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 둥지 튼 은행 "오후 8시에도 대출상담 가능해요"
은행 영업점의 변신에 탄력이 붙었다. 타 은행끼리 한 점포를 쓰거나 우체국·편의점 안에 영업점을 꾸린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편의점+은행’ 점포다. 지난해 10월 첫 금융 특화 편의점 출범 이후 5곳이 생겼다.
지난달 31일 문을 연 경북 경산시 GS25 영대청운로점에는 신한은행이 입점했다. 편의점 일부 공간을 화상상담창구인 디지털데스크, 스마트 키오스크와 의자·탁자 등으로 꾸몄다. 디지털데스크에선 오후 8시까지 신한은행 디지털영업부 직원과 화상 상담으로 대출, 퇴직연금 같은 업무까지 처리할 수 있다. 이전 편의점에서는 처리할 수 없었던 전세대출, 주택담보대출, 증권계좌 개설, 퇴직연금 가입도 할 수 있다.
하나은행도 지난 5월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CU비산자이점에 입점했다. 편의점 내 26.4㎡(약 8평)를 하나은행 스마트 셀프존으로 꾸몄다. 이곳에선 50여 가지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종합금융기기인 STM(Smart Teller Machine)과 입출금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CD(Cash Dispenser)가 있다. 화상 상담이나 바이오 인증을 통한 계좌 개설, 통장 재발행, 체크카드 및 보안카드 발급 같은 업무를 오후 6시까지, 입출금 같은 단순한 업무는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
은행이 편의점 문을 두드리는 이유는 임대료 절감이다. 모바일 금융의 발달로 영업점을 찾는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탓에 비대면 업무가 일상이 돼서다. 편의점에 입점하면 대개 33㎡ 이하인 사용 공간에 대해서만 사용료를 지불하면 된다. 편의점 입장에선 집객 효과가 있다. 은행 업무를 처리하려고 매장을 찾은 고객이 상품 구매를 할 수 있어서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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