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훈식 "반명 단일화로는 강한 민주당 이끌 수 없다"

최승욱,김승연 2022. 8. 1.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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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 예비경선(컷오프) 통과로 ‘파란’을 일으킨 강훈식 후보가 31일 “지금은 민주당에 대한 비전 경쟁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반명(반이재명) 단일화로는 강한 민주당을 이끌 수 없다”고 밝혔다.

당대표 후보 중 유일한 40대인 강 후보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단일화에 대한 의지는 있지만, 그것이 본질은 아니다”라며 “자신의 비전에 대해 밀고 나가면서 접점이 생겼을 때 단일화를 얘기해야지, 단순히 후보의 숫자를 줄이기 위한 단일화를 국민이 납득하겠느냐”고 말했다.

강 후보는 자신의 예비경선 통과에 대해 “민주당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당원과 국민의 요구가 파격과 이변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본선에서는 미래냐 현재냐의 대결, 새로움이냐 낡음이냐의 대결이 펼쳐질 것”이라며 “강훈식이 바로 그 새로움이고 미래라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후보는 “국민은 민주당에 더 많은 대권 주자를 바라기 때문에, 5년 전처럼 수많은 대선 후보를 다시 키워야 한다”면서 “직전 대선에 출마했던 분들(이재명·박용진)이 대표가 되면 새로운 주자가 성장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대표가 되면 지역마다 대권주자를 꼭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충남 재선 의원인 강 후보는 “나는 민주당을 새롭게 만들어 미래로 나아가게 하고 싶어 출마했다”며 “충청을 캐스팅보트가 아닌 민주당의 기반으로 만들어 반드시 다음 선거에서 승리하겠다”고 자신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예비경선 통과를 ‘파격’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당원과 국민의 요구가 파격과 이변을 만들었다.

당을 위해 지금껏 뒤에서 묵묵히 일했다는 점과 윤석열정부에 대항해 거침없이 싸울 사람은 강훈식이라는 점을 인정해 주신 것이다.

또 당의 통합을 위해 강훈식의 리더십이 필요하고, 전국 정당화의 필요성에 공감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본선에서도 파격이 통할까.

“통할 것이다. 이제 민주당은 강력하고 젊은 수권정당이 돼야 한다.

여러 대선 주자가 경쟁하고 협력하는 민주당, 미래 비전 경쟁에서 국민의힘을 압도할 민주당, 37%의 호남을 73%의 호남으로 만들 민주당, 충청을 캐스팅보트가 아닌 민주당의 기반으로 만들 사람은 40대 당대표 후보 강훈식뿐이다.”

-본선에서는 친명(친이재명)과 반명의 대결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예선 때는 친명과 반명의 대결로 인해 내가 설 수 있는 공간이 굉장히 협소했다.

하지만 나의 비전으로 본선에 갈 자신이 있었기에 친명 대 반명의 대결에 가담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본선에서는 미래냐 현재냐의 대결, 새로움이냐 낡음이냐의 대결이 펼쳐질 것이다.

이제부터 강훈식이 바로 그 새로움이고 미래라는 것을 보여주는 선거 캠페인을 시작할 것이고,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것이라 확신한다.”

-‘강훈식의 민주당’은 어떤 모습인가.

“젊고 새롭고 강력한 수권 정당이 될 것이다. 그렇게 만들기 위해 출마했다.

국민은 민주당에 더 많은 대권 주자를 바란다. 5년 전처럼 수많은 대선 후보를 다시 키워야 하는데, 누가 대표가 돼야 그것이 가능하겠나.

직전 대선에 출마했던 분들(이재명·박용진)이 대표가 되면 새로운 주자가 나올 수 있나.

이들은 다음 대선에 주자로 뛸 사람들 아닌가. 당대표가 대선에 도전할 사람들이라면 그 안에서 다른 후보가 성장하기 어렵지 않겠나.”

-국민이 더 많은 민주당 대권주자를 원한다고 느끼나.

“선거를 치러보면 분명히 느낄 수 있다. 지역에 대권주자가 있으면 그 지역 주민들에게 설렘이 느껴진다. 그게 총선 승리에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

지역의 유망한 정치인이 선거 때 ‘이 사람에게 한 표 부탁한다’고 하면 유권자의 마음이 달라진다. 그래서 지역마다 대선 후보를 발굴해 키워주는 것이 다음 총선을 위해서도 굉장히 중요하다.

