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새 30% 오른 'K-방산주', 대세 계속될까

폴란드 정부가 한국 무기를 대거 사들이기로 하면서 국내 방산주에 대한 기대감이 질적·양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해외에 무기를 판 적은 많았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 무기를 판 게 이번이 처음인데다 규모도 10조~20조원으로 예상돼 사상 최대기 때문이다.
폴란드는 지난 27일 기본계약 체결 소식을 발표해 사실상 한국산 무기 도입을 공식화했다. FA-50 경공격기 48대, K-2 전차 980대, K-9 자주포 648문을 들이기로 했다. 이를 만드는 국내 방산기업들의 주가는 크게 올랐다. 29일 한국항공우주산업(FA-50 생산)·현대로템(K-2 전차 생산)·한화에어로스페이스(K-9 자주포 만드는 한화디펜스의 지분 100% 소유)의 주가는 일주일 전에 비해 12%·9%·29%씩 올라 마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고조된 위기감을 배경으로 방산주는 꾸준히 강세를 보여왔다. 한화·한화시스템·LIG넥스원을 포함한 '방산 6대주'는 연초(1월 28일) 대비 평균 30.28% 올랐다. 사실상 정부가 매출을 보장하는 방위산업의 특성상 금리인상과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 방어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투자업계에선 이번 폴란드 수출이 방산기업들에 중요한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방산기업들은 국내에 무기를 팔거나(내수) 해외에 무기를 팔거나(수출) 민간영역에 민간 물품을 팔아(민수) 돈을 버는데, 수출은 마진이 커 계약을 따면 딸수록 수익성이 좋아진다. 무기 수출은 통상 7~8년에 걸쳐 장기로 이뤄지며, 한 번 팔고 끝나는 게 아니라 유지·보수 지원과 교육 훈련 등 따라붙는 수입이 장기간에 걸쳐 발생한다.

이동헌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K-2 전차의 경우 완제품 수출이 첫 사례인데 향후 노르웨이 주력 전차 획득 사업이나 후속 국가 수주 등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내수는 한정적인 시장이지만 수출은 무궁무진한 시장이기 때문에 수출 관련 성장은 장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K-방산'이 앞으로도 해외에서 잘 팔릴 거라고 보는 쪽에선 국산 무기체계의 '가성비'와 '경쟁자의 부재'에 주목한다. 일본은 무기 수출을 못 하고, '전차 강국'이라는 독일에선 자국 수요 대응에 바빠 주변 유럽 국가들에 팔 여력이 없어 보이는 식이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26일 현대로템 목표주가를 2만9000원까지 올려잡으며 "독일이 국방예산 증액과 함께 자국군 현대화를 먼저 추진함에 따라 주변 유럽 국가들의 전차 수요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는 부분도 긍정적"이라고 했다.

다만 단기에 수익을 보려 추격·대량 매수에 나서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폴란드 수출계약은 이전부터 알려진 이야기가 이번 발표로 확인된 것 뿐이라 주가에 이런 호재가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한국산 무기가 중장기적으로 수출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투자 관점에선 현재 주가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산주 가격이 단기에 급등한 데엔 규모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도 섞여 있다. 정 연구원은 "K-2 전차의 경우 국내생산공급은 180대고 나머지 800대는 현지에서 생산하는데, 무엇을 얼마나 팔아 매출이 어떻게 발생할지는 본계약을 확인하기 전까진 알 수 없다"고 했다.
또 방산주 강세 흐름의 시작이자 배경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었던 만큼, 위기감이 안정감으로 대체되는 국면에 접어든다면 단기에 약세로 돌아설 수도 있다. 기본계약이 본계약으로, 본계약이 실제 매출 발생으로 이어지고 무사히 계약이 종료되기까지의 과정에서 난관이 발생한다면 오히려 주가가 하락할 수도 있다. 국가 간 공동개발이란 면에서 폴란드 수출 건과는 다르지만, 차세대 전투기 KF-21을 함께 개발 중인 인도네시아의 경우 분담금을 수년째 연체하고 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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