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2022 K리그는 윙어들의 전성시대

김영서 2022. 8. 2.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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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원상, 10골 중 6골 결승골
김대원, 이승우, 양현준 활약
크로스 역할서 직접 공격 가담
역습 위주의 전술 변화 영향 커
페널티 박스 내 공격 기회 많아져
울산 현대 엄원상은 올 시즌 최고의 윙어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 최고의 ‘히트 상품’은 K리그1(1부) 울산 현대 측면 공격수 엄원상(23)이다. 리그 개막을 앞두고 K리그2(2부) 광주FC에서 울산으로 이적한 엄원상은 2일 기준 22경기에 나서 10골·4도움을 기록 중이다. 10골 중 6골이 결승 골이다. 개인 득점 부문에서 무고사(14골·인천 유나이티드) 주민규(제주 유나이티드) 조규성(이상 12골·김천 상무)에 이어 공동 4위다.

K리그에서 엄원상만 ‘깜짝 활약’을 보이는 게 아니다. 강원FC 김대원(25)도 10골·7도움으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 중이다. 국내 무대로 복귀한 수원FC 이승우(24)는 10골을 넣었다. 대구FC 고재현(23)은 데뷔 후 개인 최다인 9골을 터뜨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수비를 농락했던 강원 양현준(20)도 4골·4도움을 올렸다. 이들의 공통점은 측면 공격수, 즉 윙어라는 점이다.

최근 몇 년간 K리그에서는 중앙 공격수들이 개인 득점 부문 상위권을 독식했다. 지난 시즌만 보더라도 주민규(22골) 라스(18골·수원FC) 구스타보, 일류첸코(이상 15골·이상 전북 현대) 뮬리치(13골·성남FC) 등 중앙 공격수들이 득점 상위권을 싹쓸이했다. 최전방에서 팀 공격을 이끄는 역할을 맡아 득점 기회가 많은 덕분이었다. 골 결정력도 나쁘지 않았다.

수원FC 이승우는 올 시즌 10골을 터뜨렸다. 참고로 이승우는 '윙어 반 중앙 공격수 반'의 유형이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지난해 득점 상위 5명 가운데 주민규 홀로 올 시즌에도 변함이 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대신 윙어들의 득점력이 눈에 띈다. 한준희 축구 해설위원은 “일류첸코, 구스타보, 라스 등의 득점이 예년보다 감소했다. 지난 시즌 같은 가공할 페이스가 아니다. 올 시즌 K리그의 중앙 공격수들의 퍼포먼스가 이전 시즌만 못한 것에 더해 측면 자원의 수준은 분명 향상됐다”고 했다.

이어 한준희 해설위원은 “엄원상은 울산 이적 후 기량이 확연히 업그레이드됐다. 작년과 아주 달라졌다. 전체적으로 올 시즌에는 팀마다 알토란같은 측면자원들이 상당수 존재한다. 중앙 공격수보다 선수층이 두껍다”고 진단했다. 고재현도 “스피드를 갖춘 젊은 선수들이 측면 포지션에서 뛰고 있어 득점 상위권에 많이 위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윙어들의 기량이 더 향상됐다. 빠른 스피드로 직선적인 플레이에 강점이 있었던 엄원상은 페널티 박스 내 세밀한 플레이까지 가능해졌다. 기량이 절정에 오른 엄원상은 올 시즌 36개의 슛 중 10개를 득점으로 연결했다. 40개의 슛 중 6개의 득점을 터뜨렸던 지난 시즌과 확연히 다른 결과다. 김대원·양현준·고재현·김보섭(인천) 등도 예년보다 기량이 좋아졌다.

강원FC 김대원은 '강원 특급'이 됐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전통적인 윙어의 역할은 측면 돌파 후 중앙 공격수에게 크로스를 올리는 것이었다. 현대 축구 트렌드가 윙어도 득점에 가담하는 방식으로 변화했다. 김환 축구 해설위원은 “윙어에게 크로스만 주문하기에는 그들의 득점력이 너무 아깝다. 단기 변화가 아니라 세계적 트렌드”라고 했다. 한준희 해설위원도 “세계적으로도 측면 공격에서 득점이 터진 지 꽤 오래됐다”고 했다.

K리그의 전술 변화도 영향을 끼쳤다. 리그 공격 전술의 대세가 측면을 활용한 역습이 됐다. 울산과 강원이 대표적이다. 김환 해설위원은 “K리그의 원톱 공격수가 약하다 보니 측면에서 풀어나가는 경우가 매우 많아졌다. 그래서 윙어의 득점이 늘어났다”며 “스피드가 뛰어난 윙어를 활용한 역습 전술 덕분에 윙어들이 많이 득점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짚었다.

역습을 위해 측면 수비수·미드필더가 라인을 올린 결과 윙어들까지 페널티 박스 안으로 공격하는 양상이 짙어졌다. 팀 전술에 따라 윙어가 직접 슛을 시도하는 기회가 예전보다 많이 늘었다. 박스 안에서 슛이 좋은 엄원상, 김대원 등의 득점이 상승한 이유다. 울산 골키퍼 조현우도 “골키퍼로서는 윙어가 박스 안으로 좁혀 들어오는 플레이를 막기 어렵다”고 했다.

최근 축구 유망주들은 중앙 포지션보다 측면 자원을 선호한다고 한다. 사진은 강원FC 양현준. [사진 프로축구연맹]

윙어의 강세는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올 시즌 리그에서 득점력이 좋은 선수가 양적·질적으로 측면에 더 많이 보이는 게 사실이다. 현재로서는 측면 선수들의 강세가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환 해설위원도 “어릴 때 두각을 나타낸 축구 유망주들이 최근 측면 자리를 선호한다”고 전했다.

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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