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난이 "민주당의 변화와 혁신? '일하는 정당' 돼야 한다"
[김길중 기자]
▲ 서난이 민주당 비상대책위원 재선의 전주시의원 그리고 이번 선거에서 전라북도의회 의원으로 당선된 서 비대위원은 청년, 여성, 호남정치의 대표격으로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서 위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지방정치와 청년정치를 중심으로 여러 생각을 밝혔다. |
ⓒ 김길중 |
서 위원은 6월 13일 비대위원으로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숨 가쁘게 이어지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매주 월, 수, 금요일에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회의를 위해 전주와 서울을 오간다. 아침 6시 20분에 KTX 편으로 용산역에 도착하면 8시쯤 된다.
그리고 9시와 9시 30분에 치러지는 비대위 공개회의에 참석하고 이후 비공개로 전환된 회의에 참석하느라 오전 내내 바쁘다고 한다. 점심에는 기자들과 식사를 하며 소통을 위해 빼곡한 일정을 소화한다. 그리고 빠르면 오후 일찍, 늦으면 밤 중에 다시 전주로 향한다. 서 위원은 전라북도의회 의원이기도 하기에, 지역 활동을 겸해야 하기 때문이다.
7월엔 도의회 개원과 이후 의사 일정과 병행하느라 특히 바빴다고 한다. 한 달 반여를 지내고 8월에 접어들게 되면 비대위 무게 중심이 전당대회로 옮겨가기에 조금 숨 쉴 틈을 찾게 된다고 한다. 아울러 9월의 도의회 일정을 준비하는 쪽으로 바빠졌다고 한다.
청년이자 여성 그리고 지방정치인으로서 다소 생경한 경험을 하고 있을 서 비대위원. 이 활동들을 어떻게 임하고 있는지, 민주당의 향후 변화와 혁신을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 지난 7월 31일 인터뷰했다.
지방정치, 변방의 일이 아니라 중요한 의제
- 정치 경력이 적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이런 경험은 없으셨을 텐데요. 지방정치인으로서 중앙정치에 뛰어들어 느끼고 계시는 소회를 말씀해주세요.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 정치의 특성상 제가 활동하는 호남지역에서는 우리 당이 절대적 다수여서 그런지 역할이 다른 것 같습니다. 주로 단체장에 대한 감시와 견제가 비중이 높은 편이고 지방자치단체가 계획하는 것들에 대한 문제를 짚거나 대안을 제시하는 등의 역할이 컸습니다. 중앙에서는 우선 의논하거나 싸워 가야 할 상대가 존재합니다. 여당인 국민의힘과 협치를 하는 한편, 늘 조성되는 갈등 상황 속에서 정무적 판단을 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분초로 시각을 다투는 사안이 발생하기도 하는지라 뉴스나 그때마다의 사안들에 예민하고 민감하게 대응할 필요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정무라는 지점에서의 감각과 대처능력을 익혀가는 소중한 경험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 중앙정치의 중심적 현장에 참여하고 있는 지방정치인으로서 이후로도 이런 지점에서의 역할이 이어져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염태영 수원시장님이 단체장으로서 지도부에서 활동했던 적은 있는데 지방의원으로서는 제가 처음입니다. 말씀하신 내용은 매우 당연하며, 중요합니다. 우선 지도부가 국회의원 중심으로 돌아가기가 쉽습니다. 특히 수도권 출신들이 지도부의 절대다수를 차지하여 놓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은 현재 '수도권 정당'이라고 말해도 될 정도로 보여집니다. 당장 현재 민주당에서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의제가 사라졌어요. 인적 구성이 그렇게 되면 지역 의제가 다루어질 수 없게 되거든요. 국회와 서울 중심을 탈피하려면 지방정치가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직 5명, 지명직 2명의 최고위원을 선출하게 되는데요. 지명직 최고위원에 기존의 '여성, 청년'이라는 부분에 '지역'을 추가해서 명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 지방정치가 중앙정치, 말하자면 국회에 예속되었다는 시각이 강합니다. 이런 지적에 대해 직접 느끼고 계신 지점과 해결해 나갈 방향과 대안이 있을까요?
"그런 지점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오래된 풍토라고 할 수 있겠죠. 다만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국회의원에 의해 공천이 내정되는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역마다 다르고 국회의원에 따라 다르겠지만 당원에 의한 경선을 통한 공직후보자 선출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지방 정치를 지망하는 사람이나 국회의원이나 스스로 자신의 책무에 맞는 고민을 하고 역할분담을 통해 만들어갈 필요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 서난이 민주당 비상대책위원 재선의 전주시의원 그리고 이번 선거에서 전라북도의회 의원으로 당선된 서 비대위원은 청년, 여성, 호남정치의 대표격으로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서 위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지방정치와 청년정치를 중심으로 여러 생각을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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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과 같은 선거에서 유명인사, 명망가를 영입하는 경우가 많죠. 이런 방식의 영입을 청년 정치라고 하기엔 맞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지방선거의 경우는 좀 달라요. 전부는 아니지만 당에서 성장하고 준비를 많이 하는 사람들이 의회에 진출하는 경우가 적지 않게 존재합니다. 당사자로서 주장해온 내용은 이것입니다. 도전할 기회가 너무 적고 진입장벽이 많았습니다. 특전이나 특혜를 바라기보다 '같이 경쟁할만한 도전의 기회'를 만들어 주자는 것이었죠.
청년들 스스로가 노력을 통해 만들어갈 부분도 존재합니다. '약자다, 그러니 공천에서 인센티브를 부여해 달라'는 기대를 하기보다는 학습과 훈련을 통해 '믿고 맡길만한' 준비된 세력으로서 인식되도록 노력해야겠지요. 비대위에서 제안한 내용이 있습니다. 정치인재를 육성해야 합니다. 정치인재양성학교와 같은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통해서 말입니다."
