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솔리니 이후 첫 극우 지도자 나오나..伊 사상 첫 女 총리 유력
“나도, 우리 당도 모두 준비됐다.”
이탈리아 극우당 ‘이탈리아형제들’(FdI) 당수 조르자 멜로니(45)는 마리오 드라기 총리가 사임한 이후 지난 2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라 스탐파’와의 인터뷰에서 “이탈리아는 불확실한 상황이지만, 나는 최고위직에서 일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탈리아에서 사상 처음으로 여성 총리가 배출될 전망이다. 이탈리아 우파연합이 27일 최다 득표를 한 당에서 총리 후보 추천 권한을 갖기로 합의하면서다. 국내외 언론은 멜로니의 총리 취임을 기정사실로 하고 일거수일투족에 주목하고 있다. 멜로니가 총리가 되면 사상 첫 여성 총리가 되면서 베니토 무솔리니 이후 집권한 첫 극우 지도자가 된다.
15살부터 파시스트 단체 활동
로마 출신인 멜로니는 15살 때 네오파시스트 성향의 정치단체 ‘이탈리아사회운동’(MSI)의 청년 조직에 가입하는 등 일찌감치 정치에 눈을 떴다. MSI는 1946년 파시스트 창시자인 베니토 무솔리니 지지자들이 창설했다고 한다. MSI는 1995년 해체됐지만, 멜로니는 2012년 MSI를 이어받은 FdI를 창당했다. 무솔리니의 손녀 라켈레 무솔리니(47) 로마시의회 의원도 FdI 소속이다.
멜로니는 2006년 하원의원에 당선됐고 2008년에는 31세에 당시 베를루스코니 내각의 청년부 장관으로 입각하며 이탈리아 최연소 장관이 됐다. FdI 창당 이후 2014년 대표로 취임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FdI는 2018년 총선 때만 해도 4% 득표율로 동맹(17%)이나 전진이탈리아(14%)에 크게 뒤졌지만 4년 만에 우파 대표주자로 올라섰다.
최근엔 발언 수위 낮춰
그는 28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자신의 반EU 입장 등을 우려하는 국제사회의 시선을 의식한 듯 “우리 당과 중도우파가 이끄는 이탈리아는 국제무대에서 신뢰받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했고, “(러시아에 맞선) 우크라이나 국민의 영웅적 항전을 절대적으로 지지하겠다”면서 ‘친푸틴’ 논란을 빚은 극우 정치인들과는 달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거리두기를 보여줬다.
국제사회는 그러나 멜로니 취임 후 이탈리아의 우경화 가능성을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 유럽미래센터 발레리오알포노 브루노 연구원은 텔레그래프에 “멜로니는 당장은 극우 이데올로기의 ‘주류화’에 적응하고 있는 것 같지만 결국 강력한 보수주의로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텔레그래프는 “멜로니는 선거 기간 이탈리아의 혼잡한 정세 속에 자신을 (다른 극우 정치인과)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고, 그 점을 활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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