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된 펠로시의 대만행..中, 전투대비 태세에 항공기 격추 주장까지

권지혜 2022. 7. 3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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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여부가 미·중 사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상황에서 펠로시 의장이 31일(현지시간) 아시아 순방길에 올랐다.

그는 "펠로시 의장이 탄 항공기를 미 전투기가 에스코트한다면 이는 침략"이라며 "중국군은 미 전투기를 강제로 쫓아낼 권리가 있고 각종 경고탄 발사에도 효과가 없으면 격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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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하원의장, 한국·일본 등 아시아 순방 시작
대만 방문 여부는 공개 안해
NYT "펠로시는 중국의 눈을 찌른 전력이 있다" 악연 주목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지난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여부가 미·중 사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상황에서 펠로시 의장이 31일(현지시간) 아시아 순방길에 올랐다. 군사 대응을 예고했던 중국 군은 전투대비 태세를 강조했고 관영 매체는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 때 미국에 썼던 표현을 동원해 경고 수위를 높였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과 친구들에게 미국의 확고부동한 약속을 재확인하기 위해 의회 대표단을 이끌고 방문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확인된 순방 국가는 한국,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이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 29일 순방 직전 기자회견에서도 “보안상 절대 말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만 방문 여부를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군은 SNS 계정에 전투대비(備戰) 태세를 강조한 글을 올리며 경고 수위를 높였다. 중국 공군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군의 다양한 전투기는 조국의 보물섬을 돌며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수호하는 능력을 키웠다”고 강조했다. 공군의 항공 행사를 소개하기 위해 열린 기자회견이었지만 이 발언은 펠로시 의장을 향한 경고로 해석됐다. 중국은 대만을 조국의 보물섬이라고 표현한다. 대만과 마주한 중국 푸젠성 핑탄해사국은 대만 북부에서 120㎞가량 떨어진 해역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하기 위해 항행 경보를 발령했다.

중국의 관변 언론인인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인은 트위터에 펠로시 의장이 탄 항공기를 중국군이 격추시킬 수 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가 계정이 차단되자 해당 글을 삭제했다. 그는 “펠로시 의장이 탄 항공기를 미 전투기가 에스코트한다면 이는 침략”이라며 “중국군은 미 전투기를 강제로 쫓아낼 권리가 있고 각종 경고탄 발사에도 효과가 없으면 격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9일 열린 한 포럼에선 대만 문제와 관련해 ‘우리가 경고하지 않았다고 말하지 말라’는 표현이 여러 차례 등장했는데, 이는 1979년 중국과 베트남 전쟁이 시작되기 전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쓴 표현이다. 중국 국방부가 “좌시하면서 손 놓고 있지 않겠다”한 것 역시 저우언라이 전 총리가 6·25전쟁 당시 미국의 북진을 경고할 때 썼던 것과 유사한 표현이라고 후 편집인은 주장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미·중 갈등을 새로운 국면으로 끌고 갈 뇌관이 됐다. 오는 10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할 당 대회가 예정돼 있고 11월엔 미 중간 선거가 열리는 만큼 양측 모두 쉽게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시 주석은 지난 28일 바이든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 대만 문제와 관련해 “불장난 하면 불에 타 죽는다”고 경고했다.

중국이 펠로시 의장의 대만행을 유독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데는 그가 미 대통령 유고시 권한 승계 서열 2위의 최고위급 인사라는 점 외에도 과거 악연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펠로시 의장이 재선 의원이던 1991년 베이징을 방문해 천안문 사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플래카드를 펼쳤고, 중국이 대만 만큼 민감하게 여기는 티베트의 자치를 지지하는 강력한 후원자라고 소개하면서 “펠로시는 중국의 눈을 찌른 전력이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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