- 그동안에는 이런 노력이 없었나요?
"우리 당을 보면 어떤 사람의 정치적 지향이 보수인지 진보인지 헷갈리는 경우가 있기도 해요. 당헌이나 강령 등을 깊게 이해하고 충분하게 훈련되고 교육되어야 해요. 정당법상 한계가 존재하는데 민주당 연구기관인 '민주연구원'이 연구기능만 가능하고 교육훈련이 가능하지 않더라고요. 이에 대한 손질을 통해 체계화되고 정립된, 다양한 층위의 교육훈련 프로그램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시험을 통해서 정치인의 자격을 거르겠다고 시도했는데 교육과 학습뿐만 아니라 인성도 잘 평가되어야겠죠. 그래서 훈련이라는 과정이 필요한 거라고 봅니다. 청년의 기준을 나이로만 할 수는 없는 것이잖아요. 새롭고 진화된 철학과 메시지가 준비되어야 합니다. 지역으로 갈수록 청년이 없어서 못 낸다고 하는데 이렇게 준비하지를 못했던 것이지 청년이 없는 게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존재감을 찾기 위해 정치를 해오지 않았다"
- 정당의 혁신 과정에서 청년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선봉적인 역할을 하길 기대하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서 위원님께서는 청년 정치의 역할이 무엇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민주당에서 혁신과 변화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하는 이들은 무수하게 많았습니다. 대선 패배 후에도 이야기했고, 지방선거 후에도 관련 논의가 무성합니다. 하지만 '그래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없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바뀌어야 한다기보다 일을 하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국민들의 요구나 제언은 분명했습니다. 그러나 제도만 말하거나 선언하는 것 이상을 담아내지 못했던 것 같아요.
현재 비대위는 역할과 위상 자체가 이전과 다릅니다. 그리고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통해 달라질 것은 없다고 생각해요. 토론을 통해 합의하고 '일을 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깁니다. 비대위에서는 '민생에 집중할 것'과 '갈등을 수습하는 과정'을 중심에 두고 활동해온 것으로 평가합니다.
저에게도 소신 있게 (문제를) 제기하고 목소리를 높여달라는 주문이 많았습니다만 저는 존재감을 찾기 위해서 정치를 해오지 않았습니다. 지역에서 '쓰레기장 반입거부 사태'가 벌어졌을 때도 시민들의 세금이 엉터리로 새고 있고 기득권으로 자리 잡으면서 꼬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 이상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없습니다. 존재감이라는 게 개입될 문제가 아니었죠.
윤석열 정부가 무능하고 오락가락하면서 보이는 여러 일에 대해 국민들이 불안해합니다. 이런 불안을 해소하고 나아갈 수 있는 길들을 제시하고 민생을 챙겨 나가야 합니다. 이제 거의 마무리되어 가고 있고 다음 지도부가 혁신을 해나갈 수 있도록 잘 준비해주는 것이 비대위의 소명입니다."
- 586 용퇴론이나 세대교체와 같은 주장들이 있습니다. 실제 이들을 '낡고 고착화된 세력'으로 여기는 분위기도 존재합니다. 새로운 대안세력의 리더십은 어떻게 등장해야 할까요?
"사람을 바꾸는 게 제일 쉽겠죠. 그러나 그건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습니다. 대신 586으로 상징되는 문화나 이미지를 바꿔나가야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미래를 준비하는 대안세력이 준비되어야겠지요. 그렇게 등장한 리더십의 메시지가 국민에게 와닿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치열하게 공부해야 합니다. 현장을 다니며 모델도 만들어내고 깊은 탐구와 거듭된 조율 과정을 통해 마련된 결과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세대교체라는 막연함의 반복은 안 됩니다. 물갈이라는 방식이 답이 될 수는 없거든요. 586세대라고 했던 분들은 권력에 가까웠고 훨씬 쉬웠을 겁니다. 이에 반해 현재의 청년들은 아웃사이더 즉, 주변에서 목소리를 내는 구조입니다. 호락호락하지 않을 겁니다. 시민과 함께 치열하게 준비하고 만들어가야 합니다.
저에게도 청년은 '숙제'입니다. 이미 저보다 어린 20대 시의원들이 동료 정치인이 되었습니다. '연금을 받을 수 있을까' 불안을 가지고 있고, '집을 마련하는 게 가능할까' 의문을 품고 있기도 합니다. 청년들의 불안입니다. 이들을 대변하고, 나아가 해결점을 제시해 줄 수 있는 리더십은 치열하게 준비하고 연대하는 과정을 통해 마련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리더십은 새로운 인물을 의미하지 않을 것 같아요. 메시지가 대중들에게 새로운 것으로 인정되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비대위원으로서의 바람과 향후 위원님의 계획, 그리고 정치인으로서의 활동방향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평가는 전당대회가 끝나고 국민들과 당원들이 할 것이라고 봅니다. 다만 이 경험은 저 혼자 한 경험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방정치인으로서, 청년 정치인으로서의 고민과 경험, 그리고 노하우를 다른 청년들과 공유하고 어떻게 나눌 것인지를 여러 갈래로 고민 중입니다. 이걸 잘 해내면 일종의 레퍼런스(참고서)가 될 텐데요. 앞으로도 '청년에게 맡겼더니 믿음직스럽고 새롭네'라는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정치가 정말 이래서 필요하다는 신뢰를 만들어내는 사명감으로 임하고자 합니다. 모든 변화는 지역에서 이뤄지며. 그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바로 지역정치의 본질이라는 생각으로 활동해 나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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