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영' 포스코 협력사 직원 직고용 판결..산업계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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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복합위기 상황을 맞아 '비상경영'을 선언한 포스코에 또다른 파도가 덮쳤다.
일부 도급 생산 방식을 두고 불법파견이라고 대법원이 결론을 내리면서 하청노동자 1만8000여명을 직접 고용해야 하는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지난 21일 포스코그룹은 최정우 회장 주재로 그룹경영회의를 열고 전사 차원의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황에 직고용 문제까지 겹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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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노동자 1만8000명에 달해
경총 "기업경쟁력·일자리 영향"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세계적 복합위기 상황을 맞아 ‘비상경영’을 선언한 포스코에 또다른 파도가 덮쳤다. 일부 도급 생산 방식을 두고 불법파견이라고 대법원이 결론을 내리면서 하청노동자 1만8000여명을 직접 고용해야 하는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협력업체 직원들이 지금까지 정규직 수준에서 받지 못한 급여 소급분도 청구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경영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철강 뿐만 아니라 전 산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유사한 소송에서 이와 같은 판결이 이어질 경우 경영 부담을 키울 것으로 경영계는 우려하고 있다.
대법원 3부는 포스코 협력업체 소속 직원 59명이 포스코를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 지위확인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28일 확정했다. 협력사 직원들이 포스코 근로자로 인정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한지 11년 만에 최종 승소했다. 이들은 광양제철소에서 크레인 운전이나 롤 운반, 정비지원 등 각종 업무를 수행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협력업체 직원들이 포스코의 지휘·명령을 받아 근무했다고 볼 수 없다는 사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 패소로 판결했지만, 2심에서는 포스코가 간접적으로나마 업무에 관한 지시를 하는 등 지휘·명령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판결을 뒤집었다.
이번 판결이 현재 진행 중인 다른 협력업체 노동자 집단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모두 7차에 걸쳐 소송이 제기됐으며 이번이 1,2차 소송의 결과였다. 3,4차 소송은 지난 2월 광주고등법원에서 원고 승소했으며, 5~7차 소송은 1심 심리가 진행 중이다.
포스코는 당장 협력업체 직원들의 직고용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1만8000여명에 달하는 하청노동자들에 대한 고용 전환이나 처우개선에 나서야할 처지에 놓였다. 지난 21일 포스코그룹은 최정우 회장 주재로 그룹경영회의를 열고 전사 차원의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황에 직고용 문제까지 겹친 셈이다.
제철업계 하청노동자의 지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 21일에도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동자 258명이 현대제철을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 승소한 바 있다.
철강협회는 "선진국에서도 인정하고 있는 철강업 사내하도급을 금지하고 협력업체 직원을 모두 직고용하게 될 시 철강업체의 비용 상승을 유발하고 생산성 저하 문제가 발생할 것이 명약관화하다"며 "철강재 다소비 제조업 중심 국가인 우리나라 전체산업 경쟁력 측면에서 엄청난 부정적 효과를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철강업계 뿐만 아니라 현대자동차와 기아, 한국지엠 등도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의 최종심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경영계에서는 5개사가 최종 패소할 경우 부담해야 할 인건비가 2021년 평균 연봉을 기준으로 연간 3조1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은 입장문을 통해 "법원이 일부 공정의 도급생산방식을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적용해 불법파견이라고 판단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며 "도급계약의 성질과 업무 특성, 산업생태계의 변화, 우리 노동시장의 현실 등을 충분히 고려치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사한 판결이 이어질 경우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은 물론 일자리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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