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로그인] 국립식량과학원, 식량안보 위협에도 우리 '먹거리' 지킨다

박상인 2022. 8. 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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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안보 문제 해결의 키(key) 쥐고있어
'드문모심기'·'보급형 자동물꼬'..식량 안정생산 핵심
분질미, "쌀 공급 과잉·식량 자급률" 모두 잡는다
"식량과학 혁신으로 농업·농촌 미래 열 것"
국립식량과학원 전경. ⓒ국립식량과학원

최근 세계는 급변하는 물결 속에 다양한 생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등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 중립, 감염병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한 비대면 문화 확산, 디지털 첨단 기술을 접목한 4차 산업혁명 등 저마다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공공기관 역시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공공기관 역점 사업에 관한 관심은 크게 줄어든 상황입니다. 데일리안이 기획한 [D:로그인]은 공공기관의 신사업을 조명하고 이를 통한 한국경제의 선순환을 끌어내고자 마련됐습니다. 네트워크에 접속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로그인]처럼 공공기관이 다시 한국경제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조명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전 세계가 식량 가격 폭등에 직면한 가운데 대부분의 곡물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식량안보 위협에 직면해있다.


한국은 2020년 기준 곡물자급률이 20.2%로 식량안보 이슈에 매우 취약하다. 특히 쌀을 제외하면 자급률은 3.2%까지 떨어진다. 더욱이 밀과 옥수수의 자급률은 각각 0.5%, 0.7%로 사실상 제로수준이다. 식량안보지수 순위는 지난해 32위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이다.


식량안보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곡물자급률을 올려야하는데, 이 막중한 임무를 맡은 기관이 바로 국립식량과학원이다.


본원과 2부, 2연구소, 4출장소로 구성된 국립식량과학원은 농촌진흥청 소속 식량작물 분야 국가 연구기관이다. 식량의 안정적 공급과 부가가치 향상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와 기술개발에 힘쓰고 있어 식량안보 문제 해결의 키(key)를 쥐고 있는 핵심기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식량 지속 안정생산 핵심…‘드문모심기’·‘보급형 자동물꼬’

국립식량과학원은 식량의 지속 안정생산을 위해 ‘드문모심기’와 ‘저탄소 물관리 기술’ 등을 개발해 보급에 열을 올리고 있다.


드문모심기는 기존 이앙법을 변형한 농법으로 ‘모를 드물게 심는다’는 뜻을 가졌다. 이앙때 단위면적당 재식포기를 크게 줄여 심는 방법이다.


모를 드물게 심으면 육묘에 들어가는 생산비를 줄일 수 있으며 육묘상자 역시 줄어들어 노동력 절감 효과도 크다. 기존에 10평당 1개의 육묘상자가 필요했던 반면, 드문모심기를 하면 최대 75평당 1개로 충분하다.


저탄소 물관리 기술(보급형 자동물꼬)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수립한 ‘2050 농식품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한 농업기술이다.


자동 물꼬는 벼가 자라는 시기에 맞춰 센서를 통해 물 높이를 감지하고 자동으로 물꼬를 열고 닫으며 수위를 조절해준다. 농업인이 일일이 논에 나가 확인하지 않아도 물관리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앞으로 자동 물꼬에 필요한 출수기 예측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이고, 통신기능과 스마트폰 앱 등도 개발해 종합적인 물관리 체계를 마련한다는 청사진도 세웠다.

분질미 개발 매진…‘쌀 공급 과잉·식량 자급률’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조재호 농촌진흥청장이 지난 6월 29일 전북 김제시에서 열린 분질미 바로미2 이앙행사에서 이앙기를 운전하며 바로미2 모판을 심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은 올해 중점 추진사업으로 ‘분질미’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식량안보와 쌀 수급균형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목표다.


앞서 지난 6월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분질미를 활용한 쌀 가공산업 활성화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분질미를 활용해 밀 수입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것이 골자다.


