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모험, 교양 축적까지..올여름 북캉스 준비 완료

이승연 2022. 7. 29.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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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시대로의 전환을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까지 기승을 부리는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한 여름 휴가를 소망하게 된다. 그렇다면 어느 것에도 제한받지 않고 지금 당장 떠날 수 있는 문학 바캉스는 어떨까. 2022년 상반기 베스트셀러 동향과, 하반기 주목해볼 도서 목록, 다양한 문학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도심 내 공간까지 소개한다.

▶ 2022 상반기 베스트셀러 키워드

▷‘n차 감상’, ‘인문·교양’, ‘K-소설’을 주목하라

예스24가 올 상반기, 주요한 사회 문화적 흐름과 도서 판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2022년 상반기 월별 베스트셀러 트렌드를 분석했다. 엔데믹으로의 전환 국면에 접어든 이 시점에, 서점가에서 발견한 트렌드는 무엇일까. 먼저 OTT의 활성화 등으로 수많은 팬들을 양산한 드라마 대본집 출간과 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 예스24의 집계 결과 올 상반기 출간된 대본집은 총 21종으로 최근 3년 이래 가장 많았고, 판매량도 지난해 상반기 대비 108.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본집의 이런 인기는 영상을 통해 느꼈던 감동과 여운을 활자로 되새기며 더욱 풍성하게 감상하고자 하는 수요와, 소장 욕구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상반기 대본집 베스트셀러 1위와 2위는 SBS 월화드라마 ‘그 해 우리는’의 작가판 무삭제 대본집 『그 해 우리는 1』과 『그 해 우리는 2』가 차지했다.

코로나19 변이 확산으로 인한 팬데믹 난세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던 가운데, 시대의 석학에게서 삶의 지혜를 찾고자 하는 움직임도 있었다. 인문 교양서들의 보편적 주제인 삶과 죽음에 대한 통찰은 혼돈 속에 더욱 빛을 발했다. 지난해 상반기 -13.7% 감소한 ‘인문’ 분야는 올 상반기 2.0%의 판매 성장률로 반등했다. 2월 말 고(故)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 별세 이후, 지난해 10월 출간된 대담집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이 역주행해 3월 첫째 주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 5월 넷째 주까지 12주 연속 20위권을 유지하며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 2위를 차지했다. 진입 장벽을 낮춘 대중 철학서와 심리학 도서의 약진도 눈에 띈다.

그 밖에도 국내 독자들의 꾸준한 지지 속에 한국 소설이 국내외에서 그 독창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예스24의 집계 결과, 최근 3년간 한국 소설 판매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동네 작은 편의점을 무대로 이웃들의 희로애락을 그린 김호연 작가의 소설 『불편한 편의점』은 올 초부터 꾸준히 신규 독자들을 유입시키며 상반기 최다 판매 도서에 등극했다. 4월 초에는 『아몬드』의 손원평 작가가 펴낸 장편소설 『서른의 반격』이 제19회 일본 서점대상 번역소설 부문 1위 수상을 알렸고, 4월 말에는 정보라 작가의 소설 『저주토끼』가 영국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한국 SF 문학의 신세계를 개척한 김초엽 작가의 첫 장편소설 『지구 끝의 온실』은 독창적 설정과 몰입도 높은 전개로 많은 독자들에게 여운을 남기며, 10만 부 판매를 돌파했고 영상화도 확정했다.

하반기 도서 트렌드 이끌까? 여름철 주목해볼 이 책들

“올 상반기 서점가에 수많은 팬들을 양산한 드라마 대본집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는 영상을 통해 느꼈던 감동과 여운을 활자로 되새기며 더욱 풍성하게 감상하고자 하는 수요와, 소장 욕구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팬데믹 난세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던 가운데, 시대의 석학에게서 삶의 지혜를 찾고자 하는 책들이 판매 성장률을 보였으며, 그 밖에도 한국 소설이 국내외에서 그 독창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K-소설’의 높아진 기세를 보여줬다.”

