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대만 방문 지지' 폼페이오 "바이든, 한·일에 나쁜 메시지 보내"
아시아 순방길에 오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 국무장관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지지하지 않는 조 바이든 행정부를 비판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31일(현지시간) 미 WABC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펠로시 의장은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국가인 대만을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그건(펠로시의 대만 방문) 영리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중국의 선전에 괴롭힘을 당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그것도 미중 정상이 통화를 한 후에 그런 것은 호주·한국·일본 등 우방에 정말 나쁜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부정적인 입장은 미국이 중국의 위협에 굴복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20일 바이든 대통령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계획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군은 지금 당장 그것(펠로시의 대만 방문)이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해 펠로시의 대만행 파장에 대한 우려를 우회적으로 표현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또 "미국 국민들에게는 ‘중국 공산당이 미국인들이 어떻게 행동하고, 어디로 여행할지 지시하는 것을 허용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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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 대만 갈까...어떤 선택해도 파장
중국은 "좌시하지 않겠다"(국방부), "결연히 반격할 것"(외교부) 등 위협적인 발언을 쏟아내며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가능성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8일 바이든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대만 문제를 놓고 "불장난하면 불에 타 죽는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그의 대만행 계획을 겨냥한 발언이란 해석이 나왔다.
중국군이 군사적 도발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내놓고, 대만을 마주 보고 있는 핑탄섬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하는 등 군사적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찾을 경우 그를 호위하는 미국군과 반발하는 중국군이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아시아 순방에 나선 펠로시 의장은 1일 싱가포르에 도착했고, 2일까지 머물 예정이다. 그 후 말레이시아·한국·일본 등을 찾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안 등을 이유로 대만 방문 여부는 함구하고 있다.
다만, 1일 라디오프랑스인터내셔널(RFI)은 펠로시 의장이 오는 4일 필리핀 클라크 미 공군기지에서 출발해 대만에 도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RFI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며 펠로시 의장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만난 후 다음날 오후 일본 요코타 공군기지로 향할 것이라고 전했다.
펠로시 의장이 대만 방문 강행이나 포기 중 어떤 선택을 해도 파장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싱크탱크 위기그룹의 중국 분석가 아만다 샤오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과 관련해 "중국이 미국과의 직접적인 군사적 대립을 감수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베이징은 이전보다 높은 강도의 반응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칭화대의 첸치 교수는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하지 않기로 결정할 경우 민주당이 정치적 손해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중국의 위협에 굴복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의미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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