십수년 전부터 우리나라 식생활이 서구식으로 바뀌면서 쌀 대신 밀 소비량이 큰 폭으로 늘어나 쌀 공급 과잉 문제가 대두돼 왔다. 국립식량과학원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쌀가루 전용 쌀 품종인 ‘분질미’ 개발에 매진 중이다.


일반 쌀은 전분 구조가 밀착돼 단단하기 때문에 가루를 만들기 위해 습식제분을 하는 데 반해 분질미(바로미2)는 밀처럼 전분구조가 둥글고 성글게 배열되어 있다.


일반쌀과 다르게 물에 불리지 않고도 가루로 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건식제분이 가능해 제분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고 전분 손상이 적어 밀가루 대체제로 급부상했다.


정부는 2027년까지 분질미로 연간 밀가루 수요(약 200만t)의 10%(20만t)를 대체해 밀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쌀 수급 과잉 문제도 해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따라 국립식량과학원은 분질미의 재배면적을 확대하기 위해 생산단지에 기술지원을 제공하고, 재배안정성 향상을 위한 육묘와 표준재배 기술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또 제분 규모화 연구와 밀 제분시설 활용 등을 통해 분질미 가공사업을 활성화 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국립식량과학원은 밀 대체품 개발뿐만 아니라 1%에 못미치는 밀 자급률 향상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국산 밀 재배 품질관리 지원단’을 구성해 밀 현장 연구를 강화하고, 영농현장에 맞는 맞춤형 현장 기술지원을 강화한다. 또 오래된 밀 품종을 고품질 신품종으로 대체하는 등 밀 재배면적 확대를 위한 기술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

“식량과학 혁신으로 농업·농촌 미래 열어갈 것”

[인터뷰] 윤종철 국립식량과학원장

윤종철 국립식량과학원장 ⓒ국립식량과학원

지난 2021년 2월 제8대 원장으로 취임한 윤종철 국립식량과학원장은 “식량과학 혁신으로 농업·농촌 미래 열어갈 것”이라면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우선, 윤종철 국립식량과학원장은 식량자급률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해외 곡물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선 해외 곡물 유통망이 단절될 경우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윤 원장은 “1970년대 86%에 달했던 국내 식량자급률은 2020년 기준 45.8%로 감소했다”면서 “식량안보는 무엇보다 생산기반 확보가 중요하다. 우리 원은 수요자 중심의 품종·재배기술을 개발·보급해 안정적으로 생산기반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 곡물 가격이 폭등한 가운데, 윤 원장은 국립식량과학원의 밀 자급률 강화방안에 대해서도 설명을 이어갔다.


윤 원장은 “가공 전용 쌀 종류인 분질미를 활용해 밀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쌀 수급 과잉 문제를 해결하는데 초점이 있다”면서 “식량안보와 쌀 수급균형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밀 생산단지에 ‘국산밀재배품질관리지원단’을 운영해 현장연구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국산 밀 품질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보급을 확대해 현재 1% 내외인 밀 자급률을 2027년에는 7.9%까지 끌어올리는 정책을 적극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원장은 국립식량과학원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윤 원장은 “국립식량과학원은 식량자급률 제고를 위해 식량작물의 재배면적을 확대할 것”이라면서 “신품종과 재배기술을 개발해 보급하고, 품질 차별화를 통한 정책 지원과 기술기반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 탄소저감 재배기술을 활용해 환경친화적 농업 전환 연구를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윤 원장은 어려운 시기에도 농업을 발전시켜나가고 있는 농민들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윤 원장은 “연일 계속되는 폭염과 재확산 추세에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라 우리 농업인분들께서 어려움이 많으실 것”이라면서 “이에 불구하고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 농업을 지키고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애쓰시는 점에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립식량과학원은 앞으로도 식량안보의 식량작물 산업 육성을 바탕으로 농업인의 위상과 농업의 순기능을 발굴하겠다”면서 “지속가능한 식량산업의 발전을 위해 소비트렌드에 부합하는 품종 및 재배기술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 항상 농업인 여러분과 함께하는 식량과학원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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