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열음 커지는 국힘.. 김용태 "여당이 대통령실 심부름센터인가?"

곽우신 2022. 8. 1. 10: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비대위 전환 놓고 내홍 격화.. 권성동 원내대표직 유지 두고도 이견

[곽우신 기자]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여부를 두고 집권여당의 내홍이 격화되는 가운데 아직 사퇴하지 않고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국민의힘 최고위원 사이에서도 이견이 분출됐다. 정미경·김용태 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다른 최고위원들의 연이은 사퇴와 비대위 전환에 대해서 비판적인 견해를 공유했다. 그러나 본인의 사퇴 여부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다'와 '명분이 없다'로 나뉘었다.

여기에 권성동 원내대표가 당대표 직무대행에서 물러날 뜻을 밝히면서도, 원내대표직은 유지하겠다고 나서며 당내 갈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김용태 "마피아 게임도 아니고 계속 사라져... 정무수석실 사퇴해야"
  
 국민의힘 김용태 최고위원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 공동취재사진
 
김용태 최고위원은 1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게 무슨 마피아 게임 하는 것도 아니고, 낮밤 바뀌면 최고위원들 한두 명 계속 사라져서 좀 당황스럽다"라고 꼬집었다(관련 기사: 조수진도 사퇴 "윤핵관 물러나야"... 국힘 비대위로 가나). 그는 "결국에 '권력에 줄 서는 자'와 '원칙을 지키는 자'와의 대결"이라며 "원내 의원들이나 최고위원들 몇몇 분들이 사퇴나 이런 것에 대해서 명분을 따지고 대의명분을 쫓아야 되는데 다들 그저 대통령실 의중이 어디 있느냐, 이거 찾기 바쁘다"라는 비판이었다.

또한 "집권 여당이 대통령실 심부름센터도 아니고, 다들 대의명분에 의해서 움직여야지 왜 그저 권력을 좇으려고 대통령실 의중을 찾느라 바쁜지 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대통령실에서 정무수석실을 통해 비대위 전환 의견을 전달했다는 TV조선 보도를 언급하며 "이 기사가 사실이라면 저는 정무수석실, 정무수석부터 시작해서 다 사퇴하셔야 된다. 수석실에서 왜 여당의 최고위원들한테 사퇴를 종용하고 설득하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본인의 거취에 대해서도 "저한테는 사퇴할 정치적인 명분도 없고 원칙적인 명분도 없다"라며 "직 사퇴에 대한 명분이 있으면 내려 놓겠다"라고 사실상 거부 의사를 명확히 했다. 설혹 당 사무처에서 최고위 기능 상실에 대한 유권해석을 내린다고 하더라도 "그때는 또 다른 고민을 해봐야 될 것 같다"라고 거리를 뒀다.

김 최고위원은 당헌당규상의 문제를 들어 비대위 전환의 절차적 문제를 재차 지적하는 한편, "100일도 안 된 집권여당의 비대위를 주장하시는 분들은 윤석열 정부가 지금 당정이 실패했다는 것을 국민들께 자인하려고 그렇게 말씀하시는 건지 이해가 안 간다"라고 비판했다.

정미경 "최고위 기능 상실시키려고 순번 정해... 혼자서 막을 수 없다"
  
 국민의힘 정미경 최고위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같은 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전화 인터뷰에 나선 정미경 최고위원도 "공천 앞두고 공천 대학살 이런 건 되게 많이 봤다. 그런데 이렇게 당권을 가지고 이러는 경우는 처음이라서 정말 요즘 밤잠을 설친다"라며 "이제는 하다하다 안 되니까 최고위 기능을 상실시키려고 마치 순번을 정해놓고 한 사람씩 지금 사퇴를 한다"라고 현 사태를 비판했다. 그리고 이같은 최고위원들의 사퇴의 배후에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들이라고 불리는 분들이 그렇게 하시는 것 같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 역시 김용태 최고위원과 마찬가지로 비대위 전환의 여러 절차적인 문제들을 제기했다. 또한 이같은 일련의 움직임이 "이준석 대표가 돌아오기 전에 그 6개월 안에 조기 전당대회를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지 그런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하고 있다"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최고위원직 사퇴를 거부하고 비대위 전환을 막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이게 혼자 막는다고 막아지지도 않고, 그다음에 이게 피하고 싶다고 해서 피해지는 것도 아니다.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다만 "최고위원직을 이렇게 지금 순번 정해놓고 한 사람씩 (사퇴)하는 것이, 국민의 눈높이에서 과연 어떤 모습일지가 제일 핵심"이라며 "그 모습을 우리 국민들이 지금 다 지켜보시잖느냐"라고 지적했다. "나중에 분명히 저는 혼란이 더 올 거라고 본다. 그 혼란이 왔을 때 또 책임은 누가 질 건지 그걸 분명히 먼저 해야 된다"라며 책임 소재와 수습 대책에 방점을 찍는 모습이었다.

