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글로벌 공급망 해결대책 '니어쇼어링'

2022. 7. 29.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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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년간 효율성을 추구한 글로벌 공급망은 세계화의 상징이었지만 최근에는 변화가 확연해지고 있다.

우선 기업들은 니어쇼어링 전략을 통해 중국 '올인'에서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소비지와 가까운 인근 국가로 생산시설 이전 또는 추가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이제 다수 다국적 기업은 글로벌 공급망 효율성과 언제 어떤 양태로 닥칠지 모르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탄력성 사이의 균형을 잡기 위한 하이브리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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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 지난 30년간 효율성을 추구한 글로벌 공급망은 세계화의 상징이었지만 최근에는 변화가 확연해지고 있다. 3년 전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는 이런 현상을 ‘슬로벌리제이션(세계화의 둔화)’로 명명했다.

글로벌 공급망은 2008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는데 그 변화는 3단계에 걸쳐 점진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첫 단계에 해당하는 사태는 2011년 일본 대지진, 태국 대홍수 등 자연재해로 글로벌 공급망의 큰 축인 일본 기업의 생산시설이 큰 타격을 입은 것이다. 자동차 등 부품 공급의 공급망 병목현상이 나타났다.

이 병목현상을 악화시킨 두 번째 단계는 2018년 미국의 대중 무역 제재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다. 공급망은 교란되기 시작했고, 이동 통제로 제품 생산뿐 아니라 운송·유통 등 전 공정에서 차질이 발생했다. 지난 2월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복병까지 등장했다. 에너지·식량 공급망은 교란 수준을 넘어 쇼크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코로나19 대처 과정에서 각국에 생긴 인플레이션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이러한 자연재해, 팬데믹, 지정학 리스크 등 일련의 사태를 목격한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만약의 상황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효율성 못지않게 탄력성(복원력) 또한 중시하게 됐다.

유수의 다국적기업들은 공급망 차질 현상에 직면해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기업전략을 설계, 실행하고 있다. 우선 기업들은 니어쇼어링 전략을 통해 중국 ‘올인’에서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소비지와 가까운 인근 국가로 생산시설 이전 또는 추가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또한 재고량 확대, 장기 계약 체결, 중간재 공급선 다원화, 원자재-중간재-최종재 생산 공정 수직 통합 등도 이뤄지고 있다. 이는 니어쇼어링과 더불어 중복투자지만 효율성과 함께 탄력성을 고려한 고육지책이다. 이제 다수 다국적 기업은 글로벌 공급망 효율성과 언제 어떤 양태로 닥칠지 모르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탄력성 사이의 균형을 잡기 위한 하이브리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효율성과 탄력성의 균형 전략 추세는 우리에게도 특정 국가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분산시킬 필요성을 다시 부각시켜 준다.

멕시코는 북미 시장 관문이자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USMCA)으로 엮인 중남미 최적의 니어쇼어링 여건을 갖추고 있다. 최근 미주개발은행(IDB)은 중단기적으로 780억달러 규모의 중남미 지역 내 니어쇼어링 효과를 예상했다. 이중 절반에 가까운 350억달러의 혜택을 멕시코가 수출 증가로 누릴 전망이다.

미국 지정학자 피터 자이한도 신작 ‘세계의 종말이 막 시작되고 있다(The End of the World is just beginning)’에서 텍사스의 기술, 멕시코의 인력과 미국·멕시코의 경제 통합을 이유로 들며 텍사스-멕시코 축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달 초 포스코가 멕시코의 동북부 코아우일라주에 1억달러 규모의 전기차 부품 공장 기공식을 했다. 이처럼 우리 기업들도 니어쇼어링 추세를 눈여겨보고 구체적 계획을 입안하고 실행해야 할 때다. 이미 중국 진출 미국기업들은 물론, 중국기업들도 몬트레이 등 미국 국경 도시에서 니어쇼어링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

▲니어쇼어링(nearshoring): 기업들이 해외 생산 시설의 본국 이전(리쇼어링·reshoring)이 어렵다고 판단할 경우 인접 국가에 생산 시설을 이전하는 것을 말한다.

서정인 주 멕시코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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