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참고인 사망 나와 무슨 상관"..당내선 "남 탓만 해"
“그게 이재명과 무슨 상관이 있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는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혐의로 참고인 조사를 받은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과 관련해 지난달 30일 이렇게 말했다. 이 후보는 “나라가 ‘무당의 나라’가 돼서 그런지 아무 관계도 없는 일을 특정인에게 엮지 않나”며 이렇게 주장했다.
이 후보는 또 “저학력·저소득층은 국민의힘을 많이 지지한다”는 자신의 발언에 비판이 쏟아졌지만 정면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30일 트위터에 “(일부 언론이) 제 발언 앞뒤를 자르고 왜곡해 공격한다”고 적었다. ‘월 소득 200만원 미만 10명 중 6명이 윤석열 대통령을 뽑았다’는 보도도 첨부했다. 이어 “(저소득층 중) 일부지만 자신에게 피해를 끼치는 정당을 지지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적었다. 두 가지 논란이 커진 31일 대구 엑스코에서 당원들을 만난 이 후보는 사과나 해명 없이 “당원과 당의 거리가 거의 없는 제대로 된 민주정당이 있어야 한다”고만 했다.
하지만 저소득층이 ‘계급 배반 투표’를 한다는 이 후보 주장은 학계 연구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소득층의 보수당 지지도가 높은 건 저소득층에 보수 성향이 강한 60대 이상 고령층이 많아서 나타나는 착시 현상이라는 게 다수의 연구 결론이다.
일례로 2017년 대선을 대상으로 한 연구(이지은·강원택, 2020년)는 동아시아연구원(EAI)·한국리서치 패널조사를 바탕으로 소득과 자산이 투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령 등의 변수는 통제했다. 그 결과 자산이 적은 집단에서는 소득의 많고 적음을 떠나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문재인 당시 민주당 후보 지지가 높게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소득과 자산을 함께 고려하는 경우 투표 선택에서 (‘계급 배반’이 아니라) 이념과 계층이 만나는 ‘계급 정합성’이 확인됐다”고 결론내렸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자신의 도덕성 논란 등은 언급하지 않은 채 언론 탓만 하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마이웨이 행보는 당내에서도 반발을 사고 있다. 친문재인계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이 후보의 실언이 하락세인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을 반등시키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했다.
당 대표 선거 경쟁자인 박용진 후보도 이날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언론을 탓할 것이다. 민주당이 변화하고 혁신해야지 왜 남한테 탓을 하나”고 비판했다. 강훈식 후보도 “가짜뉴스와는 싸워야 하지만 언론 탓을 하는 관점을 가진 건 잘못된 습성”이라고 주장했다.
박·강 후보의 ‘반이재명’ 단일화 논의는 일단 시동이 걸렸다. 박 후보는 지난달 29일 “대구·경북·강원 온라인 당원 투표가 시작되는 8월 3일 이전에 단일화를 하자”고 제의했다. 두 후보는 다음 날 만찬을 함께하며 단일화 논의에 들어갔다. 만찬 이후 두 사람은 “시기와 방식은 더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로선 8월 3일 이전 단일화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두 후보의 장단점과 이해관계가 달라서다. 박 후보 측은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은 안 된다는 게 공통된 기류여서 언젠가는 단일화될 것”이라고 말한 반면, 강 후보 측은 “과정과 절차가 중요하다. 미래비전 등을 좀 더 살펴보고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김효성·윤성민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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