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출신 '고스펙'도 갈 곳 없다..선거 진 민주당 씁쓸한 취업난
최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의 새 보좌관이 국회에서 화제가 됐다. 유동균 전 마포구청장이 보좌관으로 왔기 때문이다. 마포구청장은 2급 상당이고, 보좌관은 4급이다. 급을 낮춰 자리를 옮긴 것이다. 유동균 보좌관은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마포구청장 재선에 도전했지만 낙선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 보좌진 사이에선 “선거에서 진 현 민주당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하소연도 나왔다.
민주당이 대통령 선거, 지방선거에서 연달아 패배하면서 민주당 인사들의 일종의 ‘취업난’이 발생했다.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다면 민주당 인사들은 청와대나 정부 부처, 각종 공공기관에 갈 수 있었지만, 정권을 국민의힘에 넘겨주면서 이런 일이 어려워졌다. 여기에 지방선거까지 지면서 지방자치단체 취업 자리도 대폭 줄어든 상황이다. 그러면서 좁아진 자리의 취업 경쟁률은 높아졌다.
최근 민주당 소속 김진표 신임 국회의장의 의장실 구성 과정에서도 이런 ‘취업난’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민주당 관계자는 “100명 훨씬 넘는 사람들이 국회의원 추천 등을 통해 의장실에 지원했다고 들었다”며 “그만큼 민주당 사람들이 갈 곳이 많지 않다는 뜻 아니겠냐”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의 이른바 ‘고스펙’ 인사들의 지원도 많았다고 한다. 실제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박경미 비서실장, 사회통합비서관이었던 조경호 정무수석비서관, 춘추관장이었던 김재준 언론비서관 등 청와대 출신 인사 10여명이 뽑혔다. 김재준 비서관은 2급 비서관으로 임명됐는데, 춘추관장 땐 1급이었다.
청와대 출신 인사는 기업에서도 높은 몸값을 인정받아왔다. 그러나 정권 교체가 되면 얘기는 달라진다. 청와대 출신 한 인사는 대선 직전이었던 지난 2월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에 취업한 A 선임행정관 사례를 들며 “기업 등 정치권이 아닌 곳으로 갈 생각이 있었다면 대선 전에 나가는 게 나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꽤 많다”고 말했다.
지금은 기업으로 옮기기도 쉽지 않다고 한다. 기업 대관 담당자는 “민주당이 아직 국회 다수 의석이긴 하지만 정권 교체가 되면서 기업이 여당 인사를 더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일했던 행정관들은 대선 이후 대거 국회 의원실 보좌진으로 복귀했다.
정치권 인사들이 또 많이 가는 자리로는 지자체 별정직 자리가 있다. 그러나 지방선거에서 지면서 민주당 인사들이 갈 자리가 많이 사라졌다. 민주당은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서 호남을 빼고는 경기에서만 유일하게 승리했다. 김동연 경기지사가 새로 선출되면서 별정직 자리를 새로 채워야 했는데, 여기에도 민주당 지원자들이 몰렸다고 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퇴임한 뒤 오병권 지사 권한대행이 별정직 자리를 많이 채워뒀다. 그래서 자리가 많지 않은데 지원자가 몰리다보니 인력 과잉 공급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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