▷헤어질 결심 각본 | 정서경·박찬욱 저 / 을유문화사 펴냄

박찬욱 감독에게 2022 제75회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작을 안긴 영화 ‘헤어질 결심’. 영화는 칸 국제영화제 공식 데일리지인 스크린 인터내셔널(Screen International) 평점에서 올해 상영작 가운데 1위를 기록했으며, 전 세계 192개국에 선판매가 되며 영화가 개봉하기 전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으며 ‘n차 관람’ 붐이 일었던 영화다. 『헤어질 결심 각본』은 정서경 작가와 박찬욱 감독이 함께 쓴 영화 ‘헤어질 결심’의 오리지널 각본을 담은 책으로, 영화 속 명대사들을 그대로 재확인하는 즐거움이 있다. 극중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는 서래(탕웨이)의 특별한 매력을 활자로 확인할 수 있으며, 해준(박해일)의 대사를 통해서도 극을 만드는 과정에서 단어 선정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를 천천히 돌아볼 수 있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을 비롯해, 예스24에서도 7월18일 예약 판매를 시작한 『헤어질 결심 각본』이 하루 만에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예스24에 따르면, 예약 판매 만 하루 동안의 판매 부수는 약 6000부 이상으로 확인된다.

▷책들의 부엌 | 김지혜 저 / 팩토리나인 펴냄

『책들의 부엌』은 ‘소양리 북스 키친’을 찾아온 9명의 인물 각각의 에피소드를 통해 다양한 고민을 말한다. 삶에서 휴식이 필요한 순간, 우연히 방문하게 된 ‘소양리 북스 키친’에서 그들은 휴식과 대화를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고, 한 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충전하며, 어느덧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일상으로 돌아간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과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를 잇는 따뜻한 힐링 도서다. ‘보기만 해도 힘이 나는 문장들을 정성스레 모아 지은 건강하고 맛있는 한 끼 밥상’, ‘‘윤스테이’, ‘리틀 포레스트’가 생각나는 책’ 등 독자들의 추천서가 힐링을 꿈꾸는 이들을 ‘소양리 북스 키친’으로 이끈다.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 나태주 저 / 열림원 펴냄

‘그렇게 꼭 잘하려고만/하지 않아도 된다//지금 모습 그대로 너는/충분히 예쁘고//가끔은 실수하고 서툴러도 너는/사랑스런 사람이란다’(-「어린 벗에게」 中) 작고 사소해 보이는 주변의 모든 존재를 애정 가득한 눈으로 시에 담아온 풀꽃 시인 나태주의 신작 시집이다. 힘든 시간을 지나고, 다시 반짝이는 오늘을 바라는 우리에게 위로와 응원의 인사를 건네는 신작시 176편을 담았다. 나태주 시인은 2020년 2월부터 2022년 2월까지 하루에 시 한 편, 또는 일주일에 한 편씩 눈앞에서 독자들을 만나는 마음으로 꾹꾹 눌러썼다. 이번 신간은 나태주 시인이 전하는 반가운 안부 인사인 셈이다. 책은 총 4부로 구성, 1부 ‘그래도 괜찮아’는 오늘에 대한 감사와 내일에 대한 기대를, 2부 ‘너무 애쓰지 마라’는 고달픈 인생 여행길에서 힘이 되어주는 ‘너’라는 존재들을 담았다. 3부 ‘지금도 좋아’는 이어령 선생, 동명 스님, 계룡산의 도예가 부부 등 시인이 삶에서 마주쳐온 이들에게 느꼈던 존중과 경의를, 4부 ‘천천히 가자’는 일상의 성찰과 따뜻한 세상을 위한 사랑의 실천을 이야기한다.

▷100년의 서울을 걷는 인문학 | 조동범 저 / 도마뱀출판사 펴냄

도시는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만으로 이루어진 곳이 아니다. 도시는 하나의 상징이며 인문학의 장으로 기능하기도 한다. 서울이라는 도시 혹은 도시로서의 서울은 어떨까. 도시 산책자인 저자는 100여 년의 시공간을 넘나들며 서울을 누빈다. 종로를 거쳐 혜화동 마로니에 공원을 걷고, 신촌과 홍대앞을 지나 상수동의 어느 거리를 거닐기도 한다. 저자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서울은 숱한 매력을 감추고 있는 곳이다. 서울은 지난했던 우리 근대사를 온몸으로 견디며 성장해왔다. 식민지 하의 경성에서 전쟁과 독재, 가난과 개발 등의 틈바구니에서 격정적인 변화를 감내해왔고, 산업화를 정통으로 맞으며 세계적인 거대도시로 거듭하며 현재에 이르렀다. 그 때문에 동네별로 다양한 특성을 담고 있기도 하다. 우리 삶을 축소해놓은 듯한 종로3가, 특정한 시대와 문화를 지닌 홍대앞, 부의 상징이 된 강남 등 서울이 가진 무수히 많은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다섯번째 산 | 파울로 코엘료 저 / 오진영 역 / 문학동네 펴냄

