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시 후 시험대 오른 5G 중간요금제.."경쟁전 펼쳐져야"
과기정통부 "요금제 더 세분돼야 한다는 데 공감"
SK텔레콤이 정부에 신고한 5G 중간요금제가 승인됐다. KT와 LG유플러스도 5G 중간요금제 출시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용자들은 SK텔레콤이 내놓은 요금제가 원하던 수준에는 못 미친다는 반응이다. 중간요금제에 걸맞은 다양한 데이터 제공량 구간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게 큰 이유다.
그렇다고 이동통신사들이 다양한 요금제를 통해 경쟁을 펼칠지는 미지수다. SK텔레콤이 내놓은 중간요금제를 기준으로 ‘구색 맞추기’식 요금제를 출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정부는 추가적인 중간요금제 출시를 독려하고 나섰다.
현재 5G 요금제는 데이터 제공량 10~12GB(월 5만5000원)와 110~150GB(월 6만9000~7만5000원)로 이원화돼 있다. 중간 단계가 없다 보니 이용자는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고가요금제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이용자를 중심으로 선택권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도 공공요금과 소비자물가가 큰 폭으로 오르자 민생안정을 위해 통신요금 절감을 위한 중간요금제가 필요하다고 업계를 독려해왔다.
이날 SK텔레콤이 내놓은 중간요금제의 핵심은 데이터 24GB(소진 시 최대 1Mbps)를 월 5만9000원에 제공하는 구간을 신설한 것이다. 월평균 11~24GB를 쓰는 이용자는 현재 6만9000원 요금제밖에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데, 선택지가 하나 늘었다. 24GB로 요금제로 변경하면 1만원을 절감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이용자의 요금제 선택권을 확대하고 통신비 부담도 완화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SK텔레콤은 “상위 1% 헤비유저를 제외한 하위 99% 5G 이용자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을 기준으로 중량 구간의 데이터 제공량을 24GB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얼마나 많은 이용자가 중간요금제 혜택을 볼지는 “영업기밀”이라며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정부도 SK텔레콤의 설명을 “일부 공감한다”면서도 요금제 다양성에는 부족함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이용자는 통신비를 경감받을 수 있지만, 사업자는 수익이 감소하는 것이라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이번 요금제 발표가 마지막이 아니라 더 세분돼야 한다고 저희도 공감하고 있다. 다만 현행 제도하에서는 요금제를 강제할 수는 없어서 (이동통신사들과) 지속해서 협의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동통신사들이 다양한 중간요금제를 출시하는 ‘경쟁전’이 펼쳐져야 이용자 만족도도 높아질 거라 본다. 경쟁사들이 데이터 제공량과 가격대를 SK텔레콤보다 다양하게 구성하면 소비자 선택지도 넓어지기 때문이다. 다만 남은 이동통신사들도 SK텔레콤처럼 24GB를 기준으로 중량 구간을 설정할 가능성이 커 다양한 요금제 출시는 결과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KT, LG유플러스는 조만간 중간요금제를 각자 내놓을 전망이다. KT 관계자는 “8월 중 중간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다. 다만 아직 요금제와 관련해서는 결정을 내린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도 “구체적으로 방향이 정해진 것은 없다. 고객 요구, 정부 논의 사항, 업황 등을 종합 검토해 중간요금제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홍 실장은 “나머지 두 사업자는 유보신고가 아니어서 어떻게 나올지는 예상하기 어렵다. 다만 다양하게 접근하는 것을 강요할 수는 없지만 요청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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