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1 선배들의 세리머니, '이게 프로게이머지' 싶었다"

윤민섭 2022. 7. 3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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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지 '도란' 최현준 인터뷰

“저도, 팬분들도 기분 좋은 날일 겁니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하지 않을 거예요. 더 발전하겠습니다.”

젠지 ‘도란’ 최현준이 T1 상대로 올해 첫 승을 거둔 소감을 밝혔다. 스프링 시즌 결승전을 포함해 앞선 네 번의 맞대결에서 전부 패배했던 젠지다. 이날 T1에 처음으로 생채기를 냈다. 경기 내용 또한 완승이었다. 그러나 최현준은 기쁨과 만족은 별개의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젠지는 30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2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시즌 정규 리그 2라운드 경기에서 T1을 2대 0으로 꺾었다. 13승1패(+24)가 돼 단독 선두 자리를 지켰다. 동시에 T1(12승2패 +15)의 추격을 뿌리치는 데 성공했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최현준은 “쉽지 않은 경기를 치를 거로 예상하고 왔다”며 “이처럼 2대 0으로 깔끔한 승리를 거둬 기쁘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1라운드 T1전 패배 이후 팀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배운 바가 많았다면서 “팀적인 발전이 잘 이뤄져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전했다.

-마침내 T1을 꺾었다.
“쉽지 않은 경기를 치를 거로 예상했는데, 이렇게 2대 0으로 깔끔한 승리를 거둬 마음도 편하고 기분이 좋다. 1라운드 패배 이후 팀적으로 피드백이 잘 된 것과 별개로, 선수들이 전부 똑똑해서 개인적으로도 느낀 바도 많았을 것이다. 아쉬운 패배 이후 팀적인 발전이 잘 이뤄져 오늘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1세트 때 T1이 글로벌 궁극기를 활용해 최 선수를 집요하게 괴롭혔다.
“밴픽 단계 직후에는 상대가 밴픽을 잘했다고 생각했다. 어려운 게임이 될 거로 예상했는데, 팀원들 전부 생각했던 것만큼 게임이 힘들지는 않다고 느꼈다.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다 보니 좋은 경기력이 나온 것 같다. 밴픽 직후부터 상대가 나를 많이 노릴 것 같았는데, 막상 잡힐 때마다 큰 손해를 보지 않아서 심리적으로 여유가 있었다.”

-언제 게임을 역전했다고 직감했나.
“가장 큰 전환점은 드래곤 전투였다. ‘피넛’ (한)왕호 형이 상대 그웬을 끌면서 시작한 싸움에서 이긴 뒤로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작은 전환점은 내가 바텀에서 트위스티드 페이트와 러브 샷을 냈던 장면이다. 내가 트위스티드 페이트를 함께 데려간 덕분에 팀이 위쪽에서 이득을 볼 수 있었다. 나는 그거 하나 잘한 거 같다.(웃음)”

-2세트 땐 완승을 거두기도 했다.
“조합만 보면 우리 쪽이 더 좋다고 생각했다. 초반에 탑에서 ‘점멸’이 낭비되고, 바텀에서 퍼스트 블러드도 내주는 등 불상사가 있었다. 하지만 팀원들이 조급해하지 않고, 호흡을 잘 맞추며 상대 노림수를 다 받아친 덕에 이길 수 있었다.”

-최근 최 선수의 경기력에 대한 호평이 끊이질 않는다.
“스프링 시즌을 아쉽게 마무리한 뒤 서머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깨우친 바가 많다. 팀 컬러에 맞게끔 플레이 스타일을 바꾼 게 좋은 결과로 나오고 있는 것 같다. 팀워크가 잘 맞기 시작해서 게임을 하기 편해진 것도 있다.”

-기자는 최 선수의 라인전보다 그 이후 플레이가 다른 선수들과 차별화된다고 느낀다.
“팀을 옮길 때마다 새로운 운영법을 배우게 된다. 데이터가 쌓이고, 업데이트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운영 단계에서 팀에 도움을 줄 수 있게 됐다. 젠지에 와서는 라인전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졌다. 원래는 라인전을 압도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상황에 따라서는 정글러를 부르지 않고 턴을 한 번 넘겨도 된다는 걸 알았다. 요즘에는 게임을 천천히 해도 이길 수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오늘 ‘제우스’ 최우제와의 라인전 경합이 치열했다.
“그웬 상대로 자신 있어서 아칼리를 골랐는데 생각보다 어려웠다. 라인전을 하면서 ‘아, 이렇게 구도가 나오면 안 되는데…’싶은 상황도 있었다. 나르 대 오른 구도도 마찬가지였다. 점멸이 쉽게 빠져서 어려웠던 것도 있지만 그것과 별개로 ‘제우스’ 선수가 해당 구도에서 잘한다고 느꼈다. 개인적으로 얻어가는 바가 많았다.”

-승리 세리머니로 ‘콩댄스’를 췄다. 만석의 경기장 한복판이었는데 부끄럽진 않았나.
“처음 춤을 추겠다고 선언하고선 부끄러워서 후회도 했다. ‘스타크래프트’ 시절 프로게이머 대선배님들께서 만들어주신 세리머니 문화 아닌가. 우리 세대에서는 자주 나오지 않는 것 같아 이번 기회에 보여드리고 싶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경기 전날에 연습도 했다. 무대를 잘 마무리해 기분이 좋다.
개인적으로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한다. 어제도 프로게이머 선배님들의 세리머니 영상을 유튜브로 찾아봤다. ‘흑운장’ 이성은 선수가 세리머니로 무대를 뛰어다니는 영상을 보며 ‘이게 프로게이머지’ 생각했다. 하하.”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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