전 세계 170개국 이상 88개 언어로 번역되어 3억2000만 부가 넘는 판매고를 기록한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다섯번째 산』(1996)이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삶의 커다란 전환점이 된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 순례 여행 이후 대표작 『연금술사』와 『순례자』를 펴낸 코엘료. 『다섯번째 산』은 그의 인생을 결정적으로 뒤바꿔놓은 시련과 그 경험에서 얻은 소중한 깨달음 이후 써 내려간 작품이다. 『다섯번째 산』(2022)은, 성경에 등장하는 예언자 엘리야의 이야기에 문학적 상상을 더한 이야기다. 엘리야는 예상치 못한 순간 거듭 밀어닥치는 시련에도 의지와 끈기를 잃지 않고 꿋꿋이 나아가 무너진 마음과 땅을 재건한다. 주인공은 긴 터널과도 같은 고비를 넘어서서 자신이 진정으로 바라던 꿈을 향해 나아가게 된다. ‘작가의 말’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다. ‘살아가다 보면 우리가 각자 ‘자아의 신화’에 이르는 진정한 길로 돌아가게 하는 일들이 생겨난다. 우리가 삶에서 배운 모든 것을 활용할 수 있도록 또 다른 일들도 일어난다. 그리고 마침내 어떤 일들은 우리에게 교훈을 준다.’(-p11, 작가의 말 中) 작가 데뷔 35주년을 맞는 ‘영혼의 연금술사’ 코엘료. 이 소설에는 ‘피할 수 없는 시련은 인생의 형벌이 아닌 도전’이라는 그의 육성이 절절하게 담겨 있다. 이번 신간은 포르투갈어 원전을 번역해, 구판의 오류를 바로잡고 문장을 현대적으로 다듬었다.

▷붉은 봄 | 원주희 저 / 마카롱 펴냄

한양 한복판 배오개에서 중전의 오빠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용의자는 바로 왕의 여동생 보명공주. 결혼해 출가했지만, 남편을 여읜 뒤에는 화양궁에서 희락회 회원들과 놀이를 즐기며 유유자적하게 살고 있다. 감히 왕의 여동생에게 씌워진 살인 혐의에 왕의 배다른 동생 수안군에게 이 사건의 조사가 떨어진다. 한편 얼굴 한번 못 본 남편이 혼례 당일에 사고로 죽으며 청상이 된 장소봉은 열녀의 길 대신 자신의 박물전 ‘단미’를 운영하며 꿋꿋하게 살고 있다. 소봉은 단골인 보명의 초청으로 화양궁 연회에 참석하다 사건을 수사하러 온 수안군과 만나고, 우연히 사건에 연루되면서 그의 조력자가 된다. 『붉은 봄』은 조선 후기 왕실을 무대로 한 로맨스 미스터리 소설이다. 조선에서 남편 없이 살아가는 젊은 두 여인. 한 사람은 장사에 뛰어들 정도로 통통 튀는 인물이고, 다른 한 사람은 돈과 권력을 이용해 권세 있는 양반들조차 쥐락펴락하며 그들 위에 군림하는 인물이다. 조선 시대 여인의 운명을 거부하는 주인공들과, 스토리 빠른 전개가 흥미를 유발한다. 제9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대상 수상작.

