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의원 욕하는 플랫폼' 발언 실망".. 이재명 "취지 왜곡"
[이경태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 박용진 당 대표 후보가 7월 2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 정치교체 추진위원회 당 대표 후보자 초청 공개토론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
ⓒ 공동취재사진 |
8.28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 나선 이재명 의원이 지난달 30일 경북 안동에서 열린 경북 북부·중부지역 당원 및 지지자 만남 때 소위 '문자폭탄' 문제 해결을 위해 내놓은 대안, '온라인 플랫폼 신설' 관련 발언을 두고 논란이 불거졌다. 이 의원이 취지를 설명하면서 밝힌 "욕하고 싶은 의원을 비난할 수 있게"란 대목이 문제였다.
당시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이 의원은 "당원들이 당에 의사를 표현할 통로가 없다. 그래서 의원들의 번호를 알아 내 문자를 보내는 것"이라고 '문자폭탄' 원인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당에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어서 욕하고 싶은 의원들을 비난할 수 있게 해, 오늘의 가장 많은 비난을 받은 의원, 가장 많은 항의 문자를 받은 의원 등을 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자유로운 의사 표현 공간을 만들어 당 지도부의 공식 답변도 하게끔 하고, 당원의 의사를 물어볼 수 있게 전당원대회 정기개최 등을 해볼 생각"이라고도 덧붙였다.
박용진, 윤 대통령의 '내부총질 하던 당대표' 문자에 빗대면서 비판
가장 먼저 우려를 표한 건, 조응천 의원이었다. 그는 지난달 31일 본인 페이스북에 해당 기사를 공유하면서 "순한 맛 문자폭탄?"이라고 꼬집었다. 당이 대선·지방선거에서 연달아 패한 후, 그 이유를 진단하고 평가하는 각종 토론회에서 당내 소수파 혹은 소신의견들을 압박했던 강성 지지자들의 문자폭탄 문제가 대두됐던 것을 감안할 때, 바람직하지 않은 대안이란 비판이었다.
그는 "강성 당원들 생각과 다른 발언을 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군에 속하는 저로서는 (이 의원이 말한 온라인플랫폼이) 영업사원 실적 막대 그래프를 쳐다보는 것 같아 쫄리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며 "진정 이게 '새로운'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을 만드는 길이라 생각하십니까"라고 되물었다.
본선 경쟁자인 박용진 의원은 1일 윤석열 대통령의 "내부총질 하던 당대표" 텔레그램 메시지 사진을 페이스북에 공유하면서 이 의원을 저격했다. "의원들을 겁박하고 악성팬덤으로 의원들을 향해 내부총질로 낙인찍는 당대표가 나오면 민주당은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달라질 것이다. 의원들은 '당대표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이겠다' 할 것"이란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이 의원의 발언이) 매우 실망스럽다"며 "이재명 의원이 '의원 욕하는 플랫폼 만들자', '가장 많은 비난을 받은 의원, 가장 많은 항의문자 받은 의원' 등 해보자고 하는 것이야말로 자신과 반대의견을 내놓는 소신을 숫자로 겁박하고자 하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민주주의는 시끄러운 것이다. 그래야 한다"라며 "박용진의 민주당 사랑법은 당대표에게 다른 의견 냈다고 문자폭탄 보내고 의원에게 비난하고 욕하고 겁박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의견을 주신 의원님들, 계파를 찾아가서 경청하고 때론 설득하고 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 당 소속 의원들을 향한 악성팬덤의 폭력을 종식시키고, 다양한 의견이 꽃필 수 있는 민주당을 만들겠다"며 "민주당다운 민주당을 되살리는 것, 이것이 박용진의 민주당 사랑법이고 박용진의 노선"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의원 측 "발언 일부만 갖고 취지 왜곡, 욕설 등에 자제 당부해"
한편, 이재명 의원 측은 당시 발언 중 일부 맥락만 인용하면서 취지를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 측은 이날(1일) 따로 낸 공지를 통해 "이 의원은 지난 주말 당원 및 지지자 만남에서 '당원과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표현과 의사결정 직접 참여를 위한 온라인 소통 플랫폼'을 제안했다"며 "이를 '의원 욕할 플랫폼'이라고 하는 것은 발언의 일부만을 가지고 취지를 왜곡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오히려 이재명 의원은 (당시) '폭력적 억압적 언행들은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오히려 해가 된다. 설득하고 팩트를 전달하고 존중해주고 협력을 구하고 인정하고 이런 노력들이 꼭 필요하다'라며 욕설과 폭력적인 의사표현 방식에 자제를 당부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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