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왕짱' 나비와의 눈맞춤, 한여름이 즐겁습니다 [ 단칼에 끝내는 곤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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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기자]
고려가 명을 다하고 조선이 건국되면서, 왕씨 성을 가진 이들은 핍박을 받고 죽임을 당한다. 또한 왕명에 의해 성을 바꾸도록 하였는 바, 전(全, 田)씨와 옥(玉)씨로 성을 갈았다. 일부는 왕씨 성을 간직하였는데 조선을 세울 때 기여한 가문에 한해서였다. 우리나라 성씨는 2015년 기준으로 대략 5500여 개를 넘는다.
▲ 겉날개가 단단한 왕바구미. 입김만 불어도 죽은체하고 꼼짝 않는다. |
ⓒ 이상헌 |
위험해 보이지만 사람을 전혀 쏘지 않는다. 오히려 약간의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하여 죽은 체(의사행동)한다. 벌러덩 누워 6개의 다리를 엉거주춤 벌리고 있으면 영락없이 사체로 보인다. 새와 같은 천적을 피하기 위한 수단이다. 짝짓기 후 암컷은 벌채목이나 죽은지 얼마 안 된 소나무에 알을 낳고 생을 마감한다. 부화한 애벌레는 소나무 속을 파먹고 자라며 오뉴월이면 성충으로 우화하여 세대를 이어간다.
▲ 대왕팔랑나비. 왕방울 겹눈에 몸통은 쑥대밭 같은 털이 자란다. |
ⓒ 이상헌 |
'왕'자도 모자라 '큰 대'자까지 넣은 대왕팔랑나비가 있다. 팔랑나비 중에서 가장 큰 녀석으로서 날개편 길이가 60mm에 달한다. 암갈색 바탕에 흰 줄무늬가 시선을 잡아끌며 입술에 노란색 루즈를 칠했다. 팔랑나비답게 더듬이 끝이 갈구리처럼 살짝 휘었다. 황벽나무 잎을 먹고 살며 강원도를 포함한 이북 지역에 분포한다.
손가락에 올려 눈맞춤 하는 대왕나비
▲ 대왕나비. 손가락 위에 올라와 땀을 빨아먹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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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게나무와 팽나무에서 볼 수 있는 왕오색나비는 몸길이 65mm 정도의 대형나비다. 벌레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녀석의 실물을 보게 되면 오색찬란한 색 조화에 감탄하게 될 것이다. 산 정상에서 다른 나비들이 제 영토를 침범하면 바디체킹으로 쫓아낸다. 심지어는 작은 새조차 점유행동으로 몰아낸다.
▲ 대왕노린재. 금속성 느낌의 현란한 색상을 보여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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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길이가 30mm에 달하는 대왕노린재는 등판 양쪽의 돌기가 마치 견장 처럼 눈에 띄게 발달했다. 청록색 몸통이 햇빛을 받으면 아름다운 형광색으로 반짝인다. 참나무를 비롯하여 여러 종류의 나무와 식물에서 즙액을 빨아먹는다.
▲ 잘록허리왕잠자리. 홀쭉한 배를 갖고 있으며 물가 주변의 진흙에 알을 낳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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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마디가 날씬하게 생긴 잘록허리왕잠자리는 대낮에 수초 사이에 매달려 있다가 해 질 무렵이면 활발하게 움직이며 모기와 파리 같은 작은 곤충을 사냥한다. 다른 왕잠자리는 물풀이나 수중에 산란 하지만 잘록허리왕잠자리는 논두렁과 진흙에 알을 낳는다.
왕사마귀는 암컷의 몸 길이가 95mm 정도로 몹시 크다. 사마귓과에 속하는 여러 곤충을 통틀어서 '버마재비'라 한다. 호랑이를 뜻하는 순우리말 '범'과 '아재비(아저씨)'의 결합이다. '수레바퀴를 막아서서 화를 낸다'는 당랑거철에서 알 수 있듯이 공격성이 몹시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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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해당 기사의 사진은 글쓴이의 초접사 사진집 <로봇 아닙니다 곤충입니다>의 일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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