더위 한풀 꺾는 이곳으로, 북캉스 떠나볼까

▶의정부미술도서관&의정부음악도서관

외관에서부터 압도될 듯한 디자인을 뽐내는 의정부미술도서관. 2019년 11월 문을 연 이곳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이 장소가 미술도서관인 이유를 알게 된다. 미술관과 도서관이 융합된 이곳은 기존 도서관처럼 책을 읽는 것뿐만이 아니라, 미래세대가 미술 분야의 깊이 있는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되어 있다. 의정부미술도서관은 오픈공간의 장점을 극대화해 모든 공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1~3층은 원형계단을 통해 하나의 공간처럼 느껴지게 한다. 특히 전면 유리창을 통해 바깥의 풍경을 바라보면 도심 빌딩에 피로해진 눈을 쉬게 해주는 느낌이다.

1층은 아트 그라운드로 전시관과 미술자료를 열람할 수 있고, 2층은 제너럴 그라운드로 일반 공공도서관의 역할을 한다. 특히 어린이 자료존과 일반 자료존을 분리하지 않아 가족이 함께 와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좌석 역시 공간별로 여유 있게 배치해 혼자 이곳을 찾아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고 싶은 방문객들, 또 가족 단위의 방문객 모두를 만족시킨다. 2층에서 눈에 띄는 공간은 필사의 숲. 1인당 원고지 1페이지씩 ‘의정부 올해의 책’을 필사할 수 있는 공간이다. 1평도 안 되는 공간에 책상과 의자, 스탠드까지 옹기종기 모여 있다. 필사를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곳에 들어와 도서 속 원하는 내용을 옮겨 적으면 된다. 올해의 선정 도서는 김호연 장편소설 『불편한 편의점』. 앞서 이곳을 찾은 손님들이 필사했던 문장을 보니 흥미가 인다. 3층은 열람과 체험, 창작과 교육, 커뮤니티 활동을 할 수 있는 멀티 그라운드로 구성되어 있다. 원형계단을 통해 3층에서 1층을 내려다보면 서가의 답답함 대신 탁 트여 있는 공간 구조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의정부미술도서관을 찾는다면 조금 더 발품을 팔아 음악도서관도 찾아보길 추천한다. 미술도서관에서 대중교통으로 30분 남짓한 거리에 위치한 의정부음악도서관은 책과 음악이 융합된 복합문화공간이다. 지난해 문을 연 이곳은 의정부시가 미군부대 주둔과 타이거 JK, 윤미래 등 힙합을 모티브로 조성된 블랙뮤직(재즈, 블루스, 가스펠, 소울, R&B, 힙합 등의 장르 음악으로, 20세기 이후 서양 대중음악의 원천이 되는 장르, 음악을 통틀어 말한다)을 특화 장르로 선정해 의정부시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갖춘 공간으로 기획, 건립했다. 6000여 점이 넘는 음악 CD, 1000여 점의 LP, 2000여 점의 악보를 구입해 비치, 특히 지역의 음악적 특색을 반영한 블랙뮤직장르의 자료를 확보했다. 1층에는 성인도서와 아동도서를 배치한 서가와, 한쪽에는 오픈스테이지 공간을 마련해 라이브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열린다. 2층에는 시와 고전문학 자료와 음악전공자 및 입문자를 위한 악보 자료들을 비치했다. 3층에는 다양한 음악 장르의 CD, LP와 DVD 자료와 개임 음악 청취가 가능한 CD플레이어 및 턴테이블을 비치해 두었는데, 특히 이곳을 처음 찾은 에디터 역시 오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었다. 뮤직홀에서는 영화 ‘미녀와 야수’가 상영 중이었고, 오디오룸에서는 시간별 음악 관련 영상을 시청 가능하다. 에디터가 찾은 시간에는 지휘자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와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베토벤 교향곡 연주를 만나볼 수 있었다. 미술과 음악 전공자가 아니어도 공공도서관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일상에서 색다른 휴식을 얻고 싶다면 이곳을 찾아보도록 하자.

