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뉴진스' 민희진 감성, 시대 흐름 따라 추앙과 식상·선정성 사이 [류지윤의 배드토크]

류지윤 2022. 7. 3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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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 '어텐션', '하이프 보이' 뮤비 공개

일명 '민희진 걸그룹'이라고 불려왔던 뉴진스가 베일을 벗었다. 보통 데뷔 전 팀명이 정해지지 않았을 때 소속사 이름으로 불리곤 하지만, 대표 혹은 개인의 이름으로 걸그룹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케이팝(K-POP) 산업에 미친 민희진 대표의 영향력을 업계뿐 아니라 대중 역시 수긍하기 때문에 기꺼이 우리는 하이브 걸그룹이 '민희진 걸그룹'이라고 불리는 것에 동의했다.



민희진 대표는 SM엔터테인먼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출신으로 하이브 CBO를 거쳐 현재 하이브 신규 레이블 어도어 대표직을 맡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에서 디렉터로 활동할 당시 소녀시대, 샤이니, 에프엑스, 엑소, 레드벨벳, NCT 등 소속 가수들의 실험적이고 감각적인 콘셉트를 이끌었다. 기존 아이돌의 전형성을 탈피해 은유와 상징 등을 담은 콘셉트로 메시지를 도출해 내며 SM 팬덤들의 지지를 받았다. 2022년 미국의 엔터테인먼트 매체 버라이어티에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영향을 미친 여성'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의 대표작은 에프엑스의 '핑크 테이프' 아트 필름이다. 도식적인 걸그룹의 모습에서 벗어나 유니크하면서도 감각적인 앨범 아트를 선보여 에프엑스만의 분위기를 완성시켜 지금까지도 회자된다.


그런 민희진 대표가 하이브에서 선보이는 첫 걸그룹 뉴진스에 대한 기대는 높을 수밖에 없다. 뉴진스는 지난 22일 하이브 공식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어텐션' 뮤직비디오를 통해 첫 공개됐다. 이후 멤버 4명 버전의 '하이프 보이'를 순차적으로 공개했다.


뉴진스는 그야말로 '민희진 감성'으로 점철된 그룹이었다. 과한 설정보다는 멤버들의 본래 흐름이 투영된 듯한 자연스러운 콘셉트가 청량함을 가미했고, 신비로우면서도 키치한 무드가 뮤직비디오 곳곳에 묻어있었다. 소녀들이 꿈꾸는 '선망의 대상'이 뉴진스의 뮤직비디오 속에 가득 담겨 있었다.


반응도 나쁘지 않다. 데뷔 앨범 '뉴 진스'(New Jeans)는 예약 판매를 시작한 지 사흘째인 27일에 44만 4000장이 선판매 됐다. 걸그룹 데뷔 음반 초동 판매량 기존 1위는 30만 7000장을 기록한 르세라핌 미니 1집 '피리어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민희진 대표가 작품에서 여성을 다루는 방식이 식상하다는 반응도 존재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민희진 대표가 제시해왔던 아티스트 브랜딩을 우리는 약 10여 년 동안 봐왔다. 또 '민희진 감성'을 따라 하려 했던 많은 아티스트들까지 있던 터라, 뉴진스가 품은 하이틴과 키치함의 조합이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또한 뉴진스의 뮤직비디오에서 중학생 멤버가 포함된 10대 멤버들이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었다는 것을 불편해하는 사람도 있었다. 앨범 구성인 멤버별 ID 카드는 영화 '레옹'의 마틸다를 레퍼런스로 삼은 것도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영화 '레옹'은 소아성애 논란이 항상 따라다니는 작품이다.


여기에 민희진 대표가 SNS에 공개한 사진들이 뒤늦게 문제가 됐다. 민희진 대표가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사진 속에 '멜로디 넬슨' OST가 자리하고 있었고, 팬들은 '멜로디 넬슨'이 중년 남성과 10대 여성의 사랑을 담은 내용이라는 걸 지적했다. 영화 '롤리타' 영화 포스터도 같은 이유로 항의를 받았다. 이를 시작으로 그가 공유한 포스팅 사진들이 '롤리타 취향'을 기반한 것이 다수라는 사실에 해외, 국내 팬들이 커뮤니티를 통해 실망감을 토로하고 있다.


과거에도 민희진 대표는 교복에 가슴 벨트를 하거나, 올드스쿨룩 부르마, 체육복 등 롤리타를 연상시키는 앨범 아트나 의상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SNS를 통해 공개한 사진은 개인의 취향이라 선을 그을 수 있지만, 미성년자를 포함한 걸그룹을 론칭하는데, 스스로 경각심을 더 가져야 했다. 결과물의 미학에 도움이 된다면 논란 쯤이야 눈감고 넘겼을 법한 일은 이제 케이팝 시장에 없는 공식이다. 과거보다 아이돌 그룹을 바라보는 대중의 눈은 학습과 반복을 통해 날카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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