그런데 민주당 대선 후보는 한 명이다? 이러면 상황이 좀 달라질 것이다. 내가 민주당 대표가 되면 지역마다 대권주자를 꼭 만들어보고 싶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민주당 통합의 적임자라고 자신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나를 지지한 분들을 보라. 임종석(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응천(의원), 김영춘(전 의원)은 세대나 계파와 아무 상관이 없는 분들 아닌가.

내가 직전 대선 후보도 아닌데, 계파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유기체의 형태로 강훈식 지지 그룹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 이번 전당대회에서 매우 중요한 포인트라고 본다.”

-예선 때부터 전국 정당화를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은 수도권과 호남만 가지고 대통령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 전국이 동의해줘야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 어려운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을 했고, ‘부산 사람’ 노무현을 후보로 낸 것 아닌가.

그런 면에서 충청의 40대 재선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민주당은 새로운 기반을 얻을 수 있다. 충청인들이 누구에게 마음을 주겠나. 국민의힘에 그런 당대표가 있는 것도 아니지 않나.”

-박용진 후보와의 단일화에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단일화에 대한 의지는 있다. 하지만 지금은 단일화가 본질이 아니다.

지금은 민주당에 대한 비전 경쟁에 집중해야 한다. 그걸 밀고 나가면서 서로 접점이 생겼을 때 단일화를 얘기해야지, 단순히 정치공학적으로 후보 숫자를 줄이기 위한 단일화를 국민이 납득하겠나.

‘반명 단일화’로는 강한 민주당을 이끌 수 없다. 정치공학적 단일화는 국민과 지지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그럼에도 두 후보의 선택에 시선이 집중된다.

“내가 출마한 이유에는 왜 주목하지 않나. 나는 민주당을 새롭게 만들어 미래로 나아가게 하려고 출마했다.

아직 나의 이야기를 충분히 하지 못했다. 지금은 미래 연대와 비전 경쟁에 집중하겠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류가 여전하다.

“이제 시작이다. 이미 두 후보(이재명·박용진)는 직전 대통령 선거에서 내용과 잠재력이 다 드러나지 않았나.

민주당에 이재명 후보가 없어서도 안 되지만,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만으로도 이길 수도 없다.

지금까지 전당대회가 이재명 대 반명의 구도였다면, 이제는 새로움과 낡음의 대결, 미래와 현재의 대결로 전환될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가장 신선하고 파괴력과 잠재력이 있는 강훈식이 있을 것이다. 어대명은 캠페인이 진행될수록 소멸될 것이다.”

-어떻게 뒤집을 것인가.

“처음엔 다들 강훈식의 컷오프 통과를 믿지 않았다. 지난 3일 출마를 선언한 후 22일 동안 그랬다.

하지만 컷오프 사흘 전부터 ‘강훈식이 되는 거 아니냐’며 술렁였다.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고, 이후로는 적확하게 우리가 변화를 이끌어냈다.

본선도 같은 상황이라고 본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경찰이 8월 중 ‘경기도청 법인카드 유용 의혹’ 수사 결과를 발표한다고 한다.

“경찰의 발표 내용을 아무것도 모르는데, 사법리스크가 있다 없다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지금은 무리하다.

게다가 경찰이 민주당 전당대회 한복판에 이를 공개하겠다고 예고한 것에 윤석열정부의 ‘정무적 판단’이 없었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이재명 후보의 ‘저소득층 발언’은 어떻게 보나.

“국민의힘의 혐오와 갈라치기로 인해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패배한 측면이 있다. 그런데 저들만큼 민주당 내에도 선악을 구분하는 이분법적 사고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를 경계해야 한다.

가짜뉴스에는 단호히 대응해야겠지만, 언론 탓을 하는 것도 적절치 않은 태도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30%가 붕괴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가장 큰 잘못은 국민에 대한 태도에 있다.

취임 후 인사가 계속 문제였는데, 이에 대한 대통령의 태도는 ‘지난 정부도 그렇지 않았냐’는 식이었다.

여당도 마찬가지다. 지금과 같은 여당의 분열은 집권당으로서 굉장히 무책임한 것이다.

여당은 무책임하고, 대통령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없는데 지지율 반등이 가능할지 회의적이다.”

최승욱 김승연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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