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대만 방문에 극한 치닫는 미·중 갈등

권지혜 2022. 8. 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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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2일 대만을 방문하기로 하면서 미·중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은 군용기와 군함을 실질적 경계선인 대만해협 중간선까지 보내 무력 시위를 벌였고 미국도 펠로시 의장의 안전을 위해 전투기 투입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맞섰다.

펠로시 의장이 아시아 순방 첫 일정으로 싱가포르를 방문한 전날에도 대만해협 인근에는 젠(J)-16 전투기와 윈(Y)-8 전자전기 등 중국 군용기 여러 대가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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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만해협 중간선에 군용기 보내 위협
미국도 "필요한 모든 조치 취할 것"
시진핑 3연임 확정·美 중간선거 앞두고 강대강 대치
2일 대만의 한 신문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관련 뉴스를 1면 지면에 크게 실은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2일 대만을 방문하기로 하면서 미·중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은 군용기와 군함을 실질적 경계선인 대만해협 중간선까지 보내 무력 시위를 벌였고 미국도 펠로시 의장의 안전을 위해 전투기 투입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맞섰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행은 향후 미·중 관계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군용기 여러 대가 이날 오전 대만해협 중간선을 근접 비행했고 중국 군함도 중간선 가까이 머물렀다. 펠로시 의장이 아시아 순방 첫 일정으로 싱가포르를 방문한 전날에도 대만해협 인근에는 젠(J)-16 전투기와 윈(Y)-8 전자전기 등 중국 군용기 여러 대가 떴다. 대만을 담당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SNS 계정에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췄다’는 글과 함께 작전 수행 영상을 올렸다.

대만 국방부는 서남부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한 중국 전투기를 출격시키고 방공 미사일 부대 시스템을 가동했다고 대만 언론이 전했다. 대만 주변 상공에는 미군의 P-8A 대잠초계기와 지상 감시정찰기인 E-8C 조인트 스타즈(J-STARS) 등도 등장해 긴장감이 흘렀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왼쪽)이 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의회에서 아즈하 아지잔 하룬 말레이시아 하원의장과 회담하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은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펠로시 의장의 대만행을 허용함으로써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어겼다고 보고 있다. 올가을 당 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할 시진핑 국가주석으로선 대만에 대한 미국의 도발을 그냥 두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시 주석이 대만 통일을 자신의 치적으로 삼아 마오쩌둥 반열에 오르려 한다는 분석도 있다. 1997년 뉴트 깅그리치 전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했을 때 비판 성명만 냈던 중국은 이번엔 말폭탄 수준의 경고 메시지를 여러 차례 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평소 브리핑에 나오는 대변인보다 급이 높은 화춘잉(차관보급) 대변인을 내세워 “결연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해 주권과 안보 이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는 처음엔 펠로시 의장의 대만행을 우려하면서 중국과의 정면 충돌을 피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중국의 협박에 굴복해선 안 된다는 비판 여론과 11월 중간선거 등을 의식해 분위기가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그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문제와 관련, "하원의장은 대만을 방문할 권리가 있다"면서 중국의 반발에도 대만 방문할 것으로 보이는 펠로시 의장의 안전 보장에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일 브리핑에서 “하원의장은 대만을 방문할 권리가 있다”며 “우리는 무력 과시에 동참하지 않겠지만 동시에 두려워하지도 않을 것이며 하원의장이 안전한 방문을 할 수 있도록 확실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 의원의 대만 방문이 과거에도 있었던 만큼 중국이 이를 빌미로 긴장을 고조시켜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중국이 대만해협에서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대만 ADIZ에 대규모로 항공기가 진입하는 등의 군사 작전을 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은 1995년 6월 리덩후이 당시 대만 총통이 미국을 방문하자 다음 달 신장 미사일 기지에서 대만 북부 공해상으로 중장거리 미사일 7발을 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신장위구르자치구에 있는 뤄부포호 핵실험장에서 핵실험 재개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중국은 96년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에 가입하면서 핵실험을 중단했다고 주장하지만 미국은 사실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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