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민 감독 "젊은 日 관객들이 의 쫓은 '한산' 꼭 봐주길" [일문일답]
김한민 감독이 난세를 극복한 이순신 장군과 함께 8년 만에 완벽한 복귀를 알렸다. 김 감독은 2014년에 이어 2022년 여름 역시 극장가에 짜릿한 승전고를 울리고 있다.
지난달 27일 개봉한 ‘한산: 용의 출현’(‘한산’)은 명량해전 5년 전 진군 중인 왜군을 상대로 조선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전략과 패기로 뭉친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의 한산해전을 그린다. 임진왜란 7년 수많은 전투 중 최초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한산해전을 장엄하고 압도적인 규모로 다뤄 호평을 받는 것은 물론 개봉 5일 만에 227만207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김 감독은 영화 개봉 이틀 후 연출 과정과 작품에 쏟은 열정,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명량’ 때보다 관객 반응이 좋다. 소위 말하는 신파적인 요소가 덜하다는 평인데. “단점을 의식적으로 보완하기보다는 해전의 특색에 따라 본질적인 톤앤매너를 결정하고 거기에 맞춰 연출했다. ‘명량’이 뜨겁고 통렬한 역전, 절체절명의 순간에 있는 이순신의 고뇌, 불굴의 의지를 보여준다면, ‘한산’은 이순신과 와키자카 사이 지략적이고 전략적인 차가운 두뇌 싸움이 특징이다. 거기에 맞게 연출이 이루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해전까지 도달하는 데 서사가 단조롭다는 반응도 있는데. “앞부분을 쌓아가는 시점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해전 51분이 워낙 강렬하다 보니 ‘앞부분은 좀 줄이고 해전을 늘렸으면 더 좋지 않았겠냐’는 반응들이 존재한다. 그런데 앞부분을 줄인다고 해서 해전이 강렬하게 나오지는 못할 거다. 잘 쌓아가는 빌드업 과정이라고 생각해주면 감사하겠다.”
-해전 51분에 담긴 의도가 있나. “절대적인 시간 분량으로 계산한 건 아니다. 드라마적인 빌드업과 해전의 지점이 중요했다. 드라마와 해전 파트를 따로 보는 경향이 있다. 전쟁 영화에 있어서 캐릭터를 쌓아가는 과정은 드라마에서 시작해서 해전에서 비로소 완성된다. ‘한산’은 1시간 15분 정도 드라마적 빌드업이 쌓이고 해전으로 간다. ‘명량’보다 짧지만 (짧은만큼) 강렬한 임팩트를 주지 않았나 싶다. 관객들이 해전의 카타르시스를 느껴 그 만족도가 높다.”
-사전 시각화를 하면서 70% 정도 만족한다고 했다. 부족한 30%는 어떤 부분인가. “사전 시각화 작업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프리 프로덕션 단계의 시각화 작업에 시간과 공력이 너무 많이 들었다. 4개월을 쏟아부었는데도 만족스럽게 나오지 않았다. 프로덕션을 해야 하는데 사전 시각화 작업만 하니 나도 진이 빠지더라. 부족한 부분은 현장에서 대처하기로 했다. ‘아바타’처럼 본편에 들어갈 애니메이션을 작업하는 SF 영화를 기획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명량’과 ‘한산’의 배역이 이어지지만 (이미지적으로) 바로 연결되지 않는 배우들을 캐스팅했는데. “일차적으로 이순신이 바뀌었을 때 이순신을 중심으로 캐릭터들의 궁합을 봐야 한다. 배우의 연장 선상으로 캐스팅하는 것은 주 원칙이 아니었다. 새로운 이순신인 박해일을 중심으로 어떻게 배우들의 궁합을 만들 것인지가 더 중요했다.”
-‘명량’에는 일본 배우 오타니 료헤이가 출연했는데, ‘한산’은 한국 배우들만이 나오는데. “캐릭터의 특징이나 몰입도를 설명하는 것이 중요했다. 반드시 일본 배우를 캐스팅해야겠다는 원칙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전체적으로 다 한국 배우들이 역할을 맡게 됐다. 전체적인 복기를 해보면 김성규가 연기한 준사 역에 대단히 만족한다. 그리고 관객들도 상당히 만족하는 느낌을 받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왜 직접 권율 역으로 등장했나. “권율 장군이 오롯이 등장하는 전주성의 상황이 나온다. 전체 흐름상 편집됐지만, 그 역할로 비중 있고 임팩트 있게 등장해 줄 만한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감독이 캐릭터나 전체적인 극을 잘 알고 있으므로 출연하자는 결단을 내렸다. 우리 배우들도 너무 좋아했는데 영화의 흐름상 나 스스로 편집할 수밖에 없었다. 나도 연극배우 출신이고 (‘한산’에 출연하면서) 배우들의 심리나 정서를 알고 소통하는 데 많이 도움이 되기는 했다.”
-왜 이순신 장군을 다루는가. “일단은 이순신의 해전을 다루는 것 자체가 너무 흥미진진하다. 어떻게 보면 역사적인 인물 중에 가장 오염되지 않았고 우리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다. 이런 인물을 통해 우리 시대에 이야기를 잘 던진다면 이순신이 중요한 통합, 진정한 화합의 아이콘으로 작동하지 않을까 싶은 대의가 있다. 그런 대의를 해전을 통해 관객들과 함께하고 싶다. 영화를 만드는 입장에서 뜻깊겠다 싶었다.”
-이전 인터뷰에서 일제강점기라는 표현 대신 대일항쟁기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봉오동 전투를 공식적인 시발점으로 대일항쟁의 시기가 있었기에 대한제국에서 대한민국으로 회복됐다. 역사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마땅히 그 시대를 일제강점기라고 개념 지을 게 아니라 대일항쟁기로 개념 짓는 게 낫지 않을까. 그리고 나는 그런 지점에서 영화를 만드는 감독으로 봉오동부터 순차적으로 대일항쟁기 이야기를 풀어나갈 것이다. 이후에는 한국 최초의 여성 독립군 비행사 권기옥을 그린 영화 ‘강철날개’, 청산리 전투를 다룬 영화도 제작할 예정이다.”
-역사를 바로 아는 건 중요한 일인데 젊은 일본 관객이 ‘한산’을 본다면. “꼭 봤으면 좋겠다. 지금 일본은 뭔가 방향성을 잃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극우 패권주의적인 군국주의 시기로 회귀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인류를 위한 것은 결국 ‘의’가 될 것이고 400년 전 바로 그 ‘의’를 쫓은 전쟁이 그들과 우리에게 있었다. ‘한산’을 통해 같이 공감하면 좋겠다.”
이세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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