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박병은, 격정 멜로 '이브' 통해 얻은 것

장수정 2022. 7. 3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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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게 들어가는 격정적인 멜로를 해본 적이 없었지만, 멜로에 대한 갈망은 있어..대본 보자마자 이 역할을 한번 소화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주연이라고 해서 더 긴장하고, 힘주면 더 안 좋을 것 같았다..전혀 주연이라고 신경을 쓰지는 않았다."

배우 박병은은 언젠가 한 번쯤은 ‘이브’와 같은 작품에 출연하길 원했다. 모든 것을 다 내던질만큼 푹 빠져드는 ‘깊은’ 사랑을 표현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브’를 통해 이 갈망을 이뤄낸 박병은은 그간 해보지 못한 감정들을 경험하며 새로운 것들을 얻었다.


박병은은 인생을 걸고 펼치는 한 여자의 가장 강렬하고 치명적인 복수 이야기를 다룬 JTBC 드라마 ‘이브’에서 LY 그룹의 최고 경영자 강윤겸을 연기했다. 복수를 위해 자신에게 접근한 라엘(서예지 분)에게 속수무책으로 빠져들며 인생을 뒤흔드는 경험을 하게 된다.


복수를 위해 자신에게 접근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모든 것을 감내하는, 사랑에 모든 것을 내던진 남자를 연기한 박병은은 ‘격정 멜로’라는 ‘이브’의 장르에 매료돼 출연을 결심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깊은 사랑의 감정을 연기해보고 싶었단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마음껏 멜로 감성을 쏟아내며 그간의 갈증을 해소했다.


“깊게 들어가는 격정적인 멜로를 해본 적이 없었지만, 멜로에 대한 갈망은 있었다. 대본을 보자마자 이 역할을 한번 소화 해보고 싶다, 멋지게 잘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진짜 사랑하고, 모든 걸 바치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었다. 배우들의 로망일 수도 있는데 언젠가는 내 모든 감정을 쏟아내는 멜로 연기, 극으로 가는 사랑을 꿈꿨었다. 나중에는 또 다른 즐겁고, 해피한 멜로도 해보고 싶다. 사랑이라는 건 아름다운 것이니까. 이건 좀 어둡게 끝이 났지만, 밝게 끝이 날 수 있는 것도 한번 해보고 싶다.”


물론 그 깊은 감정을 연기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촬영 내내 어둡고, 또 깊은 감정을 유지하기 위해선 집중력도 필요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을 거쳤기에 박병은에게 ‘이브’는 더욱 의미 있는 작품으로 남을 수 있었다.


“작품을 많이 하는 편이지만, 이번에는 기간도 좀 길었고, 역할 자체도 굉장히 몰입도 해야 하는 캐릭터였다. 감정 상태나 캐릭터가 처한 상황도 셌다. 처음 느끼는 감정이었다. (끝이 나고) 되게 섭섭한 마음도 컸고, 그때 촬영했을 때 감정들도 계속 생각이 나더라. 지금까지 해 온 작품과는 또 다른 느낌이 드는 작품이었다.”


그간 크게 신경쓰지 않았던 몸 관리도 하면서 더욱 철저하게 ‘이브’를 준비하기도 했다. 그동안 맡았던 역할과는 결이 다른 인물이었기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한 것이다. 강윤겸 역할에 맡는 의상까지도 다양하게 고민하며 섬세하게 캐릭터를 구축해 나갔다.


“처음으로 웨이트를 하고, 다이어트를 해봤다. 상의 탈의나 배드신도 나오니까 기본적으로 몸을 만들어야 했다. 의상에 대해 스타일리스트와 많이 이야기를 했다. 슈트를 많이 입었는데, 모든 걸 다 제작했다. 빈틈없이 성장을 해 온 한 남자였고, 최연소의 회장이라는 자리에 어떻게 올랐는지가 보여야 했다. 차가우면서도 정돈되면서도 깔끔한 모습을 하려고 신경을 많이 썼다. 헤어도 또 각 잡힌 걸 강조하면서 외적으로는 준비를 그렇게 했었다.”


감정적인 부분 역시도 디테일하게 고민했다. 강윤겸이 라엘을 향해 느끼는 사랑의 깊이는 깊지만, 겉으로는 표현을 하지 않는 차가운 인물이기도 했던 것. 절제하며 감정을 표현하는, 쉽지 않은 연기를 하면서 새로운 배움을 얻기도 했다.


“액션이 들어가면 7까지 하려다가도 12로 가버리기도 하고 그렇다. 오래되신 선배님들께 연기에 대해 여쭤보면 ‘네가 하고 싶은 것의 반만 하라’라고 해주신다. 감정이나 이런 걸 오버해서 연기해버리면 관객들고 지친다. 이번엔 절제된 연기, 감정이나 마음을 응축해서 나가야 했다. 처음에는 의구심도 들었다. 분명 내 감정을 가지고 있는데, 모니터를 볼 때 화면에 표현이 안 되면 어떻게 하나 생각했다. 배우는 늘 연기에 대해 걱정, 근심이 많지 않나. 이 표현이 맞는 걸까, 저 표정이 맞을까를 많이 생각하는데, 이번에는 절제하고 응축시키면 후반부에 펼친다고 플랜을 짜 놨었다. 그런 부분에는 만족을 했다. 뭘 더 하려고 하고, 그럴 때도 많았었다. 더 잘하고 싶고, 의지가 강하면 덧붙이게 된다. 그런데 정말 잘하시는 선배님들을 보면 깔끔하게 딱 끝이다. 이젠 그런 것들을 해나가는 작업들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잘 안 되지만, 그렇게 하고 싶다.”


다만 첫 드라마 주연이라는 타이틀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 역할의 크기나 수식어보다는 강윤겸의 감정에만 집중을 한 것이다. ‘주연’이라는 무게감이나 부담감을 덜어낸 박병은은 자신의 페이스대로 강윤겸의 큰 감정 폭을 자연스럽고, 또 능숙하게 표현하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끌어냈다.


“주연이라고 해서 더 긴장하고, 힘주고 그렇게 해버리면 더 안 좋을 것 같았다. 한가지 체력적으로는 반성을 했다. 그동안에는 일주일에 두, 세 번 정도 촬영을 했다면 5일 연달아도 찍고. 그런 부분은 있었다. 그러나 전혀 주연이라고 신경을 쓰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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