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시대에 증권사 예탁금 이자는 여전히 0%대.."신용이자 파격 인상과 대비" 투자자 불만
기준금리 인상 여파에 증권사들이 예탁금 이용료율을 조정하고 있지만 여전히 0%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심지어는 아직 인상하지 않은 곳도 상당수다.
메리츠증권은 8월부터 100만원 이상 예탁금에 대해 이용료율을 기존 0.2%에서 0.3%로 인상했다. 지난달에는 키움증권(0.2%→0.25%)과 하나증권(0.15%→0.25%), 삼성증권(0.25%→0.4%)이 예탁금 이용료율을 올렸다. 상향폭은 0.1%포인트 내외며, 올린 이용료율도 0%대 초반에 그쳤다.
국내 증권사 중 예탁금 이용료율이 가장 높은 곳은 토스증권(1%), NH투자증권(0.5%), KB증권(0.46%) 순이다.
예탁금은 투자자가 증권 계좌에 예탁한 예수금을 증권사가 이용하는 대가로 지급하는 일종의 이자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증권사는 투자자예탁금을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하고 받은 수익금에서 인건비 등을 공제한 후 투자자에게 이용료를 지급한다. 지급률은 증권사마다 자율적으로 운용하는 기준에 따라 다르게 책정된다. 한국증권금융의 지난 6월 기준 신탁 운용 수익률은 1.791%로, 전달 대비 0.17%포인트 증가했다.
낮은 예탁금 이용료율과 대조적으로 증권사들은 개인의 주식 투자 용도로 빌려주는 신용융자거래 이자율은 전투적으로 올리고 있다. ‘빚내서 투자(빚투)’ 이자율은 10%에 달한다.
지난달 신용융자거래 이자율을 올린 유안타증권(최고 9.9%), DB금융투자(9.7%), 하이투자증권(9.6%), 한양증권·키움증권·SK증권·신한금융투자(9.5%)는 최대 금리가 9%대 중후반을 넘었다.
삼성증권·유진투자증권(9.3%), 이베스트투자증권(9.2%), 한국투자증권·교보증권·KB증권·다올투자증권(9%)도 최대 9%가 넘는 이자율을 부과하고 있다.
대다수 증권사가 지난달 한국은행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이후 추가 인상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에 신용융자거래 이자율은 조만간 10%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율도 합리적인 수준에서 인상돼야 한다”면서 “증권사가 예탁금 이용료율을 어떻게 산정하는지 등을 투자자들에게 좀 더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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