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2나노급 차세대 반도체' 개발 손잡는다..3년내 양산 목표

김현예 2022. 7. 29.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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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반도체 시장 패권을 잡기 위해 미국과 일본이 손을 잡고 나섰다. 양자 컴퓨터 등에 쓰일 ‘차세대 반도체’를 두 나라가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반도체 시장에서 약진하는 중국을 견제하는 동시에 미래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5월 일본 도쿄 소재 영빈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9일 미국과 일본이 차세대 반도체를 공동연구해 오는 2025년께 양산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두 나라의 차세대 반도체 연구와 생산에 관한 내용은 ‘경제판 2+2’로 불리는 미·일 경제정책협의위원회(EPCC) 협력 문서에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일본은 29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양국의 외교장관과 경제장관이 참석하는 EPCC 회의를 연다. 이 자리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지나 러먼도 상무장관이 참석한다. 일본 측에선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외무상과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경제산업상이 자리를 함께한다.


미국·일본 차세대 반도체 투자 왜 손잡나


일본은 차세대 반도체 연구를 위해 올해 안에 연구개발(R&D) 거점을 세우기로 했다. 시범 생산라인까지 만드는데, 일본은 오는 2025년께 미래 시장을 겨냥한 반도체를 양산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반도체는 회로 선폭이 촘촘할수록 전력소모가 적다. 두 나라가 개발하기로 한 것은 2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급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 일본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일본 도쿄 소재 영빈관에서 열린 환영 행사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대화하며 이동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일본 방문 이후 안보 문제 외에도 두 나라간 경제 협력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연합뉴스

반도체 시장에서 위탁생산(파운드리)을 담당하는 곳은 대만의 TSMC로 세계 시장 점유율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닛케이는 “대만은 오는 2025년에 2나노 반도체 생산을 시작할 방침이지만, 중국이 대만의 무력통일도 불사하고 있어 안전보장상의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일본이 독자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데엔 중국이 있다는 얘기다.

일본 9조6400억원, 미국 67조원 반도체에 쏟아붓는다


‘차세대 반도체 제조기술개발센터’라는 가칭이 붙은 미·일 연구거점에는 양국 반도체 ‘두뇌’가 대거 투입될 전망이다. 일본 측에선 산업기술종합연구소를 비롯해 도쿄대가, 미국에선 국립반도체기술센터(NSTC)가 합류한다. 양국 반도체 기업도 힘을 보탠다. 반도체 설계부터 반도체 생산을 위한 장치와 소재 개발, 반도체 생산라인 등 전 분야에 걸쳐 연구가 이뤄진다. 닛케이는 “양산이 가능한 단계에 접어들면 국내외 기업에 기술을 전해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거액의 투자도 이뤄질 예정이다. 일본은 10년에 1조엔(약 9조6400억원)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에선 최근 반도체 생산연구에 520억 달러(약 68조원)의 보조금을 투입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의회를 통과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만 남겨놓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6월 세계 최초로 GAA(Gate-All-Around) 기술을 적용한 3나노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정 기반의 초도 양산을 시작했다.. 3나노 공정은 반도체 제조 공정 가운데 가장 앞선 기술로, 이 기술을 적용한 파운드리는 전 세계에서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삼성전자 제공) 뉴스1

일본은 지난 1990년대엔 세계 점유율의 절반 가까이 차지할 정도로 시장 지배력이 컸다. 하지만 지난 30년 사이 반도체 소재와 장비 분야를 제외하곤 영향력을 많이 잃었고 시장 점유율도 15% 정도에 그치고 있다. 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선 대만이, 반도체 설계와 개발 분야에선 미국이 앞장서 있다. 정보를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선 한국 삼성이 세계 1위를 오랜 시간 차지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최근 '칩4'로 불리는 반도체 협력체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과 한국, 일본, 대만이 참여하는 협력체를 구축해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다. 닛케이는 “미·중 대립을 배경으로 하는 반도체 공급망 재구축을 위해선 생산 거점을 외부로 내놓는 데 신중한 대만과 한국 등과의 제휴도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쿄=김현예 특파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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