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모험, 교양 축적까지..올여름 북캉스 준비 완료
엔데믹 시대로의 전환을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까지 기승을 부리는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한 여름 휴가를 소망하게 된다. 그렇다면 어느 것에도 제한받지 않고 지금 당장 떠날 수 있는 문학 바캉스는 어떨까. 2022년 상반기 베스트셀러 동향과, 하반기 주목해볼 도서 목록, 다양한 문학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도심 내 공간까지 소개한다.
▶ 2022 상반기 베스트셀러 키워드
▷‘n차 감상’, ‘인문·교양’, ‘K-소설’을 주목하라
예스24가 올 상반기, 주요한 사회 문화적 흐름과 도서 판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2022년 상반기 월별 베스트셀러 트렌드를 분석했다. 엔데믹으로의 전환 국면에 접어든 이 시점에, 서점가에서 발견한 트렌드는 무엇일까. 먼저 OTT의 활성화 등으로 수많은 팬들을 양산한 드라마 대본집 출간과 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 예스24의 집계 결과 올 상반기 출간된 대본집은 총 21종으로 최근 3년 이래 가장 많았고, 판매량도 지난해 상반기 대비 108.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본집의 이런 인기는 영상을 통해 느꼈던 감동과 여운을 활자로 되새기며 더욱 풍성하게 감상하고자 하는 수요와, 소장 욕구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상반기 대본집 베스트셀러 1위와 2위는 SBS 월화드라마 ‘그 해 우리는’의 작가판 무삭제 대본집 『그 해 우리는 1』과 『그 해 우리는 2』가 차지했다.
그 밖에도 국내 독자들의 꾸준한 지지 속에 한국 소설이 국내외에서 그 독창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예스24의 집계 결과, 최근 3년간 한국 소설 판매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동네 작은 편의점을 무대로 이웃들의 희로애락을 그린 김호연 작가의 소설 『불편한 편의점』은 올 초부터 꾸준히 신규 독자들을 유입시키며 상반기 최다 판매 도서에 등극했다. 4월 초에는 『아몬드』의 손원평 작가가 펴낸 장편소설 『서른의 반격』이 제19회 일본 서점대상 번역소설 부문 1위 수상을 알렸고, 4월 말에는 정보라 작가의 소설 『저주토끼』가 영국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한국 SF 문학의 신세계를 개척한 김초엽 작가의 첫 장편소설 『지구 끝의 온실』은 독창적 설정과 몰입도 높은 전개로 많은 독자들에게 여운을 남기며, 10만 부 판매를 돌파했고 영상화도 확정했다.
하반기 도서 트렌드 이끌까? 여름철 주목해볼 이 책들
“올 상반기 서점가에 수많은 팬들을 양산한 드라마 대본집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는 영상을 통해 느꼈던 감동과 여운을 활자로 되새기며 더욱 풍성하게 감상하고자 하는 수요와, 소장 욕구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팬데믹 난세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던 가운데, 시대의 석학에게서 삶의 지혜를 찾고자 하는 책들이 판매 성장률을 보였으며, 그 밖에도 한국 소설이 국내외에서 그 독창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K-소설’의 높아진 기세를 보여줬다.”
