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옷 노랗게 물들고 암내..청소년 수술 비추

나건웅 2022. 7. 29.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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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여름에 냄새 더 심해지는 '액취증'
암내를 풍기는 ‘액취증’은 요즘같이 덥고 습한 여름철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매경DB)
연일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평소 암내를 풍기는 ‘액취증’을 호소하는 이들에게는 더 힘든 시기다. 학교생활이나 사회생활을 할 때 지장을 초래해 스트레스를 받을 뿐 아니라 타인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어 예민해지기도 한다.

액취증도 질환이다. 냄새 때문에 고민이라면 숨길 것이 아니라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액취증은 ‘땀샘’ 크기가 커지고 땀 분비가 많아지기 시작하는 사춘기 이후부터 젊은 성인에게 많이 발병한다.

우리 몸에 있는 땀샘은 ‘에크린샘’과 ‘아포크린샘’으로 나뉜다. 먼저, 전신에 분포하는 에크린샘은 99%가 수분으로 이뤄져 있다. 끈적임이 없고 냄새도 거의 없어 맑고 투명한 땀을 배출하는 게 특징이다. 땀이 많이 나는 질환으로 알려진 ‘다한증’이 바로 에크린샘의 과도한 분비로 발생한다.

아포크린샘은 에크린샘보다 10배나 크다. 전신이 아닌 겨드랑이, 귀, 눈꺼풀, 유두, 배꼽, 회음부 등 특정 신체부위에 집중 분포하는데, 이 중 겨드랑이에 전체 약 95% 아포크린샘이 존재한다. 아포크린샘에서 분비되는 땀 성분은 단백질, 당질, 지질 등이 포함돼 있어 점도가 높고 분비된 땀은 흰옷을 노랗게 착색시킬 수 있다. 아포크린샘에서 나온 땀 자체는 냄새가 없다. 하지만 피부에 상주하는 세균이 땀을 분해하면서 지방산과 암모니아를 만들어 액취증의 특징적인 냄새인 ‘암내’를 발생시킨다.

민경희 노원을지대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액취증은 유전력이 있다. 부모 중 한 명만 액취증이 있어도 자녀에게 액취증이 생길 확률이 50% 정도나 된다. 자녀에게서 액취증이 의심된다면 보호자가 적극적으로 나서 진료를 권장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비교적 증상이 경미한 액취증은 자주 씻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여름철 통풍이 잘되는 옷을 입고 파우더 등을 뿌려 건조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방법이다. 땀을 억제하는 약제를 바르거나 살균 작용이 있는 약용비누를 사용하기도 한다.

제모도 효과적이다. 겨드랑이 털이 많을수록 냄새가 심해지기 때문이다. ‘영구 제모술’을 받으면 모근뿐 아니라 모근 주위의 아포크린샘까지 파괴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이온영동요법, 보툴리눔 독소를 사용해 겨드랑이 땀 분비량을 감소시키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이런 국소적 치료나 보존적 치료는 영구적인 치료 방법이 아니므로 증상이 심하거나 효과가 없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아포크린샘이 포함된 피하지방층을 잘라내 땀샘을 제거하는 ‘피하절제술’과 지방흡입기를 통해 아포크린샘을 없애는 ‘지방흡인술’이다. 하지만 수술로도 아포크린샘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으며 수술 후 아포크린샘이 다시 생성되면 재발 가능성도 있다.

민경희 교수는 “성장이 다 끝나지 않은 청소년 시기에 수술적 치료는 권장하지 않는다. 사춘기가 지나면서 증상이 호전되기도 하고 땀샘이 다시 생성돼 액취증 재발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성인이 되고 나서 액취증 재수술 시 피부 괴사 등 합병증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나건웅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69호 (2022.07.27~2022.08.0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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