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릉이' 탄 뒤 무릎 아픈 이유 [헬스컷]

이해림 헬스조선 기자 2022. 8. 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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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cm 이상 키 큰 사람에게 사이즈 안 맞아
무릎 아프면 안장 최대한 높이고 엉덩이 뒤로 빼고 타야
관절염 있으면 안장 낮은 자전거는 타지 않아야
사진=헬스조선DB
키가 190.5cm인 김모씨(27)는 서울자전거 ‘따릉이’를 잘 타지 않습니다. 개인 소장한 자전거를 탈 땐 괜찮던 무릎이 따릉이만 타면 부서질 듯 아파서인데요. 김모씨는 “원하는 높이만큼 안장을 높일 수가 없으니 페달을 밟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키가 174cm인 장모씨(25)는 신형 따릉이만 골라서 탑니다. 구형 따릉이를 타면 무릎 근육이 욱신거리기 때문이죠. 따릉이 공식 홈페이지에 나온 정보에 의하면, 구형 따릉이는 페달 축으로부터 안장 높이를 43~58cm, 신형 따릉이는 50~60cm 조절할 수 있습니다. 장모씨는 “신형 따릉이와 달리 구형 따릉이는 안장을 최대한 높여도 낮게 느껴진다”고 말했습니다.

◇낮은 안장 탓에 무릎에 하중 실리면 통증 생겨
자전거 타기는 무릎에 부담을 주지 않아 무릎관절염 환자에게도 좋은 운동입니다.

단, 자전거 안장의 높이가 충분할 때만입니다. 자전거 옆에 바로 섰을 때 안장이 골반보다 살짝 높은 게 적당합니다. 자전거에 타고 다리를 ​아래로 ​뻗었을 땐, 발바닥~발끝이 땅에 닿는 정도가 좋습니다.

안장이 충분히 높지 않으면 평소 무릎에 이상이 없던 사람도 통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안장이 낮은 자전거를 타면 무릎이 구부러지는 지점이 발보다 앞쪽에 옵니다. 이 상태론 다리로 페달을 밀어내도 그 힘이 페달 아닌 무릎에 전해집니다. 몸의 하중을 고스란히 받은 탓에 무릎 내부 압력이 높아져 통증이 생기는 것이죠. 다리 힘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없는 상태에서 빨리 나아가려다 보면, 페달을 무리하게 밟게 돼 무릎 주변 근육이 피로해질 수도 있습니다.

아주대병원 재활의학과 윤승현 교수는 “무릎을 굽히면 폈을 때보다 무릎 내 압력이 5~10배까지 커진다”고 말했습니다. 무릎관절염 등 평소 무릎에 이상이 있던 사람이라면 더 조심해야 합니다. 안장 낮은 자전거를 타며 무릎을 구부리기만 해도 관절 통증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장 약 160~175cm 기준으로 제작된 일반따릉이
따릉이를 탄 후 무릎이 아프다는 사람들은 대부분 170cm 중반 혹은 그 이상입니다. 지금의 따릉이 크기가 어떻게 결정됐기에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걸까요? 안장을 더 높게 제작할 수는 없을까요?

서울시 ‘공공자전거운영및관리규정’과 서울시 자전거정책과 임문자 공공자전거팀장의 말을 종합하면, 일반따릉이는 신장이 160cm 이상인 청소년과 성인남녀, 새싹따릉이는 160cm 미만 청소년과 성인 그리고 어린이를 겨냥해 제작됐습니다. ‘SSTC 사이클 랩’에서 자전거 피팅·레슨 전문가로 활동하는 박주혁 전 사이클 국가대표는 “신장 기준으로 일반화하면, 일반따릉이는 160cm 후반~170cm 중반에게 가장 적합한 크기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170cm 중반보다 큰 시민이 따릉이 기획과정에서 배제된 건 아닙니다. 임문자 팀장은 “시민이 선호하는 자전거 사이즈를 조사할 땐 175cm 초과 시민에게도 응답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다수가 함께 이용하는 공공자전거다 보니 180cm나 190cm 등 응답자 평균 키 구간보다 큰 신장까지 고려해 제작하긴 어려웠던 겁니다.

160cm~170cm 중반에 속해도 체형에 따라 따릉이가 불편할 여지는 있습니다. 박 전 국가대표의 말을 빌리면 “사람마다 다리 길이가 다르고, 허벅지와 종아리 비율이 다른 등 신체 조건이 제각각”이기 때문입니다. 따릉이를 이용하기 적합하다는 키 구간에 속해도, 키에 비해 다리가 긴 편이면 안장 높이가 모자라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신장이 편리한 척도인 건 맞지만, 개개인의 체형 차를 다 반영할 수 있는 기준은 아니어서 그렇습니다.

공공자전거를 도입할 땐 이용자 신체 크기뿐 아니라 ▲자전거 무게 ▲자전거가 차지하는 공간 ▲안정성 등 여러 측면이 폭넓게 고려돼야 합니다. 이에 평균키 구간을 초과하는 사용자를 위한 ‘빅 사이즈’ 따릉이를 도입하긴 어렵다는 게 현재 서울시 입장입니다. 임문자 팀장은 “자전거 안장을 더 높이려면 자전거 프레임을 더 키워야 하는데, 그럼 따릉이 대여소에서 개별 자전거가 차지하는 공간이 넓어질 뿐더러 무게가 무거워진다는 고충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이유도 있었습니다. 어린이에서 160cm 미만 성인에 이르기까지 잠재적 이용자가 폭넓은 새싹따릉이와 달리, 성인남녀 평균키 이상을 겨냥하는 ‘큰 따릉이’는 비용 대비 공공자전거로서의 효용이 적다는 것입니다.

◇안장 낮은 자전거 타고 생긴 통증? 얼음찜질·마사지가 도움 돼
따릉이는 시민 일반의 이용을 위해 제작된 자전거입니다. 개인 몸에 최적화된 상태로 ‘피팅(fitting)’하긴 어렵습니다. 무릎이 아프다면 안장을 최대한 높인 후, 가능한 한 엉덩이를 안장 뒤로 빼고 타는 게 현재로선 최선입니다.

평소 따릉이 안장 높이가 충분치 않았는데 무릎관절염이 있다면, 아쉽지만 따릉이 사용은 어려울 듯 합니다. 윤승현 교수는 “무릎관절염이 있는 경우 안장이 적정 높이보다 낮은 자전거는 타지 않는 게 좋다”고 권고했습니다. 관절염은 없지만, 안장 낮은 자전거를 타고 무릎이 아파졌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얼음찜질을 하거나, 진통소염제를 복용하거나, 다리를 쭉 폈을 때 다리와 수직을 이루는 방향으로 무릎 옆 근육을 마사지해주는 게 도움 됩니다.

개인 몸에 맞는 자전거를 따로 마련하는 게 결국은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다만, 허리나 목에 디스크가 있다면 앞으로 웅크리고 타는 자전거는 좋지 않습니다. 디스크가 빠져나올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웅크린 채로 자전거를 오래 타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30분이나 1km마다 멈춰 서서 목과 허리를 스트레칭 해야 합니다. 인대 손상이 생겼다면 병원을 방문하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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