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행진·코로나 재확산에 "휴가 포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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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를 고대하던 제종현씨(32). 당초 하와이나 괌으로 여행을 다녀오려던 제씨의 계획은 수차례 틀어졌다.
제씨는 "비용도 비용이고, 가족들이 코로나에 한 번도 걸린 적이 없어 최근 확산세가 걱정"이라며 "아쉽지만 이번 여름은 휴가를 가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휴가를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비용 부담(44.4%·복수 응답)'이 꼽혔고,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불안(22.6%)'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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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부담·코로나 확산이 이유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여름 휴가를 고대하던 제종현씨(32). 당초 하와이나 괌으로 여행을 다녀오려던 제씨의 계획은 수차례 틀어졌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커지면서 해외 여행을 포기하고 제주도로 목적지를 바꿨지만, 이마저도 항공권 가격이 너무 오르는 바람에 부산으로 재차 변경해야 했다. 하지만 가족들과 상의 끝에 이번 휴가는 결국 집에서 조용히 보내기로 했다. 아직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부모님이 걱정돼서다. 제씨는 “비용도 비용이고, 가족들이 코로나에 한 번도 걸린 적이 없어 최근 확산세가 걱정”이라며 “아쉽지만 이번 여름은 휴가를 가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이후 처음 맞은 여름, 본격적인 휴가철이지만 정작 휴가를 포기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재유행과 고물가 행진이 이어지면서 여행에 대한 부담이 커진 탓이다.
최근 알바천국이 20대 1024명을 대상으로 ‘휴가 계획 여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 가운데 25.1%는 ‘휴가를 포기한다’고 답변했다. 휴가를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비용 부담(44.4%·복수 응답)’이 꼽혔고,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불안(22.6%)’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살펴봐도 국내 평균 단체 여행비용은 이전보다 31.4%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환율도 달러당 1300원을 돌파하며 여행 경비에 부담이 커졌다. 이 때문에 ‘베케플레이션’(휴가를 의미하는 ‘베케이션’과 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코로나 확진자 수도 지난달 27일 10만명을 넘은 데 이어 1~2주 내에 20만명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휴가철 해외여행을 준비하던 이들은 취소를 고민 중이다. 현지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휴가를 끌어다 현지에서 격리 기간을 버텨야 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어서다.
주식 및 코인 시장의 불황과 더불어 부동산 금리 인상 등으로 삶이 팍팍해진 것도 휴가를 포기하는 이유 중 하나다. 직장인 하지연씨(37)는 “기준금리가 올라가면서 대출금리도 뛰어 가계 부담이 커졌다”면서 “대출금 갚기도 빠듯해 여름 휴가는 언감생심”이라고 토로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13일 기준금리를 1.75%에서 2.25%로 인상했다. 은행권 일반 신용대출 평균 금리도 최근 5개월(지난 1~5월) 연속 상승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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