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천은파교회, MBC 상대 '정정보도 소송'에서 '패소'
[정병진 기자]
여천은파교회와 대표자 고요셉씨가 (주)문화방송(아래 MBC)와 조희원 기자 등을 상대로 제기한 '정정보도청구' 소송에서 지난 8일 패소했다. 원고는 'MBC가 허위인 불법 교회세습 의혹 보도로 원고의 명예훼손을 했다'면서 정정보도를 요구했다. 하지만 서울서부지방법원 제12민사부는 "이 사건의 청구는 이유 없다"면서 기각 판결했다.
▲ 여천은파교회 예배당 고요셉 목사가 담임목사로 있는 여천은파교회 예배당 |
ⓒ 정병진 |
이에 원고 측은 "여천은파교회는 신도·예배 없는 '서류 교회'"가 아니며 "여수은파교회와는 별도로 독자적인 신도를 두고, 예배 및 선교 활동 등을 하고 있는 교회"라 주장했다. MBC 보도와 달리 "여수은파교회의 성도가 자신도 모르게 원고 교회(여천은파교회)의 회원으로 등록된 사실이 없다"고도 했다.
여수MBC는 관련 보도를 하면서 여수은파교회 신도들에게 아들 목사가 담임하는 "여천은파교회 계좌로 헌금을 보내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가 발송됐다는 언급도 한 적 있다. 이에 대해서도 원고는 해당 문자에 대해 "고요셉이 여수은파교회에서도 설교를 맡게 되면서 이에 참석한 원고 교회 소속 성도들 중 원고 교회에 헌금을 하기 원하는 성도들의 편의를 위한 문자 공지에 불과"하다고 항변했다.
▲ 여수은파교회 여수은파교회(담임목사 고만호) 예배당과 선교센터 |
ⓒ 정병진 |
하지만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원고 교회(여천은파교회)는 여수은파교회와 독립하여 개척교회로써 실질적인 활동을 하기 위해 설립된 것이 아니다"고 봤다. 다만, "직계비속의 담임목사 청빙을 금지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교단의 교회 헌법 규정을 잠탈(潛脫: 규제나 제도 따위에서 교묘히 빠져나감)해 원고 교회와 통합하는 방법으로 여수은파교회의 담임 목사 지위를 원고 고요셉에게 넘겨주기 위한 목적으로 독립된 실질 없이 형식적으로 설립·운영되었던 것으로 보일 뿐"이라 하였다.
재판부가 이에 대한 근거로 제시한 구체적 정황은 다음과 같다.
① 원고 고요셉은 여수은파교회 부목사로 시무하다가 여천은파교회를 설립한 뒤에도 여수은파교회에서 계속 설교를 담당하였다.
② 여천은파교회가 설립된 지 6개월 만에 여수은파교회는 '교회합병, 합병교회 목사 청빙의 건' 등으로 공동의회를 개최하였다.
③ 조 기자가 이 사건을 취재할 당시 주일 낮 예배시간인 11시부터 약 10분 전까지 미리 도착한 교인 한 명 없이 교회 문이 잠겨 있었다.
④ 청년부 전도사가 "(여수은파교회) 청년부 예배를 제외한 여수은파교회의 다른 예배 시에 헌금하면" 여천은파교회 재정으로 전달하는 과정이 복잡하므로 "청년부 예배에서 헌금을 하거나, 직접 원고 교회(여천은파교회) 계좌로 보내줄 것을 안내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있다.
⑤ MBC가 이 사건을 보도한 뒤 고요셉은 신도들에게 "'원고 교회(여천은파교회)의 1부 예배를 토요일 오후 5시에 여수은파교회의 시온성전에서 한다'고 안내"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러한 이유를 들어 재판부는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며 모든 청구를 기각했다. MBC와 조희원 기자 등이 정정보도문 게재나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고 원고들이 소송비용을 부담하라고 판결한 것. 원고 측에서는 이 같은 1심 재판부 판결에 불복해 지난 25일 상소했다.
한편, 여수은파교회는 지난 3월 6일 공동의회를 열어 세습 금지법을 만들어 시행 중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교단을 탈퇴하기로 결의했다. 여수노회는 4월 26일 정기노회를 열어 교단을 탈퇴한 고만호, 고요셉씨에 대해 면직, 제명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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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여수넷통뉴스>에도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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