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명가 LG전자도 'TV 불황'엔 속수무책..하반기도 불투명(종합)

임채현 2022. 7. 29.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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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사업본부, 판매 부진에 적자..H&A는 선방
3Q 시장 불확실성 확대..수요 둔화폭도 커진다
회사측 "카타르 월드컵·블랙프라이데이 특수 기대"
LG전자 '올레드 에보' 제품 이미지컷.ⓒLG전자



가전명가로 꼽히는 LG전자도 글로벌발 인플레이션과 엔데믹 영향을 피해가지 못했다. 올해 2분기 경영 실적에서 생활가전 부문은 프리미엄 전략으로 선방했지만 TV 부문에선 원자재값 상승과 가전 수요 위축을 견디지 못하고 적자를 기록했다. 이어지는 하반기에도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실적 개선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29일 열린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주요 선진 시장 판매 부진 영향으로 전년 분기 대비 TV 시장 실적이 하락했다"며 "패널가 하락 등 실적 개선 요인이 있었지만 매출 감소·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자원 투입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수익이 악화됐다"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소비 위축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업계 내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중심의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 및 월드컵 특수에 적극 대응해 상반기 부진했던 매출을 만회하고 효율적인 마케팅 자원을 운용해 수익성 방어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 부문은 올해 2분기 189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매출은 3조45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5% 감소했다. 역대 2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한 전체 실적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코로나 특수가 끝나자마자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영향에 따라 TV수요가 급격히 축소되고 유통 재고가 증가한 탓이다.


반면 생활가전을 맡고 있는 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H&A) 사업 부문은 호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북미를 중심으로 한 선진 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다. 오브제컬렉션을 비롯해 신가전 등의 프리미엄 제품들이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원자재 인상과 물류비 증가로 인해 영업익이 전년 동기 대비 다소 감소하긴 했지만 전체 영업익의 55%에 해당하는 4322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LG전자 영업이익 추이.ⓒ데일리안 DB

문제는 3분기 이후 하반기 시장이다. 최근 업계에서는 공통점으로 입을 모아 시장의 불확실성을 언급하며 현재 기조가 유지되거나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LG전자가 경쟁사와 다르게 2분기 생활가전 실적을 선방하긴 했으나 하반기 수요 둔화로 업체 간 경쟁도 더욱 심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LG전자는 '프리미엄' 사업 확대와 추가 제품 모델 강화로 가전 시장을 지속적으로 선도하고 시장 변동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강조했다. 냉장고·세탁기같은 필수가전 외에도 식기세척기·스타일러와 같은 위생 가전 사업도 강화함과 동시에 '업가전' 고객 경험을 제공해 LG전자만의 차별화 포인트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퀀텀닷(QD)-OLED 제품 대비 자사 OLED 제품의 제품력과 경쟁력에서 우위를 지니고 있다고 보고 이를 유지해나간다는 입장이다. LG전자는 "제품력 측면에선 경쟁사에 적극 대응할 수 있다고 본다. 당사는 경쟁사가 아닌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지속 제공함으로 인해 차별화된 경험을 주고자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LG전자는 2분기 북미-유럽 등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TV수요가 급감한 것과 관련해 하반기 스포츠 특수를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LG전자는 "11월 카타르 월드컵 등 스포츠 이벤트와 블랙프라이데이 등 성수기 시즌을 통해서 상반기 판매 부진이 어느 정도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활용하고 마케팅 비용 효율적 사용으로 수익성을 점진 개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회사 측은 단순한 OLED 프리미엄 시장 지위 강화 뿐만 아니라 고객 경험을 차별화하고 플랫폼 사업을 강화하는 등 '질적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지역별 전략을 통해 견조한 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에선 프리미엄과 가전 판매를 확대하고 신흥 시장에선 가격 경쟁력을 강화해 수요양극화에 대응하고 선점 모멘텀을 유지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LG전자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79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 매출은 19조4640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5% 늘었다. 매출은 역대 2분기 중 최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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