지난달 확진자 30만 명 대비한 유행 대응 방안을 발표한 바 있지만, 확진자 증가 속도가 느려지면서 유행 정점 또한 예상보다 낮게 형성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29일 브리핑에서 “BA.2.75 변이의 영향이 크지 않고 (코로나19 신규 확진) 증가세도 다소 둔화해, 예상보다 낮은 20만 명 수준의 정점이 조기에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위중증 환자의 증가세는 적신호다. 건국대 수학과 정은옥 교수 연구팀은 지난달 27일 국가수리연구소에서 발간한 코로나19 수리모델링 보고서에서 4주 후인 8월 말, 위중증 환자 수가 543명~696명 수준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여름휴가와 축제 등이 끝나는 이달 중하순에는 확진자가 급증하고, 1~2주 뒤인 8월 말이나 9월 초에는 중증 환자도 이어 증가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어환희 기자 eo.hwa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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