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무벤스]"이동할 권리, 다르지 않다"..장애인·비장애인 구분없이 타는 블랙캡

최대열 2022. 8. 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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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고민은 창업으로 이어졌다.

송 대표는 "고령화 등으로 교통약자가 빠르게 늘고 있으나 장애인은 일반 차량호출서비스를 쓰기 어렵고 정부·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대형 콜택시도 접근성이 낮은 게 사실"이라며 "장애·비장애를 가르지 않고 누구나 이동이 가능한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는 게 맞는 방향이라고 봤다"라고 말했다.

지하철 집회 등으로 불편을 겪을 때만 잠시 떠올릴뿐, 비장애인은 보편적 이동권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는 경우가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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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표 코액터스 대표
"사회문제를 비즈니스로 해결"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사회문제를 비즈니스(사업)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대학시절 고민은 창업으로 이어졌다. 학창시절 동아리에서 고민했던 장애인 일자리 문제를 본인이 전공하던 컴퓨터공학과 잘 엮는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고요한 택시’로 알려진 사회적 모빌리티기업 코액터스의 송민표 대표 얘기다.

남들은 취업을 고민하던 20대 중반, 이것저것 재기보다는 일단 회사를 차렸다. 그는 "반드시 첨단기술이 아니고 기존에 나와있는 기술을 잘 활용하더라도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 있을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회사 초기에는 청각장애인이 택시기사로 일할 때 승객과 의사소통을 돕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 과거에는 종이에 글을 쓰는 식으로 소통을 했는데 이를 한결 편하게 하기 위해 태블릿PC 2대를 연동시켜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게 했다. 이후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로 운송사업 허가가 가능해지면서 플랫폼을 직접 꾸려 운송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정식으로 허가를 받았다.

장애인 일자리를 확장하면서 비장애인 편의성도 높인 사업모델은 금새 호평을 받았다. 이 회사가 직접 고용해 일하고 있는 청각장애인이 40여명, 지금껏 다녀가거나 양성한 인력까지 합하면 115명에 달한다.

취약계층의 일자리에서 시작된 송 대표의 고민은 자연스레 이동권으로 이어졌다. 지난 4월 신규 서비스 가운데 하나로 도입한 영국 LEVC의 TX5도 그 일환이다. 런던의 명물, 일명 ‘블랙캡’으로 불리는 이 택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구분없이 탈 수 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이는 중형 세단형 택시의 경우 전동휠체어는 물론 일반 휠체어도 싣기 힘든 반면 TX5는 휠체어에 앉은 상태에서도 탑승이 가능하다. 유모차도 아이를 태운 채 실을 수 있다. 비장애인은 기존 좌석에 그냥 앉으면 된다.

송 대표는 "고령화 등으로 교통약자가 빠르게 늘고 있으나 장애인은 일반 차량호출서비스를 쓰기 어렵고 정부·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대형 콜택시도 접근성이 낮은 게 사실"이라며 "장애·비장애를 가르지 않고 누구나 이동이 가능한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는 게 맞는 방향이라고 봤다"라고 말했다.

지하철 집회 등으로 불편을 겪을 때만 잠시 떠올릴뿐, 비장애인은 보편적 이동권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는 경우가 드물다. 이동권이 우리 모두 당연하다는듯 받아들이는 보편적 권리라면 장애·비장애를 가리지 않고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송 대표의 생각이다.

사업 취지나 방향성, 모델에 대해선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 설립 이듬해 참가한 두바이 엑스포 임팩트투자 프로그램 경연에선 전 세계 4500개 스타트업 가운데 한국 기업으론느 유일하게 선정됐다. SK텔레콤·현대차 등 국내 대기업과도 협력해 기술을 개발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인 적이 있다. 차량수급이 쉽지 않은 건 고민이다.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차량출고가 원활치 않기 때문이다. 송 대표는 "장애인 콜택시처럼 서비스 수혜자를 획일적으로 나누는 건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민간 차원에서도 적극 뛰어들 수 있도록 이용자에게 바우처를 지급하거나 지자체 차원에서 차량을 구입해 기업에 운영을 위탁하는 방식이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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