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경제, 상반기 2.9% 성장..올해 2%대 중반은 달성할 듯
한국 경제가 상반기 3% 가까이 성장하면서 올해 2%대 중반의 성장률을 지켜낼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세계 주요국의 긴축 정책과 인플레이션이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는 내년에는 성장률이 올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상반기에 견줘 2.9%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1분기 실질 GDP가 전분기 대비 0.6% 증가한 데 이어, 최근 공개된 2분기 GDP 성장률(전분기 대비)이 0.7%로 시장 예상을 웃도는 ‘깜짝 실적’을 달성한 덕분이다.
산술적으로 올해 3분기ㆍ4분기에 각각 전기 대비 0% 성장률을 기록하더라도 올해 성장률은 2.4%를 기록한다. 마이너스 성장을 하지만 않는다면 “올해 2% 중반 정도”(이창용 한은 총재)라는 예상의 언저리에 걸치게 되는 셈이다. 3분기ㆍ4분기에 각각 전분기 대비 0.3%씩 성장한다면 올해 성장률은 2.6%를 기록하게 된다. 그간 대내외 경제 여건이 악화했음에도, 새 정부가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제시한 전망치를 달성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 26일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성장률을 종전 2.5%에서 2.3%로 하향 조정했으나, 이는 같은 날 발표된 한국의 2분기 GDP 속보치를 고려하지 않은 전망이라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기재부는 지금처럼 민간 소비 증가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한국의 성장 ‘엔진’인 수출이 버텨준다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 중반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 2분기에는 민간소비가 전분기 대비 3% 증가하며 경제 성장을 이끌었고, 이달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5% 늘며 수출은 21개월 연속 플러스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최근 대정부질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거리두기 규제가 완화하면서 민간 소비가 생각보다 많이 늘어나고 있다”며 “(올해) 2%대 중반 정도는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우선 최근 이어지고 있는 높은 물가 상승세가 부담이다. 비싸진 제품ㆍ서비스 가격은 가계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여기에 한국의 주요 수출국인 미국 경제가 1ㆍ2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하고, 중국도 계속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도 불확실성을 키운다. 한국은행은 ‘글로벌 경기둔화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주요국 금리 인상 가속화로 선진국과 신흥국의 경기둔화가 초래되면서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충격은 하반기부터 가시화하면서 내년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올해 경제 성장률이 2%대 중반을 지켜내더라도, 내년에는 당초 정부 전망치(2.5%)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IMF는 7월 세계경제전망에서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2.1%로 0.8%포인트 하향 조정했는데, 올해 전망치 하향 폭(0.2%포인트)보다 더 크게 내렸다. 한 총리도 “내년 (성장률은) 2% 정도 수준을 유지할 것 같다”고 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각국의 금리 인상의 여파는 시차를 두고 반영되고 누적되는데, 이 점을 감안하면 글로벌 경기는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해 내년까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외 경제에 민감한 한국경제도 이런 경기불황의 충격을 피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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