Info (의정부미술도서관)위치 경기도 의정부시 민락로 248 이용 시간 화~금요일 10:00~21:00, 토~일요일 10:00~18:00 *월요일, 법정공휴일 휴관

(의정부음악도서관)위치 경기도 의정부시 장곡로 280 이용 시간 화~금요일 10:00~21:00, 토~일요일 10:00~18:00 *월요일, 법정공휴일 휴관

▶ 종로 청운문학도서관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사색을 즐기며 폭포가 흐르는 소리를 ASMR 삼아 책을 읽을 수 있는 곳이 있다. 2014년에 개관한 종로 청운문학도서관은 도심 옛 성곽길과 인왕산의 자연경관을 한눈에 만나볼 수 있는 휴식 공간이자, 시, 소설, 수필 위주의 문학 도서를 소장한 도서관이다. 주민들에게는 독서모임 장소가 되기도 하며 때로는 국내 문학 작품 및 작가 중심의 기획 전시, 인문학 강연, 시 창작 교실 등도 운영하고 있다. 경사진 대지의 특성을 활용해 2개의 층으로 구성, 지하 1층은 테라스하우스처럼 남측 전면이 열려 있는 현대적 도서관을, 지상 1층은 전통한옥으로 건립했다. 그 경관은 2015년 대한민국 한옥공모전에서 대상 수상할 정도. 지하 1층에는 일반열람실과 어린이 열람실, 회의실, 카페, 전시실 등이 마련돼 있고, 지상 1층에는 ‘ㄱ’자형 한옥 공간과 작은 정자가 위치해 있다.

무엇보다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한옥 도서관이라는 특징뿐만 아니라 전통 건축의 명맥을 잇는 곳이기 때문. 한옥의 지붕은 전통수제기와를 사용, 꽃담 위에 얹은 기와의 경우 돈의문뉴타운 재개발로 철거되는 한옥의 수제기와 3000여 장을 가져와 재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층에서 책을 대여해 2층 한옥 공간에서 독서가 가능한데, 특히 정자 공간에 들어서서 폭포가 보이는 방향에서 찍는 사진은 마치 그림 액자 같은 뷰를 자랑하며 인증샷 명소로도 꼽히고 있다. 정자는 촬영 목적으로 10분간 이용할 수 있다.

Info 위치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36길 40 이용 시간 화~토요일 10:00~22:00, 일요일 10:00~19:00 *월요일·1월1일·명절연휴 휴관, 윤동주문학관 인근 청운문학도서관 전용주차장 이용.

▶더숲 초소책방

인왕산을 찾는다면 이곳도 함께 찾아보자. 인왕산 중턱에 자리 잡은 더숲 초소책방은 2020년에 문을 열었다. 구 인왕CP로 불리던 이곳은 1968년 김신조 사건 이후 청와대 방호목적으로 건축해 지난 50년간 인왕산 지역을 부분 통제해 왔던 경찰 초소로 이용되어 왔으나, 2018년 인왕산 전면 개방에 따라 서울시와 종로구가 함께 리모델링했다. 그야말로 경찰 초소로 이용되어 온 건물을 리모델링해 ‘초소’라는 이름을 갖게 된 셈. 기존 건물의 철근 콘크리트 골조를 살려 폐쇄적이었던 내부 공간을 개방하고, 일부 훼손된 자연을 복원해 시민을 위한 복합문화공간과 전망데크로 조성했다. 기존의 2개 높이의 1층 건물은 일부 증축해, 서로 다른 2개의 층고를 유지한 채 내, 외부계단을 새로 만들었다. 이곳은 외진 곳에 위치해 있지만 시민들이 소통하고 사색할 수 있는 쉼터로 자리잡기 위해 ‘책방’으로 꾸몄다. 1층에서는 각종 음료와 베이커리 메뉴를 즐길 수 있는 카페와, 쓰레기, 기후, 오염, 그린, 탄소, 미생물, 나무, 숲 등 환경 문제를 중심으로 한 도서 서고를 갖추고 있다.

그 밖에도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환경 도서, 우주와 생물에 대해 논하는 고전적인 책까지 두루 갖추고 있다. 2층 공간은 책을 읽을 수 있는 사랑방 같은 공간과, 서울 시내의 빌딩 숲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 데크 입구가 마련돼 있다.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방송인 파비앙이 찾은 전망 좋은 북카페로 더욱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책방 곳곳에 초소로 활용되던 이 건물의 기억을 담아놓아 더욱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Info 위치 서울 종로구 인왕산로 172 이용 시간 08:00~22:00(라스트오더 21:45) *주차 공간이 혼잡해 대중교통, 택시 등을 이용하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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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아책방