▷헤어질 결심 각본 | 정서경·박찬욱 저 / 을유문화사 펴냄
▷책들의 부엌 | 김지혜 저 / 팩토리나인 펴냄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 나태주 저 / 열림원 펴냄
▷100년의 서울을 걷는 인문학 | 조동범 저 / 도마뱀출판사 펴냄
▷다섯번째 산 | 파울로 코엘료 저 / 오진영 역 / 문학동네 펴냄
▷붉은 봄 | 원주희 저 / 마카롱 펴냄
더위 한풀 꺾는 이곳으로, 북캉스 떠나볼까
▶의정부미술도서관&의정부음악도서관
1층은 아트 그라운드로 전시관과 미술자료를 열람할 수 있고, 2층은 제너럴 그라운드로 일반 공공도서관의 역할을 한다. 특히 어린이 자료존과 일반 자료존을 분리하지 않아 가족이 함께 와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좌석 역시 공간별로 여유 있게 배치해 혼자 이곳을 찾아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고 싶은 방문객들, 또 가족 단위의 방문객 모두를 만족시킨다. 2층에서 눈에 띄는 공간은 필사의 숲. 1인당 원고지 1페이지씩 ‘의정부 올해의 책’을 필사할 수 있는 공간이다. 1평도 안 되는 공간에 책상과 의자, 스탠드까지 옹기종기 모여 있다. 필사를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곳에 들어와 도서 속 원하는 내용을 옮겨 적으면 된다. 올해의 선정 도서는 김호연 장편소설 『불편한 편의점』. 앞서 이곳을 찾은 손님들이 필사했던 문장을 보니 흥미가 인다. 3층은 열람과 체험, 창작과 교육, 커뮤니티 활동을 할 수 있는 멀티 그라운드로 구성되어 있다. 원형계단을 통해 3층에서 1층을 내려다보면 서가의 답답함 대신 탁 트여 있는 공간 구조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의정부미술도서관을 찾는다면 조금 더 발품을 팔아 음악도서관도 찾아보길 추천한다. 미술도서관에서 대중교통으로 30분 남짓한 거리에 위치한 의정부음악도서관은 책과 음악이 융합된 복합문화공간이다. 지난해 문을 연 이곳은 의정부시가 미군부대 주둔과 타이거 JK, 윤미래 등 힙합을 모티브로 조성된 블랙뮤직(재즈, 블루스, 가스펠, 소울, R&B, 힙합 등의 장르 음악으로, 20세기 이후 서양 대중음악의 원천이 되는 장르, 음악을 통틀어 말한다)을 특화 장르로 선정해 의정부시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갖춘 공간으로 기획, 건립했다. 6000여 점이 넘는 음악 CD, 1000여 점의 LP, 2000여 점의 악보를 구입해 비치, 특히 지역의 음악적 특색을 반영한 블랙뮤직장르의 자료를 확보했다. 1층에는 성인도서와 아동도서를 배치한 서가와, 한쪽에는 오픈스테이지 공간을 마련해 라이브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열린다. 2층에는 시와 고전문학 자료와 음악전공자 및 입문자를 위한 악보 자료들을 비치했다. 3층에는 다양한 음악 장르의 CD, LP와 DVD 자료와 개임 음악 청취가 가능한 CD플레이어 및 턴테이블을 비치해 두었는데, 특히 이곳을 처음 찾은 에디터 역시 오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었다. 뮤직홀에서는 영화 ‘미녀와 야수’가 상영 중이었고, 오디오룸에서는 시간별 음악 관련 영상을 시청 가능하다. 에디터가 찾은 시간에는 지휘자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와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베토벤 교향곡 연주를 만나볼 수 있었다. 미술과 음악 전공자가 아니어도 공공도서관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일상에서 색다른 휴식을 얻고 싶다면 이곳을 찾아보도록 하자.
Info (의정부미술도서관)위치 경기도 의정부시 민락로 248 이용 시간 화~금요일 10:00~21:00, 토~일요일 10:00~18:00 *월요일, 법정공휴일 휴관
(의정부음악도서관)위치 경기도 의정부시 장곡로 280 이용 시간 화~금요일 10:00~21:00, 토~일요일 10:00~18:00 *월요일, 법정공휴일 휴관
▶ 종로 청운문학도서관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사색을 즐기며 폭포가 흐르는 소리를 ASMR 삼아 책을 읽을 수 있는 곳이 있다. 2014년에 개관한 종로 청운문학도서관은 도심 옛 성곽길과 인왕산의 자연경관을 한눈에 만나볼 수 있는 휴식 공간이자, 시, 소설, 수필 위주의 문학 도서를 소장한 도서관이다. 주민들에게는 독서모임 장소가 되기도 하며 때로는 국내 문학 작품 및 작가 중심의 기획 전시, 인문학 강연, 시 창작 교실 등도 운영하고 있다. 경사진 대지의 특성을 활용해 2개의 층으로 구성, 지하 1층은 테라스하우스처럼 남측 전면이 열려 있는 현대적 도서관을, 지상 1층은 전통한옥으로 건립했다. 그 경관은 2015년 대한민국 한옥공모전에서 대상 수상할 정도. 지하 1층에는 일반열람실과 어린이 열람실, 회의실, 카페, 전시실 등이 마련돼 있고, 지상 1층에는 ‘ㄱ’자형 한옥 공간과 작은 정자가 위치해 있다.
