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부 기자 10년·미자립 목회 10년.. "다음 10년은.. 복음으로 삶 보듬는 치유사역 힘쓸 것"

최기영 2022. 8. 2.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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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들을 좇으며 10년간 대중에게 가십을 전했던 연예부 기자는 목회자로서의 인생 2막을 열며 섬김이로 10년을 보냈다.

자신과 목회를 위해 치유상담연구원 과정을 이수했던 것이 버팀목이 돼줬다.

발행인 겸 편집장인 최 목사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현실적인 장벽도 느끼지만 '치유' 잡지를 '치유 교회', 기사는 설교라고 생각하며 미디어 목회로의 길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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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동성교회 최윤희 목사
최윤희 강북동성교회 목사가 1일 예배당에서 지난 6월 창간한 ‘치유’ 잡지를 든 채 미소 짓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스타들을 좇으며 10년간 대중에게 가십을 전했던 연예부 기자는 목회자로서의 인생 2막을 열며 섬김이로 10년을 보냈다. 그리고 목양의 자리에서 건져 올린 고난과 회복의 경험을 바탕으로 치유의 이야기를 전하며 다음 10년을 준비하고 있었다.

1일 찾은 서울 강북동성교회는 동네 공부방 같았다. 18㎡(약 6평) 남짓한 공간에 책장과 테이블, 의자 몇 개가 단출하게 놓인 곳이 최윤희(53) 담임목사의 보금자리였다. 그는 대학 졸업 직후 한 매체의 연예부 기자로 사회에 발을 디뎠다. 연예인의 일상에 접근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일은 불특정 다수에게 주어지지 않는 특권처럼 느껴졌다. 10년 차 연예부 기자 생활 끝에 독립해 한 매체의 편집장을 맡았지만 아쉽게도 이 결정으로 최 목사는 업계를 떠나게 됐다. 그는 “신생 매체를 궤도 위에 올려놓는 일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재정이 어려워져 1년여 만에 일을 내려놔야 했다”고 회상했다.

어머니는 상심에 빠졌던 그를 데리고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으로 향했다. 기도굴에 들어가 기도한 지 3일째 되던 날, 방언 한 번 해본 적 없던 그는 신비한 체험을 했다. 새벽녘 기도굴 앞에서 바라본 하늘에 ‘목사’라는 글자가 흰 구름처럼 새겨지며 점점 커지는 것이었다.

신비한 체험은 결심으로 이어졌다. 감리교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전도사 생활을 하며 목회자로서의 길을 갈고 닦았다. 하지만 이내 위기가 찾아왔다. 5년간 암 투병을 하던 어머니 병세가 악화돼 결국 돌아가시게 된 것이다. 설교문을 쓰면 편집장처럼 따끔하게 지적해주던, 월요일마다 함께 미용실도 가고 나들이도 다니던, 친구이자 자매 같은 어머니였다.

5개월을 칩거하다 문득 ‘어머니가 천국에서 이 모습을 보면 기뻐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용기를 내 다시 사역을 시작했고 2012년 목사 안수를 받았다. 개척 목회는 곧 현실이었다. 찾아오는 이 없는 예배당을 지키는 나날이 이어졌다. 최 목사는 “예배당에 홀로 앉아 있으면 거리를 지나는 사람이 모두 힐끔거리는 것 같고 매주 금요일이 되면 주일을 맞는 게 두려워 불면증에 시달리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가 찾아왔고 지난해엔 아버지마저 별세했다. 10년 전 어머니와의 이별처럼 벼랑 끝에 내몰렸지만 이번엔 달랐다. 자신과 목회를 위해 치유상담연구원 과정을 이수했던 것이 버팀목이 돼줬다. 오히려 상처와 아픔이 어떤 과정을 거쳐 회복과 치유에 이르게 되는지 면밀히 되짚어 볼 기회가 됐다.

새로운 ‘터닝 포인트’가 찾아온 건 지난 1월 한세대 소식지 ‘회복’ 창간호 발간에 참여하면서부터다. 당시 작업했던 한 성도와 함께 ‘복음으로 삶을 어루만지는 잡지를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하며 지난 6월 창간하게 된 것이다. 잡지의 이름은 ‘치유’. 제목 그대로 사람 삶 세계관을 회복시켜 가는 글들이 담겼음을 뜻한다. 발행인 겸 편집장인 최 목사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현실적인 장벽도 느끼지만 ‘치유’ 잡지를 ‘치유 교회’, 기사는 설교라고 생각하며 미디어 목회로의 길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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