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대표에 술잔 던졌다"..김용진 경기 경제부지사 결국 사퇴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곽미숙 대표 의원에게 저녁 자리에서 술잔을 던졌다는 주장이 제기된 김용진 경기도 경제부지사가 결국 사퇴했다.
김 부지사는 31일 입장문을 내고 “경기도 경제부지사 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지난 28일 공식 취임한 지 4일 만이다.
취임 4일 만에…의회 정상화 되길
그는 “짧았지만, 지방정치에 대해서 많은 것을 느낀 시간이었다”며 “김동연 도지사가 선거 과정에서 끊임없이 주장한 정치 교체가 더욱 절실히 필요한 이유를 다시 한번 절감한 계기이기도 하다”며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조금의 불미스러움도 모두 저의 책임”이라며“저의 사임이 각자의 입장을 모두 내려놓고 도의회가 하루빨리 정상화되어 도민의 곁으로 돌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김 부지사는 “지방자치 영역에서만큼은 정치 이념이나 정파적 이해관계를 넘어 보다 주민들의 삶과 밀착된 현장 중심의 생활정치가 가능함을 확인해보고 싶었지만 한계를 느낀다”며 “정치의 궁극적인 목적은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다고 믿는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민선 8기 경기도가 반드시 성공하리라 믿고 또 응원하겠다”고 했다.
또 “경제부지사직을 그만두더라도 민선 8기 ‘변화의 중심, 기회의 경기’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힘을 다하겠다는 것을 약속드린다”며“아울러 김동연 지사가 추구하는 정치 교체가 경기도에서부터 싹틔울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도정 부담 줄 수 없다" 판단한 듯
김 부지사의 사퇴는 이른바 ‘술잔 투척 논란’ 때문이다. 경기도의회 국민의힘은 지난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 부지사가 공식 취임 하루 전인 지난 27일 용인시의 한 음식점에서 국민의힘 곽 대표에게 술잔을 던졌다고 주장했다. 이날 만찬은 다른 배석자 없이 곽 대표와 의회 더불어민주당 남종섭 대표의원, 김 부지사만 참석했다.
김 부지사가 민주당 남 대표의원과 여야정협의체 구성 등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의견 차이를 보이면서 말다툼을 벌어졌다. 이에 화가 난 김 부지사가 맞은 편에 앉은 곽 대표를 향해 술잔을 던졌다는 것이 국민의힘이 주장이다. 곽 대표는 다치지 않았지만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국민의힘은 “김 부지사의 행위는 도의회와 여성 대표의원에 대한 폭력이자 경기도민 전체에 대한 테러”라며 김 부지사의 파면 등을 요구했다. 곽 대표가 김 부지사를 특수폭행과 특수협박 혐의로 고소하면서 이 사건은 용인동부경찰서가 수사하고 있다.
문제가 불거지자 김 부지사는 “만찬 중에 일어난 불미스러운 일은 일부 인정한다”며“특정인을 향해 행동한 것은 전혀 아니지만 해선 안 될 행동을 한 것은 전적으로 저의 잘못이니 책임질 일은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의회의 반발이 거세지자 결국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한 관계자는 “김 부지사가 논란 이후 많은 고민을 한 것으로 안다”며 “김 지사 등이 사퇴를 만류했지만, 여야의 갈등으로 의회 원 구성 등이 미뤄지면서 추경예산안 처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본인까지 도정에 부담을 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사퇴를 결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choi.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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