무엇보다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한옥 도서관이라는 특징뿐만 아니라 전통 건축의 명맥을 잇는 곳이기 때문. 한옥의 지붕은 전통수제기와를 사용, 꽃담 위에 얹은 기와의 경우 돈의문뉴타운 재개발로 철거되는 한옥의 수제기와 3000여 장을 가져와 재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층에서 책을 대여해 2층 한옥 공간에서 독서가 가능한데, 특히 정자 공간에 들어서서 폭포가 보이는 방향에서 찍는 사진은 마치 그림 액자 같은 뷰를 자랑하며 인증샷 명소로도 꼽히고 있다. 정자는 촬영 목적으로 10분간 이용할 수 있다.
Info 위치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36길 40 이용 시간 화~토요일 10:00~22:00, 일요일 10:00~19:00 *월요일·1월1일·명절연휴 휴관, 윤동주문학관 인근 청운문학도서관 전용주차장 이용.
▶더숲 초소책방
인왕산을 찾는다면 이곳도 함께 찾아보자. 인왕산 중턱에 자리 잡은 더숲 초소책방은 2020년에 문을 열었다. 구 인왕CP로 불리던 이곳은 1968년 김신조 사건 이후 청와대 방호목적으로 건축해 지난 50년간 인왕산 지역을 부분 통제해 왔던 경찰 초소로 이용되어 왔으나, 2018년 인왕산 전면 개방에 따라 서울시와 종로구가 함께 리모델링했다. 그야말로 경찰 초소로 이용되어 온 건물을 리모델링해 ‘초소’라는 이름을 갖게 된 셈. 기존 건물의 철근 콘크리트 골조를 살려 폐쇄적이었던 내부 공간을 개방하고, 일부 훼손된 자연을 복원해 시민을 위한 복합문화공간과 전망데크로 조성했다. 기존의 2개 높이의 1층 건물은 일부 증축해, 서로 다른 2개의 층고를 유지한 채 내, 외부계단을 새로 만들었다. 이곳은 외진 곳에 위치해 있지만 시민들이 소통하고 사색할 수 있는 쉼터로 자리잡기 위해 ‘책방’으로 꾸몄다. 1층에서는 각종 음료와 베이커리 메뉴를 즐길 수 있는 카페와, 쓰레기, 기후, 오염, 그린, 탄소, 미생물, 나무, 숲 등 환경 문제를 중심으로 한 도서 서고를 갖추고 있다.
Info 위치 서울 종로구 인왕산로 172 이용 시간 08:00~22:00(라스트오더 21:45) *주차 공간이 혼잡해 대중교통, 택시 등을 이용하는 편이 좋다.
더위 한풀 꺾는 이곳으로, 북캉스 떠나볼까
▶최인아책방
Info (선릉점)위치 서울 강남구 선릉로 521 이용 시간 월~일요일 12:00~19:00
▷서울시x동네 서점 ‘서울형책방’ 북캉스
대표적으로 △강동구 ‘에이스문고’에서는 광복 77년에 만나는 서울 역사 ‘안녕 한양’ 특강이 진행되고, △마포구 ‘이후북스’에서는 은유, 박참새, 김혼비 등 작가들이 참여하는 ‘한여름 북 페스티벌’ 행사가 운영된다. △영등포구 ‘선유서가’에서는 하나의 이야기를 소설, 영화, 음악으로 같지만 다르게 감상하는 ‘월간(月刊) 도서극장’이 열리고, △용산구 ‘책방 죄책감’에서는 코로나로 인해 심리 변화를 느낀 사람들을 위한 예술 매체와 창작 활동을 통한 ‘코로나로 지친 마음, 예술로 치유하기’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이 밖에도 2022년 ‘서울형책방’ 60곳 소개와 운영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서울도서관 홈페이지 또는 ‘서울형책방’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글 이승연 기자 사진 및 일러스트 포토파크, 각 출판사, 서울시, 이승연 참고 예스24, 서울시, 의정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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