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Recipe | 쥐는 힘이 사는 힘이다..악력, 건강의 바로미터

2022. 7. 29.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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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물건을 쥐었을 때 힘이 잘 안 들어가고 맥없이 물건을 떨어드리는 일이 잦다면 악력이 약해졌는지 의심해 봐야 한다. 단순히 손아귀 힘이 약해진 데 그치지 않고 악력으로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여러 질병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악력은 손아귀로 무언가를 쥐는 힘이다. 보기에는 그저 신체 일부인 손의 힘에 불과하지만, 악력은 몸 전체의 근육 강도를 나타내 주는 바로미터다. 다시 말해 악력의 크기가 우리 몸의 특정 근육 또는 전체 근육근이 발휘할 수 있는 강도와 일치한다는 뜻이다.

영국 글래스고대학교 연구팀이 300만 명 남짓의 실험 참가자를 대상으로 악력을 분석했더니, 악력이 낮은 사람이 평균치 악력을 가진 사람보다 심혈관계 질환과 암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악력이 낮다는 건 근력이 부족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말초 혈관의 저항이 높아지고 내피세포 기능이 줄어 혈압이 쉽게 높아지므로 고혈압과 고지혈증 같은 심장 질환 위험이 커지는 것이다. 악력이 약하면 빈혈 유병률이 2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치매도 악력과 관련 있다. 악력이 높다는 사실은 근육 감소량이 적어 뇌의 각 영역을 연결하는 신경 세포의 위축 정도가 적음을 뜻한다. 그러므로 악력이 높은 사람은 문제 해결 능력과 기억력, 추론력, 상황에 대한 반응 등에서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뛰어난 기능성을 보인다. 악력으로 낙상 위험도를 가늠할 수도 있다. 악력이 약한 사람은 근력 역시 약해 균형을 잃었을 때 중심을 잡기가 힘들어 낙상 위험도가 높을 뿐 아니라, 낙상 시 충격을 흡수하는 근육량이 적어 골절 같은 심각한 부상을 입을 가능성도 크다. 악력이 강할수록 척추 변형 교정 수술 예후도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악력이 정신 건강과도 관련 있다는 사실은 놀랍다. 일산백병원 연구팀은 성인 9500여 명을 대상으로 악력을 측정해 강도에 따라 상중하로 분류하고, 남녀 각각의 자살 사고와 우울증 위험도를 평가했다. 그 결과 악력이 ‘상’인 남성은 악력이 ‘하’인 남성보다 자살 사고는 46%, 우울증 위험은 32%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악력이 ‘상’인 여성 또한 악력인 ‘하’인 여성에 비해 자살 사고는 37%, 우울증 위험은 28% 낮게 나타났다. 우울감을 느끼는 남녀 모두에게서 평균 악력이 낮은 공통점도 보였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가 평균 악력일까? 성인 남성이라면 20대는 44㎏, 30대는 43.5㎏, 40대는 42.7㎏, 50대는 40㎏, 60대는 34.8㎏, 70대는 31㎏ 정도면 양호하다고 본다. 성인 여성은 20~30대는 25.3㎏, 40대는 25.1㎏, 50대는 23.8㎏, 60대는 21.3㎏ 정도를 평균 악력으로 분류한다.

생활 속에서 악력을 강화하는 간단한 방법들이 있다. 팔굽혀펴기, 아령 들기를 비롯해 가장 손쉽게는 손을 쥐었다 펴면 된다. 양손을 앞으로 나란히 뻗고 손가락에 힘을 줘 최대한 벌렸다가 힘껏 오므리기를 반복하는 식이다. 철봉 매달리기도 도움이 된다. 철봉 매달리기는 악력 강화뿐 아니라 척추가 늘어나면서 척추를 잡아주는 근육이 부드러워지고 혈액 순환을 촉진하는 효과도 있다

한 손으로 페트병 뚜껑을 돌려 따는 연습도 악력을 강하게 만든다. 손바닥으로 물병 윗부분을 쥐고 손가락으로 병뚜껑을 열면 손바닥과 손가락 근육이 강화된다. 또한 손목 근육을 강화하면 악력도 강해진다. 세라밴드를 반으로 접어 발을 끼우고 밴드 끝부분을 손으로 움켜쥔 다음, 팔뚝을 허벅지 위에 고정하고 손목만 이용해 밴드를 당겼다 놓는 연습을 반복한다.

[글 송이령(프리랜서) 사진 언스플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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