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오운완' 세대 "닭가슴살은 가라"..매출 344% 뛴 이 음료
그동안 근육을 키우거나 다이어트를 하려는 사람들이 챙겨먹는 ‘특수식’으로 인식되던 단백질 식품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탄수화물이나 지방보다 ‘건강한 영양소’라는 이미지가 강해지면서다.
건강·운동 챙기기 ‘필수’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나이와 성별을 가리지 않고 건강을 챙기는 트렌드가 눈에 띄게 강해졌다. 특히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건강을 즐겁게 관리하는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운동을 습관화하며 일상의 중요한 목표로 삼는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과 ‘오하운(오늘 하루 운동)’ 같은 새로운 문화가 자리 잡았다. 건강과 체력 관리를 위한 시장이 커져 ‘덤벨(아령) 이코노미(Dumbbell Economy)’란 말까지 등장했다.
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단백질 식품 시장은 2018년 814억원에서 지난해 3364억원으로 3년 만에 4배 이상으로 커졌다. 올해는 시장 규모가 4000억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파우더·영양제 대신 음료가 뜬다
시장을 주도하는 테마도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 단백질 시장에서 두드러진 트렌드는 음료와 식물성 성분이다.
최근 1년 단백질 식품 연관어를 분석해보니 ‘단백질’과 ‘음료’가 함께 언급된 정보량은 16만781건으로 전년 대비 26.3% 증가했다. 삼일제약의 건강식품 브랜드 ‘일일하우’가 빅데이터 분석 프로그램 루시(Lucy 2.0)를 활용해 지난 5월 30일 기준으로 분석한 내용이다.
이는 단백질에 특화한 영양제(+16.8%)나 건강식품(+14.1%)보다 높은 증가세다. 반면 과거 단백질 보조제로 인기를 끌었던 물이나 우유에 타 먹는 파우더(분말), 단백질 셰이크의 정보량은 13% 하락해 관심도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통적인 단백질 공급원인 ‘닭가슴살(+2.4%)’ ‘소고기(+5.5%)’ ‘계란(+5.2%)’의 증가율은 한 자릿수에 그쳤지만 ‘식물성 단백질’ 관련 키워드가 30만 건에 육박하며 47.5% 증가했다.
여기엔 건강과 함께 친환경, 동물복지 등을 중요시하는 20·30대의 ‘간헐적 채식주의’ 성향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육류를 생산하는 축산업은 막대한 물과 토지·사료를 소비할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서 물과 토양이 오염되고 가축 폐기물과 비료에서 나오는 암모니아 등이 대기오염을 일으킨다는 지적에 젊은 세대들이 공감대를 이룬 것이다.
단백질 음료 매출 2~4배 증가
최근엔 식품과학 발달로 다양한 식물성 단백질 제품이 출시되면서 소비자 선택권도 늘어났다.
이런 트렌드는 식품업계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편의점 GS25에 따르면 지난 6~7월 단백질 함유 음료의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세븐일레븐도 올 상반기 단백질 음료 매출이 전년 대비 2.3배 증가했다.
두유처럼 마시는 ‘일일하우 식물성 프로틴밀’은 올 2분기 매출액 전 분기 대비 344.4% 증가하면서 올해 들어 50만 팩이 팔렸다. 단백질 함량이 250mL당 22g으로 높고, 100% 식물성이지만 필수 아미노산을 모두 함유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스포츠음료 시장에도 고함량 카페인이나 이온음료 외에 코카콜라의 ‘파워에이드 프로틴 10g’ 등 단백질(프로틴)을 보충할 수 있는 제품들이 등장했다.
시장이 다양화하면서 단백질 음료도 ‘맛’을 강조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이날 단백질 가공유인 ‘멀티그레인 프로틴’을 출시하면서 단백질 특유의 비릿한 냄새를 없애고 고소한 맛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200mL 한 팩에 단백질 10g과 국산 곡물 5종을 섞어넣어서다.
대상라이프사이언스의 ‘마시는 뉴프로틴 바나나맛’과 빙그레의 ‘더:단백 드링크 초코’ 등도 소비자들이 바나나·초콜릿우유처럼 단백질을 섭취하게 고안한 제품이다. 에이플네이처는 국내 최초의 단백질 스파클링 음료인 ‘프로틴 스파클링’을, 빙그레는 국내 최초로 단백질이 8% 이상 들어있는 요구르트 ‘요플레 프로틴’을 내놨다.
일일하우 관계자는 “단백질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과 비건 라이프스타일이 맞물려 ‘식물성 단백질’ 소비로 이어지고 있다”며 “영양 성분이 우수하면서도 간식이나 식사대용으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료 형태의 제품이 당분간 단백질 시장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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