우연히 찾은 독립 서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있을 때가 있다. 북적거림과는 거리가 먼 소담한 분위기와 책 향기, 커피에 일가견이 있는 사장님이 내리는 원두 향기, 독자들의 각기 다른 취향을 맞춘 추천 도서와 아기자기한 서점 굿즈 등은 대형 서점에서 느끼기 힘든 오감의 추억이다. 강남에 위치한 최인아책방 역시 마찬가지. 높게 세워진 회색빛 건물들 사이에서 단연 눈에 띄는 붉은 벽돌로 외관을 꾸민 이곳은, 광고대행사에서 카피라이터로 이름을 알린 최인아 대표가 2016년 문을 연 곳이다. 5000여 권의 장서를 갖춘 중형 서점으로, 때때로 강연, 모임, 콘서트 등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복합 문화공간이다. 건물 외관부터 서점 안으로 들어가기까지 마치 이색적인 공간에 온 듯한 기분을 주는데, 그 흥분은 서점의 내부 공간까지 이어진다. 2층으로 구성된 공간은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게 다양한 매력을 담았다. 서고는 이곳만의 방법으로 책이 나눠져 있는데, ‘이달의 저자 북토크 선정도서’부터 다양한 취향에 맞춘 도서들과, 책방 주인, 지인들이 선별한 책들이 서고를 채우고 있다. 그중에서 ‘스트레스 무기력, 번 아웃이라 느낄 때’, ‘서른 넘어 사춘기를 겪는 방황하는 영혼들에게’ 등의 섹션은 마치 나에게 던지는 메시지처럼 느껴질 정도. 이곳 계단 벽에 세워진 액자 앞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적혀 있다. ‘아는 것이 힘이던 시대로부터, 생각이 힘인 시대가 되었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나 새로운 가치들은 생각하는 힘으로부터 나오고 일터에서의 삶은 문제 해결의 연속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지금까지의 방식이 더는 통하지 않는 낯선 곳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 최인아책방은 책을 통해, 책방을 통해 앞으로의 시대에 가장 중요한 자산인 ‘생각의 힘’을 북돋우고 끌어내며 퍼뜨리고자 합니다. (…)’ 생각의 힘이 중요한 시대. 최인아 대표가 전하는 메시지를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Info (선릉점)위치 서울 강남구 선릉로 521 이용 시간 월~일요일 12:00~19:00

▷서울시x동네 서점 ‘서울형책방’ 북캉스

오랫동안 지역민들에게 다양한 책을 소개해온 종합서점부터, 이색적인 독립출판물을 소개하고 만드는 독립서점, 특정 분야 도서를 큐레이션 해 소개하는 전문서점 등 저마다 다른 개성과 매력을 가진 서점들이 있다. 서울 소재 지역서점 중 선정된 60곳이 2022년 ‘서울형책방’으로 독자들을 찾는다. ‘서울형책방’은 지역서점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동네서점의 고유기능인 책 판매를 넘어 책을 기반으로 한 지역 문화공간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 운영과 온오프라인 홍보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7월부터 10월까지 ‘서울형책방’에서는 문화행사와 독서모임, 독립출판 워크숍 등 다채로운 서점 문화 프로그램을 본격 운영한다.

대표적으로 △강동구 ‘에이스문고’에서는 광복 77년에 만나는 서울 역사 ‘안녕 한양’ 특강이 진행되고, △마포구 ‘이후북스’에서는 은유, 박참새, 김혼비 등 작가들이 참여하는 ‘한여름 북 페스티벌’ 행사가 운영된다. △영등포구 ‘선유서가’에서는 하나의 이야기를 소설, 영화, 음악으로 같지만 다르게 감상하는 ‘월간(月刊) 도서극장’이 열리고, △용산구 ‘책방 죄책감’에서는 코로나로 인해 심리 변화를 느낀 사람들을 위한 예술 매체와 창작 활동을 통한 ‘코로나로 지친 마음, 예술로 치유하기’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이 밖에도 2022년 ‘서울형책방’ 60곳 소개와 운영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서울도서관 홈페이지 또는 ‘서울형책방’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글 이승연 기자 사진 및 일러스트 포토파크, 각 출판사, 서울시, 이승연 참고 예스24, 서울시, 의정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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