하태경 "대안 없다... 직무대행 비대위로 이준석 복귀 때까지 가야"
 
 
 국민의힘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TF 위원장인 하태경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비대위 전환을 두고 이처럼 갈등이 첨예한 이유 중의 하나는 결국 이준석 대표이다.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징계를 통해 당대표직에서 '사고'처리된 그는, 앞서 직무대행 체제가 의원총회에서 인준되면서 사실상 징계가 끝나고 당대표직에 복귀하는 수순을 밟고 있었다. 그러나 비대위 체제로 전환되고, 이후 조기 전당대회가 치러지게 되면 새 대표가 선출되면서 이준석 대표의 복귀는 불가능해진다. 당내 일각의 소위 '이준석 대표 축출 시나리오'가 실현될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이를 의식한 듯 하태경 의원은 이날 나름의 중재안을 내놓기도 했다.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그는 "(비대위 전환 외에는) 대안이 없다. 다른 대안이 없다"라며 비대위 전환 조건과 절차를 둘러싼 당헌당규 해석 문제는 개정을 통해 정리하자고 제안했다.

특히 "원래 비대위라는 게 당헌당규에 한 60일로 규정이 돼 있다. 그래서 '직무대행 비대위'로 성격규정을 하면, (이준석 대표 복귀 시점에 비대위를) 종결하는 걸로, 없어지는 걸로 선언만 한다면 해법이 된다"라고 주장했다.

"정치적 합의로 충분히 가능한 것"이라며 "(비대위를) 시작할 때, 임기 규정을 그렇게 하게 되면 이준석 대표가 (성접대 등 관련 의혹이) 무혐의 됐다는 걸 전제로 컴백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라는 분석이다.  

홍준표 "권성동 원내대표도 사퇴해야" vs. 하태경 "혼란 너무 극심"
  
 홍준표 대구시장이 20일 국회 본관에서 열린 대구·경북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그러나 당내 갈등 요소는 이뿐만이 아니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원내대표직은 유지하고 직무대행 자리에서만 물러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도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은 이날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대표가 사퇴하지 않는 한 비대위를 구성할 수가 없고, 권한대행을 사퇴하면 원내대표도 사퇴하는 것이 법리상 맞는 것인데, 원내대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자동승계된 대표 권한대행만 사퇴 하겠다는 것은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원내대표를 포함한 지도부 전체가 당원과 국민들의 신뢰를 상실한 지금 지도부 총사퇴 하시고 새로이 선출된 원내대표에게 비상대권을 주어 이준석 대표체재의 공백을 메꾸어 나가는 게 정도가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잠정적으로 원내대표 비상체제로 운영하다가 전당대회 개최여부를 결정하는 게 공당의 바른 결정으로 보이는데 왜 꼼수에 샛길로만 찾아가려고 하는지 안타깝기 그지없다"라는 지적이었다.

김용태 최고위원 역시도 "원내대표이기 때문에 당대표 직무대행을 하는 건데 원내대표는 유지하고 당대표 직무대행을 내려놓는다? 그건 말도 안 되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서 대통령 사고 상황에 국무총리가 '저는 국무총리직은 유지하고 직무대행은 안 하겠습니다'라고 말하면 어느 국민이 납득하겠느냐?"라고 꼬집었다. "본인께서 직무대행을 버거워하시는 것 같으니 이제는 원내대표직도 내려놔야 된다"라는 요구였다.

정미경 최고위원도 "권선동 원내대표는 원내대표는 하고 직무대행은 내려놓겠다는데, 사실은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이면 원내대표를 내려놓으면 직무대행은 그냥 내려놔지는 거잖느냐"라고 이를 비판했다.

반면, 하태경 의원은 "권성동 원내대표를 바꿀 경우에도 지금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비대위원장하고 (원내대표를) 또 뽑아야 된다"라며 "그러면 혼란이 너무 극심하다"라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당이 연착륙해서 빨리 안정을 되찾아야 하는데 또 당내 권력 투쟁도 심해진다"라며 "저는 현재 최소한의 안정 속에 변화를 추진을 한다면 비대위원장 정도 바꾸는 게 해법이라고 본다. 일단은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이야기였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