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호 신임 주중대사 “국익 앞에서 대한민국은 원팀”
정재호 신임 주중대사는 1일 “국익 앞에서 대한민국 국민은 원팀이고 또 원팀이어야만 한다”며 국익에 기반한 대중국 외교를 강조했다. 이날 베이징 주중대사관 강당에서 열린 제14대 주중대사 취임식에서 정 대사는 “새로이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상호 존중의 정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안보 주권, 민생, 그리고 정체성을 존중하는 관계를 희망한다”고 역설했다.
4분 1600자 분량의 짧은 취임사에서 정 대사는 국익을 강조했다. “지난 몇 년간 국익이란 무엇이며, 국익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제 머릿속을 떠난 적이 없다”며 “국민과 대통령님으로부터 부여받은 국익 수호라는 임무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 대사는 또 다른 방점을 ‘안보 주권’에 찍었다. 지난주 중국 외교부가 정례 브리핑에서 “새 관리가 과거의 부채를 묵살할 수 없다(新官不能不理舊賬)”며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체계와 관련한 지난 정부의 정책 계승을 요구한 데 대한 답변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지난달 27일 “2017년 한국이 ‘사드’ 문제에 내놓은 정중한 태도가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며 3불 정책(사드를 추가하지 않고, 미국의 미사일 방어(MD) 불참, 한·미·일 군사동맹 불참) 계승을 강조했다.
정 대사는 오는 24일 수교 30주년을 염두한 듯 “다가올 미래 30년을 어떠한 방향으로 이끌 것인지에 대해 제대로 된 질문을 던져야 할 시점”이라며 ▷안정적 소통, ▷관계 내실화, ▷상호 인식 개선, ▷충실한 대사관 네 가지를 강조했다.
특히 “소통 채널의 숫자나 빈도보다는 문제가 발생하거나 위기 시에도 닫히지 않고 소통이 가능한 경로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과거 동북공정, 북한 핵실험 등 양국 관계에 엄중한 현안이 발생해도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욕을 내비친 발언이다.
中, 北 이용남 대사 이후 신임장 제정 없어
취임식을 마친 정 대사는 이날 오후 왕민(王敏) 중국 외교부 예빈사(의전사) 부사장(부국장)에게 신임장 사본을 제출하고 공식 대사 업무를 시작했다.
정 대사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정식 신임장 제정이 이뤄질 시점도 주목된다.
중국은 지난 2020년 1월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발생 이후 지난해 4월 14일 단 한 차례 신임장 제정식을 가졌다. 특히 지난해 제정식은 북한 이용남 대사가 중국에 도착한 지 56일째 29개국 대사와 함께 이뤄졌다. 정 대사의 신임장 제정이 오는 9월 12일 이전이라면 북한보다 빠른 셈이 된다.
시진핑 주석 취임 후 주중 한국 대사의 신임장 제정은 11대 김장수 대사가 15일로 가장 빨랐다. 10대 권영세 대사가 29일, 13대 장하성 대사가 52일, 12대 노영민 대사는 신임장 제정까지 57일 걸렸다. 시 주석은 권영세, 김장수 대사와 각각 20, 30분씩 별도의 환담을 가졌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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