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시 제로 '암내' 왜?.. 더워서 병 입구 변형된 탓

롯데칠성음료의 콜라 ‘펩시 제로슈거’에서 악취가 난 원인은 더운 날씨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온도가 높아지면서 일부 제품 병 입구에 생긴 미세한 틈으로 음료성분이 새어 나온 뒤 공기 중 산소와 만나 화학 반응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냄새를 일으킨 해당 성분은 식품첨가물로 허가돼 있어 안전상 문제는 없다고 발표했다.

식약처는 29일 “해당 콜라 제조업체의 이취 발생제품과 동일 제품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탄산음료와 포장재질의 기준·규격에 적합했다”며 “또 해당 제조 업체의 제조 공정에서 이상 여부를 현장 조사한 결과 특이사항은 없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내용물과 포장에는 따로 문제가 없었고 대신 더운 날씨 탓에 유통 과정에서 문제의 냄새가 발생했다고 결론 내렸다. 식약처는 “제조업체와 합동으로 이취 유발물질을 추적 검사한 결과 높은 기온의 영향으로 유통과정 중 이취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식약처는 여름철 기온 상승에 따라 일부 제품의 병 입구에 미세한 형태 변화가 생겼고, 그 틈새로 새어나온 탄산 등 기체 성분이 농축됐다가 산소와 반응해 땀내와 유사한 향을 내는 성분(데카날, 옥타날)으로 변한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데카날과 옥타날은 식품에 사용가능한 식품첨가물(향료)로 허가돼 있어 안전상 문제는 없다고 식약처는 덧붙였다.

앞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뚜껑 열자마자 지독한 냄새가 나서 그대로 버렸다” “병 주둥이 부분에서 구린내가 났다”는 등의 불만이 폭주한 바 있다.

롯데칠성음료도 “탄산음료 특성상 병 입구에 미세 변형이 생기더라도 내부의 높은 압력으로 외부 공기가 내부로 들어가는 일은 발생하지 않아 내용물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식약처는 롯데칠성음료에 재발 방지를 권고하고, 소비자 불편사항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라고 당부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입장문을 통해 “이번 일로 소비자에게 심려를 끼쳐 사과드린다”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산공정 재점검, 품질 검사 강화, 재발방지 대책 등을 통해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품질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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