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방송 뷰] 주식·부동산에 눈 돌리는 방송가..'공감'은 글쎄

장수정 2022. 8. 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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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닝업'→ '개미가 타고 있어요' 등
주식 드라마 이어져

주식, 부동산 등 투자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이어지는 가운데, 이를 소재로 삼는 프로그램도 늘고 있다. 정보를 소개하는 예능을 넘어 극적 전개를 통해 흥미를 유발하는 드라마까지. 시청자들의 주요 관심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주식을 다루는 드라마들이 꾸준히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우연히 듣게 된 내부자거래 정보로 주식 전쟁에 뛰어든 증권사 미화원 언니들의 인생 상한가 도전기를 다룬 JTBC 드라마 ‘클리닝업’을 비롯해 tvN 드라마 프로젝트 ‘오프닝’에서는 교내 주식 열풍을 선도한 여고생이 금수저 경쟁자와 주식시장의 도전에 맞서 성장하는 ‘주린이’ 탈출기를 다룬 단막극 ‘스톡 오브 하이스쿨’을 선보이기도 했다.


예능도 예외는 아니다. 주식 투자를 비롯한 10대들의 경제 도전기를 다룬 KBS2 ‘자본주의학교’, ‘부동산 문제’를 서바이벌과 접목한 채널A ‘입주쟁탈전: 펜트하우스’ 등 새로운 콘셉트 안에 재테크를 녹여내며 어려운 경제 문제를 쉽게 풀어내고 있다.


앞서는 카카오TV 예능 ‘개미는 오늘도 뚠뚠’과 MBC ‘개미의 꿈’, ‘돈벌래’ 등 주식, 투자 등에 관심이 있는 연예인과 전문가를 함께 모시고 정보를 조금 더 쉽게 전달하는 흐름에 방점이 찍혔었다면, 지금은 한층 다양한 변주들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이는 중, 장년층은 물론, 청년층에게도 재테크 열풍이 불어닥치면서 경제 소재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제는 경제, 재테크가 누구에게나 관심 있는 소재가 되면서 더욱 적극적으로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한때는 영화로 다뤄져도 어렵다는 평을 받던 경제가 이제는 드라마로도 익숙하게 다뤄지고 있다.


정보 제공 등에 초점을 맞추던 예능들이 내포하고 있던 전문가 섭외 리스크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됐다. 한 예로 ‘집사부일체’, ‘유 퀴즈 온 더 블럭’, ‘돈벌래’를 비롯해 각종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테크에 대한 팁을 전했던 존 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최근 차명투자 의혹을 받게 되자, 과거 그의 활약을 지켜봤던 시청자들은 더 큰 실망감을 표하는 사례가 있었다. 이 외에도 사행성 조장 위험성 등 주식 정보 프로그램이 가진 뚜렷한 한계들도 있었다.


그러나 ‘10대들에게도 경제 교육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담은 ‘자본주의경제학교’를 비롯해 ‘인생 한 방’을 꿈꾸며 위험한 시도를 하다 몰락하게 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클리닝업’ 등 현실을 반영하면서도 유의미한 메시지를 남기는 것에 방점이 찍힌 최근의 콘텐츠들은 이러한 한계를 벗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흥미를 유발하면서도 내포한 메시지에 따라 기존 작품들보다 한발 나아간 시도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가지게 한 것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공감’을 잃게 되는 경우들이 생기고 있다. 파일럿 당시 10대들의 주식 도전기를 통해 공감을 자아내던 ‘자본주의학교’가 최근에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연예인, 셀럽들의 일상을 관찰하는 평범한 관찰 예능으로 변질이 되고 있다. 인생 한 방을 꿈꿔 본 이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법한 이야기로 출발을 했지만, 다소 복잡한 전개와 이를 수습하는 내공이 부족해 혹평을 받게 된 ‘클리닝업’도 훌륭한 변주 사례가 되진 못했다.


결국은 어려운 경제 이야기를 예능으로 풀어내면 지나치게 단순해지고, 반대로 풍성한 전개를 위해 다양한 장치들을 활용하는 드라마는 진입장벽이 높아지는 딜레마를 마주하게 된 것이다.


추후 작품들은 이러한 딜레마를 극복하고자 ‘현실 반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오는 12일 방송되는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개미가 타고 있어요’는 미스터리한 모임 속 다섯 명의 개미가, 주식을 통해 인생을 깨닫는 ‘주식공감 드라마’를 표방하고 있다. 지식 경제 유튜버 슈카가 매회 주식 기본 상식을 전하는 특별출연 및 에필로그를 예고하면서 현실과의 괴리감을 줄이려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 외에도 암호화폐 거래에 일찌감치 눈을 떠 어마어마한 자금을 굴리던 소년의 이야기를 다루며 소재의 확장을 시도한 ‘800억 소년’ 등 경제, 재테크를 소재로 삼는 작품들이 꾸준히 이어지는 만큼, 방송 콘텐츠들이 기존의 작품들이 놓친 ‘공감’을 어떻게 획득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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