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에 비친 불평등 [빈부격,창]

민수미 2022. 7. 29.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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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한 가닥 들어오지 않는 암실에 사람을 가두는 것은 오래전부터 쓰인 고문 방법이다.

손바닥 두 개 크기만 한 미세기 창은 빈곤 주거 가구에 빛이자 공기이고 사회로 통하는 문이다.

고시원에 사는 청년은 5만원이라도 절약하겠다며 복도로 난 창을 선택한다.

쿠키뉴스 특별취재팀은 8월1일부터 닷새간 빈부격차 현실을 창에 비추어 보는 [빈부격,창]을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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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동자동의 한 쪽방. 이 방 유일한 창은 건물 복도로 났다. 제 기능을 하지 못해 현재는 막아둔 상태다. 방은 암실과 다르지 않다.  사진=박효상 기자

빛 한 가닥 들어오지 않는 암실에 사람을 가두는 것은 오래전부터 쓰인 고문 방법이다. 감옥에서도 중죄인만이 암실에 들어갔다. 빛을 차단한 좁은 곳은 형벌을 의미하기도 한다.

3.3㎡(1평)이 안 되는 방. 양팔을 뻗으면 벽에 닿는 이곳. 감옥이 아님을 증명하는 것은 하나, 창살 없는 창뿐이다. 손바닥 두 개 크기만 한 미세기 창은 빈곤 주거 가구에 빛이자 공기이고 사회로 통하는 문이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창을 포기한다. 고시원에 사는 청년은 5만원이라도 절약하겠다며 복도로 난 창을 선택한다. 끼니를 거르는 쪽방 노인은 정부지원금을 아끼려고 빛없는 방에 들어간다. 많은 것을 사고, 더 많은 것을 사지 못하는 돈 때문에 누군가는 인간다운 삶을 포기한다. 이것을 자의라고 부를 수 있을까.

쿠키뉴스 특별취재팀은 8월1일부터 닷새간 빈부격차 현실을 창에 비추어 보는 [빈부격,창]을 연재한다. 지난 두 달간 서울·경기 지역의 고급주택과 아파트, 다세대 주택, 고시원, 쪽방을 돌며 200여명을 만났다. 이를 통해 얻은 각종 데이터를 바탕으로 빈곤 주거 가구가 보는 세상이 얼마나 어둡고 좁은지 담을 예정이다. 이러한 환경이 한 사람의 생에 미치는 다양한 문제를 짚어본다. 안전과 인간 존엄성을 지킬 창의 기준도 전문가와 함께 살펴본다.

특히 부에 따라 으레 벌어질 것이라 여겼던 삶의 격차를 수치와 이미지로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쿠키뉴스는 ‘당신의 햇살은 얼마입니까’, ‘공기도 빛도 공짜가 아니다’, ‘당신에게는 4시간의 햇살이 필요하다’를 주제로 인터랙티브 페이지를 제작했다. 사진과 영상, 360도 VR, 음성, 그래픽 등을 이용해 생생한 현장을 독자에게 전한다.

무더운 여름, 바람 한 점 드나들지 않는 방. 누군가는 아픈 몸을 끌고 거리에 앉아 깊은숨을 내쉰다. 어쩌면 오늘 당신이 지나쳤을지 모르는 이웃이다. 이번 기획을 통해 우리 사회가 창 없는 삶을 생각하고, 이들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월세 18만원 쪽방부터 100평 고급 주택까지 [빈부격,창①]
월세 30만원, 햇살 값은 50만원 [빈부격,창②]
사람 팔자, 창이 바꾼다 [빈부격,창③]
쪽방 선풍기는 더 비싸게 돌아간다 [빈부격,창④]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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